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로운 사람들(1)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는 나무라도 뿌리가 깊지 않으면 거센 바람 앞에서는 무릎을 꿇게 된다. 그러나 뿌리깊은 커다란 나무는 바람에 온 몸이 흔들릴지언정 뽑혀나가지는 않는다. 스스로 의금부 도사 일행을 따라 나서기는 했지만 그도 인간인지라 번민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면서 약종은 올리브 동산에서 악인들의 손에 넘겨져서 가야파의 집으로 가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다. 약종은 의금부로 향하면서 천주님께 기도하였다.




“천주님! 저에게 힘을 주십시오. 제가 당신을 증거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 




감옥안에는 이미 많은 형제들이 잡혀와 있있다. 권철신 암브로시오, 최창현 요한,  최필공 토마스, 이승훈 베드로, 그리고 임대인 토마스 등이 이미 몇 차례 신문을 당했는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가 감옥안으로 들어가자 감옥 안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아우구스티노 형제가 아니시오?”




“형제님들! 저도 형제님들과 함께 천주님을 증거하려고 이렇게 들어왔습니다.”




감옥 안으로 들어서자 정약종 아우구스티노는 여기저기 부러지고 피로 물든 옷을 입고 있는 형제들의 손을 붙잡았다. 권철신 암브로시오는 66세의 고령의 나이로 박해자들의 고문을 견디어 내기 어려웠던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가 권철신 암브로시오에게 큰절을 올리자 권철신 암브로시오는 떨리는 손으로 약종의 손을 잡았다. 그의 목소리는 약한 바람소리처럼 그렇게 약종의 귀에 울려왔다.




“아우구스티노! 빨리 끝났으면 좋겠네 그려. 하루라도 빨리 천주님 품으로 가고 싶어. 여보게! 나를 위해서 기도해주게나. 이젠 더 버틸 힘이 없어.”




권철신 암브로시오. 그는 처음에 천주교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으나 신중하게 교리의 여러 내용들을 깊이 연구한 후에 영세를 하였고, 그 후에는 결코 변하지 않았다. 박해가 일어날 때마나 교우들이 형벌에 못 이겨 배교 하였다는 소문을 들으면 “가련한 인간들, 참으로 애석도 하다. 저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반생의 업적을 무익하게 만들고, 그들의 고통으로 의당 받게될 영광을 잃게 되었구나”하며 탄식하였다고 한다.




또한 그는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 대인관계에서도 너그러움과 헌신적인 행동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신임과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많은 외교인들이 그의 이름의 권위로 복음을 받아들이며 “저 양반이 천주교를 참된 종교로 생각하는데 어떻게 우리가 그것을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면서 입교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박해자들의 혹독한 고문 중에도 침착하고 대담하였다. 그러나 얼마를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는 노쇠한 그의 몸은  권철신 암브로시오를 더욱 힘겹게 만들었던 것이다.



“어르신! 힘을 내십시오. 천사들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고통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옵니다. 저도 어르신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어르신께서도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가 임대인 토마스의 손을 잡자 그는 죽을죄를 지은 죄인처럼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보게 토마스 형제! 미안하네”




“아닙니다요. 회장님!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요.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서찰과 성서와 성물들이 발각되지 않았을 터인데, 제가 어리숙해서 그만 들켜버렸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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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uest 님의 말:

     


    빼어난 자태를 자랑하는 나무라도 뿌리가 깊지 않으면 거센 바람 앞에서는 무릎을 꿇게 된다. 그러나 뿌리깊은 커다란 나무는 바람에 온 몸이 흔들릴지언정 뽑혀나가지는 않는다. 스스로 의금부 도사 일행을 따라 나서기는 했지만 그도 인간인지라 번민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었다. 한 걸음 한 걸음 옮기면서 약종은 올리브 동산에서 악인들의 손에 넘겨져서 가야파의 집으로 가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었다. 약종은 의금부로 향하면서 천주님께 기도하였다.


    “천주님! 저에게 힘을 주십시오. 제가 당신을 증거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십시오.” 


    감옥안에는 이미 많은 형제들이 잡혀와 있있다. 권철신 암브로시오, 최창현 요한,  최필공 토마스, 이승훈 베드로, 그리고 임대인 토마스 등이 이미 몇 차례 신문을 당했는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가 감옥안으로 들어가자 감옥 안은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아니 아우구스티노 형제가 아니시오?”


    “형제님들! 저도 형제님들과 함께 천주님을 증거하려고 이렇게 들어왔습니다.”


    감옥 안으로 들어서자 정약종 아우구스티노는 여기저기 부러지고 피로 물든 옷을 입고 있는 형제들의 손을 붙잡았다. 권철신 암브로시오는 66세의 고령의 나이로 박해자들의 고문을 견디어 내기 어려웠던지 이미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가 권철신 암브로시오에게 큰절을 올리자 권철신 암브로시오는 떨리는 손으로 약종의 손을 잡았다. 그의 목소리는 약한 바람소리처럼 그렇게 약종의 귀에 울려왔다.


    “아우구스티노! 빨리 끝났으면 좋겠네 그려. 하루라도 빨리 천주님 품으로 가고 싶어. 여보게! 나를 위해서 기도해주게나. 이젠 더 버틸 힘이 없어.”


    권철신 암브로시오. 그는 처음에 천주교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했으나 신중하게 교리의 여러 내용들을 깊이 연구한 후에 영세를 하였고, 그 후에는 결코 변하지 않았다. 박해가 일어날 때마나 교우들이 형벌에 못 이겨 배교 하였다는 소문을 들으면 “가련한 인간들, 참으로 애석도 하다. 저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반생의 업적을 무익하게 만들고, 그들의 고통으로 의당 받게될 영광을 잃게 되었구나”하며 탄식하였다고 한다.


    또한 그는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고 대인관계에서도 너그러움과 헌신적인 행동으로 많은 이들로부터 신임과 존경을 받고 있었다. 그래서 많은 외교인들이 그의 이름의 권위로 복음을 받아들이며 “저 양반이 천주교를 참된 종교로 생각하는데 어떻게 우리가 그것을 믿지 않을 수 있겠는가?”하면서 입교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박해자들의 혹독한 고문 중에도 침착하고 대담하였다. 그러나 얼마를 더 버틸 수 있을지 모르는 노쇠한 그의 몸은  권철신 암브로시오를 더욱 힘겹게 만들었던 것이다.

    “어르신! 힘을 내십시오. 천사들이 저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고통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옵니다. 저도 어르신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어르신께서도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정약종 아우구스티노가 임대인 토마스의 손을 잡자 그는 죽을죄를 지은 죄인처럼 정약종 아우구스티노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이보게 토마스 형제! 미안하네”


    “아닙니다요. 회장님! 제가 죽을죄를 지었습니다요.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서찰과 성서와 성물들이 발각되지 않았을 터인데, 제가 어리숙해서 그만 들켜버렸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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