귀한 만남

 

  긴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오면 어두움은 사라지고 눈부신 빛이 가득하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에게도 긴 어두움은 사라지고 빛으로 가득했다. 모든 것을 천주님께 맡기고 천주님의 뜻을 이루려하니 마음이 더없이 편안해졌다. 하기사 우리네 작은 근심만 있어도 잠못들어하고 안절부절하고, 또 화내고 싸우는 그런 것을 생각해본다면야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나무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근심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 어떤이는 자신이 해결하려고 애쓰다가 더 그릇치는 경우도 있으리.




아침기도를 마쳐갈 무렵 밖에서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아침기도를 마치고 약종 아우구스티노는 대문을 열어 주었다. 대문밖에는 맏형 약현의 사위이자 교회의 젊은 기둥인 황사영 알렉산델이 와 있었다.




“스승님! 그동안 잘 지내셨사옵니까?”




“아니! 이런 시각에 어인 일이냐? 어서 들어오너라.”




날이 밝기는 했으나 아직 어두움은 가시지 않았다. 작은 호롱불이 어슴푸레한 새벽빛을 도와 어두움을 밝히고 있었다.




“그래! 자내 신변은 어떠한가? ”




“저는 벌써 체포령이 내려서 쫓기고 있는 신세이옵니다.”




“그럴 게야. 자네같은 사람이 천주님을 믿는다는 것을 알았으니 가만 놔둘 수 있겠는가?




황사영 알렉산델.


16세의 어린 나이로 과거에 장원급제하여 세인들을 놀라게 하였던 신동. 과거시험 발표장에서 왕(정조)은 친히 단상으로 황사영을 불러 들여 손목을 잡고 “네 어린놈이 무슨 재주가 이렇게 좋으냐? 네 나이 20세가 되거든 내가 너를 불러 중용하리라”고 약속하였다. 이것은 예외적인 특전이었다. 왕은 누구를 막론하고 사사로운 접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특은을 입은 후로 황사영은 당시의 관습대로 국왕의 손이 닿았던 손을 비단으로 감싸고 다녔다.




황사영은 학문을 좀더 연마하기 위하여 당대의 유명한 학자였던 정 약종 아우구스티노의 문하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스승의 형님인 정약현의 장녀 정명련(마리아)와 혼인하였고, 스승이요 처삼촌인 약종 아우구스티노로부터 천주교의 진실함을 터득하고 주 문모 신부님으로부터 알렉산델이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스승님!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사옵니까? 이 땅에 신앙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 어찌해야 옳단 말입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구나. 천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밖에….”




“북경에 계신 주교님께 편지를 드리면 어떠하겠사옵니까? 우리의 상황과 대처방안을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듯 하옵니다. 지금 이런 상황으로는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을 것이오니 다른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옵니다.




“다른 힘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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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만남에 1개의 응답

  1. guest 님의 말:

     

      긴 밤이 지나고 새벽이 오면 어두움은 사라지고 눈부신 빛이 가득하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에게도 긴 어두움은 사라지고 빛으로 가득했다. 모든 것을 천주님께 맡기고 천주님의 뜻을 이루려하니 마음이 더없이 편안해졌다. 하기사 우리네 작은 근심만 있어도 잠못들어하고 안절부절하고, 또 화내고 싸우는 그런 것을 생각해본다면야 감히 쳐다보지도 못할 나무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에 근심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 어떤이는 자신이 해결하려고 애쓰다가 더 그릇치는 경우도 있으리.


    아침기도를 마쳐갈 무렵 밖에서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서둘러 아침기도를 마치고 약종 아우구스티노는 대문을 열어 주었다. 대문밖에는 맏형 약현의 사위이자 교회의 젊은 기둥인 황사영 알렉산델이 와 있었다.


    “스승님! 그동안 잘 지내셨사옵니까?”


    “아니! 이런 시각에 어인 일이냐? 어서 들어오너라.”


    날이 밝기는 했으나 아직 어두움은 가시지 않았다. 작은 호롱불이 어슴푸레한 새벽빛을 도와 어두움을 밝히고 있었다.


    “그래! 자내 신변은 어떠한가? ”


    “저는 벌써 체포령이 내려서 쫓기고 있는 신세이옵니다.”


    “그럴 게야. 자네같은 사람이 천주님을 믿는다는 것을 알았으니 가만 놔둘 수 있겠는가?


    황사영 알렉산델.

    16세의 어린 나이로 과거에 장원급제하여 세인들을 놀라게 하였던 신동. 과거시험 발표장에서 왕(정조)은 친히 단상으로 황사영을 불러 들여 손목을 잡고 “네 어린놈이 무슨 재주가 이렇게 좋으냐? 네 나이 20세가 되거든 내가 너를 불러 중용하리라”고 약속하였다. 이것은 예외적인 특전이었다. 왕은 누구를 막론하고 사사로운 접촉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특은을 입은 후로 황사영은 당시의 관습대로 국왕의 손이 닿았던 손을 비단으로 감싸고 다녔다.


    황사영은 학문을 좀더 연마하기 위하여 당대의 유명한 학자였던 정 약종 아우구스티노의 문하로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스승의 형님인 정약현의 장녀 정명련(마리아)와 혼인하였고, 스승이요 처삼촌인 약종 아우구스티노로부터 천주교의 진실함을 터득하고 주 문모 신부님으로부터 알렉산델이라는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다.


    “스승님! 이 일을 어찌하면 좋겠사옵니까? 이 땅에 신앙의 자유를 얻기 위해서 어찌해야 옳단 말입니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구나. 천주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찾을 수 밖에….”


    “북경에 계신 주교님께 편지를 드리면 어떠하겠사옵니까? 우리의 상황과 대처방안을 말씀드리는 것이 좋을 듯 하옵니다. 지금 이런 상황으로는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을 것이오니 다른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옵니다.


    “다른 힘이라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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