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담과 하와가 낙원에서 자신들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 핑계를 대지 않고 잘못의 용서를 청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잘못이 없고 상대방이 잘못이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용서를 청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의 삶도 나에게 닥쳐온 어려움 앞에서 남을 욕하고 남에게 잘못을 전가하기에 앞서 나의 부족함을 탓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나는 나에게 벌어진 모든 일들이 나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고, 오로지 타인에게만 탓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괴로워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의 선조들은 죽음 앞에서도 상대방을 탓하지 않고 받아들여 주었으니….
약종은 임 토마스를 손을 잡고 오히려 미안해 했다.
“아닐세! 내가 자네한테 너무 무거운 짐을 맡겼기에 그랬던 것일세. 내 잘못이 크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바로 천주님의 뜻이 아니겠는가?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천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우리의 신앙을 굳게 지키는 것뿐이라고 생각되네.”
“그렇습니다요. 회장님! 비록 이렇게 몸은 부러지고 피범벅이지만 그래도 제가 천주님 때문에 이렇게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요. 제가 천주님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요. 박해자들 앞에서 당당하게 천주님을 증거하는 것. 그것밖에는 제가 천주님께 드릴 것이 없습니다요.”
“우리 같이 우리가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드리려고 노력해 보세나.”
약종은 이승훈 베드로 옆으로 가서 앉았다. 이승훈이 앉아 있는 자리도 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형님도 몰골이 말이 아니시군요.”
이승훈은 애써 태연한 척 하였다. 그러나 피로 얼룩진 그의 모습은 말 못하는 그의 고통을 대변해 주었다.
……
어둔 밤이 다가왔다. 밤은 모든 것을 감추어 주지만 감추어진 근심들을 들추어내기도 한다. 약종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는 이승훈에게 나즈막히 말을 걸었다.
“형님! 주무십니까?”
마치 먼 곳을 돌아서 들린 것처럼 이승훈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약종의 말을 받았다.
“아닐세. 어찌 이 마당에 잠들 수 있겠는가?”
“형님 마음이 무거우시겠습니다.”
그랬다. 승훈의 마음은 너무도 무거웠다. 이 나라 최초의 영세자로서 여러 차례 배교까지 해버렸던 이승훈이였기에 더욱 마음이 무거웠다. 그는 이번에 그가 다시 배교를 한다 하더라도 죽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훈은 고통이 두려웠다.
“자네 후회라는 것 해 본적이 있는가?”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는 말일세. 내가 이 나라 최초의 영세자라는 것이 너무 부끄럽네 그려.”
“무슨 말씀이십니까? 형님! 오히려 형님의 세례는 후대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최초의 영세자가 배교했다는 것도 후대에 길이 남겠지.”

아담과 하와가 낙원에서 자신들이 잘못한 일에 대해서 핑계를 대지 않고 잘못의 용서를 청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는 잘못이 없고 상대방이 잘못이 있다는 생각을 버리고 용서를 청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의 삶도 나에게 닥쳐온 어려움 앞에서 남을 욕하고 남에게 잘못을 전가하기에 앞서 나의 부족함을 탓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나는 나에게 벌어진 모든 일들이 나에게는 아무런 책임이 없고, 오로지 타인에게만 탓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괴로워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신앙의 선조들은 죽음 앞에서도 상대방을 탓하지 않고 받아들여 주었으니….
약종은 임 토마스를 손을 잡고 오히려 미안해 했다.
“아닐세! 내가 자네한테 너무 무거운 짐을 맡겼기에 그랬던 것일세. 내 잘못이 크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바로 천주님의 뜻이 아니겠는가?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천주님의 영광을 위해서 우리의 신앙을 굳게 지키는 것뿐이라고 생각되네.”
“그렇습니다요. 회장님! 비록 이렇게 몸은 부러지고 피범벅이지만 그래도 제가 천주님 때문에 이렇게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요. 제가 천주님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습니까요. 박해자들 앞에서 당당하게 천주님을 증거하는 것. 그것밖에는 제가 천주님께 드릴 것이 없습니다요.”
“우리 같이 우리가 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드리려고 노력해 보세나.”
약종은 이승훈 베드로 옆으로 가서 앉았다. 이승훈이 앉아 있는 자리도 피로 흥건하게 젖어 있었다.
“형님도 몰골이 말이 아니시군요.”
이승훈은 애써 태연한 척 하였다. 그러나 피로 얼룩진 그의 모습은 말 못하는 그의 고통을 대변해 주었다.
……
어둔 밤이 다가왔다. 밤은 모든 것을 감추어 주지만 감추어진 근심들을 들추어내기도 한다. 약종은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그는 이승훈에게 나즈막히 말을 걸었다.
“형님! 주무십니까?”
마치 먼 곳을 돌아서 들린 것처럼 이승훈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약종의 말을 받았다.
“아닐세. 어찌 이 마당에 잠들 수 있겠는가?”
“형님 마음이 무거우시겠습니다.”
그랬다. 승훈의 마음은 너무도 무거웠다. 이 나라 최초의 영세자로서 여러 차례 배교까지 해버렸던 이승훈이였기에 더욱 마음이 무거웠다. 그는 이번에 그가 다시 배교를 한다 하더라도 죽게 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훈은 고통이 두려웠다.
“자네 후회라는 것 해 본적이 있는가?”
“무슨 말씀이십니까?
“나는 말일세. 내가 이 나라 최초의 영세자라는 것이 너무 부끄럽네 그려.”
“무슨 말씀이십니까? 형님! 오히려 형님의 세례는 후대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최초의 영세자가 배교했다는 것도 후대에 길이 남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