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


 

으스름한 달빛이 참 정겹게 느껴지는 밤입니다.

잔잔한 고요속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올리며

혼자 웃음짖는 이시간이 주어짐에 다시금 감사를 드리며

분주했던 하루를 마감하고 다가올 내일을 준비합니다.

요즈음은 웃을 일이 없다고 하지만 개인차가 있음을 느낍니다.

마음의 상태에 따라서…

건조할 수도.. 촉촉할 수도…

그것에 따라 우울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이도 있습니다.

마음의 상태에 따라 이렇게 큰 편차가 있답니다.

자신의 밭을 어떻게 관리하고,

세상으로부터 던져진 돌을 건져 내냐에 따라 밭의 상태가 정해지지요.

지난 주일엔 아들 면회를 다녀왔습니다.

그저 반가워 웃었지요.

아들은 저희에게 응석을 부리고, 저희는 몇 곱절을 보태어 받아주었습니다.

조그만 뽀드락지가 난 것을 보고 무슨 큰 일이 난 것처럼

호들갑을 떨면서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유치한 모습을 보이는 엄마, 아빠지만 아들은 웃으며 대했습니다.

입고나온 옷을 빨아 말리고 군복도 세탁소를 수소문해서 맡겼지요.

힘든 것도 모르고 하게 되더라구요.

함께 성당에 가서 미사참례도 하였고 맛난 음식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도 보았고…

늦은 밤 뜬금없이 아들이 그러더군요.

\”나 나중에 엄마, 아빠 돌아가시면 삼년지기 해야지.\” 라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그 놀라운 마음을 감추기라도 하듯이 큰 소리로 웃었답니다.

거짓말이라 할지라도 참 행복한 소리였습니다.

아니 더 솔직히 말하면 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게 더 고마웠는지도 모릅니다.

별로 해준게 없는데 아들이 저런 생각을 잠시라도 한다는게 ..

거짓이라 할지라도 그런 거짓말을 한다는게 고마웠는지도…

그러면서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잘못키운것은 아니구나!\” 라는….

전 못다해준 것만 생각나는데….

사랑의 씨앗이 아들의 가슴에서 잘 자라고 있음을 그때 새삼 느꼈던 생각이 났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면서….

아버지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같은 상황에서 씨앗을 뿌렸지만 거두어 들이는 수확량은 다 다릅니다.

아버지께 받았지만 가꾸고 키우는 것은 제 몫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탓만을 하면서

저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이켜 봅니다.

제 마음의 밭은 어떤 상태인지요.

아들의 밭보다 더 험난한 상태는 아닌지….

돈을 들인 그런 관리가 아니라 꾸준한 사랑의 눈으로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는 모습으로 아버지의 품안에서 머문다면

좋은 마음의 밭을 일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야 아버지께서 주시는 씨앗을 제안에서 잘 키울 수 있을테니까요.

저의 노후대책!

신앙의 틀안에서 사랑을 깨닫는 이의 평화로운 삶을 살아가며

또 다른 사랑을 행하면서 손을 내미는 그런 노년이

빛을 더해줄 수 있겠지요.

아름다운 신앙의 가꿈지기가 되어

많은 수확을 거두어 내는 저가 될 것을 다짐해 봅니다.

 


사랑이신 아버지!

오늘 아버지께서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어 깨우침을 주십니다.

그러자 열두 제자와 모여있던 이들이 와서 비유의 뜻을 묻자

하느님 나라의 신비가 주어졌음에도

바깥 사람들에게는 모든 것이 그저 비유로만 다가간다시며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고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여

저들이 돌아와

용서받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바로 저의 모습은 아닌지 되돌아 봅니다.

저의 가슴을 열진 못하면서 형식적인 비유를 들어

남에게 그럴싸한 모습으로 다가가는 저는 아니었는지 생각해 봅니다.

사랑의 깨우침이 아니라 제게도 그저 비유로 그치진 않았는지..

그리하여 훗날 통곡하며 아버지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할 수도 있음을 모르고

제게 주어진 씨앗을 보지도 못한 저가 아닌지요.

사랑으로 아버지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행하면서

깊이 뿌리내리게 했어야 했지만 제가 과연 그리하였는지요.

세상사람들에게 다가가는 비유로 다가오지 않았는지요.

어둠속의 행진인 삶에 답답해 하면서도 빛을 원하긴 하였는지 생각해 봅니다.

빛이 없기에 삶이 어두움을 생각하기 보단

주어진 현실을 부정하며 진리에 눈멀었던 저는 아니었는지요.

아버지!

이처럼 부족한 저가 사랑의 말씀을 받아들이고 깨달아 쉼없는 땀의 수고로

사랑의 옥토를 만들어 뿌리내리게 하시어 백배 천배의 열매를 맺게 하소서.

가난한 마음과 신앙의 겸손으로 씨앗을 받아

사랑의 밭을 관리하는 성실한 저가 되게 하시어

가난한 이의 미소를 지으며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

이 글은 카테고리: TN-lectiodominus-C2, 복음 나눔(주일)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Re..“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에 1개의 응답

  1. ^*^ 님의 말:

    삼년지기….ㅎㅎ
    자식농사를 참 잘 지으시는군요..
    밭을 일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늘 딱딱하고 돌맹이 가득한 밭이 되고, 가시덤불 무성한 밭이 되지요.
    그걸 늘 돌보아 주어야겠지요….옥토가 되도록…

  2. 샘지기 님의 말:

    《Re》^*^ 님 ,
    네.
    밭을 일구는 방법과 그 밭을 일구기 위해 사용해야 할 도구의 사용법을 알려 주셨기에
    그나마 흙을 묻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옥토가 되도록 더 노력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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