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너희 가운데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 ”


 

저희 시골동네에 교회를 다니시던 분이 계셨습니다.

제 친구의 어머니신데 정말 열심히 다니셨지요.

그때당시 어린 제가 보기에도 세련되셨고 주일이면 모든 것을 체쳐두고

교회로 향하시는 모습이 그시절엔 참 멋있어 보였습니다.

하지만 동네에선 친구의 어머니를 두고 말도 탈도 많았던 기억이 납니다.

양조장을 하는 집이라 그때 당시엔 잘나갔던 집안에 속했고 일도 많았었는데

교회에 갔다오면 전혀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도 사람을 두고 시키는 입장이었지만 주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일하는 날이 아니라고 노래하던 분이셨지요.

연로하신 어르신들이 밭에 나가 풀을 메고 집에선 술을 빗고 모두가 정신이 없어도

그분은 늘 한가로웠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오시던 친구할머니께서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러자 동네에선 더 많은 말들이 흉흉했습니다.

그후에 그집은 모든 것을 잃게 되었지요.

뭐가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지고 있던 재산을 다 잃고

너무나 가난하게 살고 있었습니다.

결혼했던 친구는 이년도 안되어 남편을 잃고….

하여튼 모든게 엉키어 그때부터 하루하루를 힘들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그때 저희 친정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주일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하느님을 믿는 것도 현실에 바탕을 두고

사람이 살아가는 순리를 제대로 밟아가는 것인데..

내것을 다 안으면서 기쁘게 나아가야 그게 신앙생활한다고 할 수 있지 이건 아니다.\”

라고 한숨을 쉬시던 모습이 떠오릅니다.

그래서 제가 영세를 받았다고 하니 당부의 말씀을 하셨지요.

그 어떤것도 대충하려면 안한만 못하다면서

가정일도 성당일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야한다고 하셨지요.

신앙생활을 한다는 것은 하지 않는 사람보다 더 깊이있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선택한 것인만큼 주위사람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잘해서 욕을 먹으면 흉은 남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하지도 못하면서 말로만 떠들다 보면 깊은 흉이 남는 것이 삶이라고….

지나고 보니 멋지 말씀이셨다는 것을 실감한답니다.

아버지, 오늘 말씀을 묵상하려니 옛일이 떠올랐습니다.

안식일에 수종을 앓는 이를 고쳐주시는 예수님!

하지만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은 그것을 법을 어긴다고 생각하지요.

아마도 제 모습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랑하는 아버지의 날!

부족한 저를 돌아보고 사랑을 실천하고

제 이익을 챙기기보다는 베푸는 의미있는 하루가 된다면

보낸 한주간에 대한 부족분을 채우고 다가올 한주간을 위한 기지개를 펴는

행복하고 평화로운 하루이겠지요.

전엔 몰랐지만 신앙생활을 하면서 그 소중한 하루의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예전엔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쟁에서 하루의 휴식이라는 생각일 뿐이었는데…..

이젠 아닙니다.

남들은 휴가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특히 여름이면 휴가 언제 가냐고 묻습니다.

전 주일이 저의 휴가이자 가장 행복하고 평화로운 저의 날이랍니다.

아버지의 생신날에 맛나는 음식을 먹고 얘기하며 행복해 하는 것처럼

전 주일이 제게 그런 날입니다.

무엇을 하든 어떤 곳에 있든 그런 소중한 날입니다.

단 중요한 것은 사랑을 실천하는 일이라든가 저를 드러내기 보다는

상대를 드러내는 일이라면 더없이 보람있는 하루가 되겠지요.

그런것이 끝나고 짜투리시간이 주어진다면 그또한 추가분의 행복이지요.

아마도 저의 안식일이 아닐까요? ㅎㅎ

사랑하는 아버지와 함께 한 생각으로 보낸다는 마음.. 그치요?

그런 날이 보이지 않는 형틀이 되어서 저를 묶어두면 안된다는 것을 압니다.

사랑의 밧줄이란 가사가 생각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의 말씀이 저를 옭아매는 형틀이 아니지요.

다만 실천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부르짖는 합리화의 이유일뿐..

실천을 하는 이들에겐 정형화된 법이 우선이 아니라 사랑이 먼저이겠지요.

사람을 위한 안식일의 기본 사랑의 정신을 베풀며

실천으로 옮겨야 겠다는 다짐을 해 봅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오늘 말씀에서 안식일에 수종을 앓는 사람을 고쳐주시며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에게

\”너희 가운데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 라고 물으십니다.

정곡을 찌르는 그 말씀!

제가 바로 바리사이나 율법학자의 모습은 아니었는지를 돌아보게 하셨습니다.

보이는 율법을 우선시하면서

정작 기본인 사랑은 생각하지 않는 저의 모습을 보게 하시는 듯 해서

가슴깊이 와 닿았습니다.

제것을 위해서는 율법을 따지지 않으면서 다른이의 입장에선

법만을 중요시하진 않았는지 돌이켜 봅니다.

공동체에서 사랑의 기본을 생각하기보다는 저만의 이기심과 욕심을 위해

법을 내세운적은 없었는지도 반성해 봅니다.

안식일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저가 사랑을 베푼다고 거드름을 피우진 않았는지요.

아버지!

아버지께서 사랑으로 저희를 구워하셨듯, 그 깊디깊은 마음을 잊지 않게 하시어

언제나 사랑이 우선임을 명심하게 하소서.

삶을 살아감에 돈의 노예가 되면 모든 것을 분간할 안목이 없어지는 것처럼

저또한 법에 노예가 되어 아버지도 몰라보는 못된 자식이 되게 않게 하소서.

그리하여 삶의 지게에 사랑을 가득싣고 필요한 이들에게 내려주는

평화롭고 행복한 삶의 주인공이 되어 아버지의 사랑스런 친구같은 노예가 되게 하소서.

오로지 아버지만을 바라봄에 더 멀리 더 깊이 바라보는 그런 저가 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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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너희 가운데 누가 아들이나 소가 우물에 빠지면 안식일일지라도 바로 끌어내지 않겠느냐? ”에 1개의 응답

  1. 샘지기 님의 말:

    정년퇴임을 하시는 분들이 흔히 “안식년” 이란 말을 많이 합니다.
    바쁜 삶의 일부가 정리된다면 이제껏 못했던 것들을 염두에 두고
    새로이 움직여 보려는 마음으로 선다면 얼마나 멋있을까요?
    사랑의 회사에 신입사원의 이름표를 달고 새로이 나를 던져본다면?? ㅎㅎ
    참 멋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는 날입니다.^*^

  2. ^*^ 님의 말:

    맞아요…신앙이라는 것이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해 나아가는 것이지요…주어진 일을 신앙으로…
    아버지가 참 멋있는 조언을 해 주고 계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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