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갓 서른을 넘은 민지영 씨는 신심이 돈독한 데다 용모가 빼어나고 심성이 고운 여인이다. 흔히 하는 말로 ‘욕심나는 사람’인 것이다. 그런데 그는 불행하게도 지금 이혼녀가 되어 있다.
뭇 사람들의 시선을 받았던 처녀 시절, 가톨릭 신자인 한경철 씨로부터 적극적인 구혼을 받은 민씨는 충분한 교제기간을 갖지 못한 채 그와 결혼을 했다. 민씨는 당시 신자가 아니었지만 그의 가족 중에도 가톨릭 신자가 있던터라 한씨의 제의에 따라 성당에서 관면혼배를 하고 일년 후에 태어난 아들과 함께 세례도 받았다.
그러나 두 사람은 성격에 있어 매우 큰 차이가 났다. 특히 한씨는 아내 민씨가 사근사근하고 애교스럽지 못하다고 매사에 불평이 심했다. 그러더니 걸핏하면 때리기 시작했고 다른 여자를 사귀면서 문제를 일으켰다. 급기야 이혼장을 만들어와 도장을 찍으라고 윽박지르기까지 했다. 민씨 역시 이혼하고픈 마음이 간절했지만 이혼은 가톨릭 교리에 어긋날뿐더러, 어린 아들 때문에 그럴 수도 없었다.
그러던 중 잠시 별거해보면 한씨의 마음이 돌아설지 모르겠다는 시어머니의 권고를 받아들이기로 한 민씨는, 아이를 두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시어머니의 생각에 따라 혼자 집을 나왔다. 그런데 남편은 이를 미끼로 ‘아이까지 버리고 간 독한 여자’라며 더욱 이혼을 고집하였고, 도저히 견딜 수 없게 된 민씨는 이혼합의서에 도장을 찍어주고 말았다. 위자료 같은 것은 말을 꺼낼 심정도 아니어서 돈 한푼 없이 이혼당한 그는 어느 회사의 임시직에 채용되어 겨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 남편은 즉시 다른 여인과 결혼하였고, 시어머니 역시 새 며느리를 받아들여 살고 있다고 한다.
민씨는 결혼생활에는 미련이 없지만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 영세신부님과 본당신부님을 찾아가 상의를 했더니 정상을 참작하여 성사를 받을 수 있게 해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주위에서 다시 청혼이 들어올 뿐 아니라 가족들은 아직 젊은 민씨가 혼자 사는 게 안타까워 재혼하라고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재혼하면 성사를 받는 길마저 막히게 될까봐 민씨는 그것 때문에 망설이고 있다.
재혼하면 성사 받는 길이 막히게 될까봐…
이 글은 카테고리: canonmarriage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가톨릭 신앙을 갖게 한 원인이 되었던 남편한테 구박당하고 버림을 받았지만 신앙의 가르침에 충실하려는 민지영 씨에게 먼저 경의를 표하며, 현재로서는 매우 고통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으나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민씨의 지금 상태는 비록 사회적으로는 이혼이 되었지만, 혼인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 유효하게 맺은 혼인의 인연은 죽음 이외의 어떠한 힘으로도 풀릴 수 없다는 원리)을 교리로 삼고 있는 교회의 입장에서는 별거의 상태로 보게 되며, 남편의 재혼은 사회적인 통념과는 달리 교회법적으로는 불법적인 동거관계로 규정하게 된다. 따라서 별거관계에 있는 민씨는 재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신앙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고 신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민씨가 현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남편은 이미 다른 사람과 재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미고 있기 때문에 남편과 화해하여 화목한 가정을 회복하는 길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회적인 현실이다.
민씨가 재혼하게 되는 경우를 가정할 때 신앙인으로서도 떳떳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은 ‘혼인의 불가해소’가 아니라 ‘혼인의 무효’에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다시말하면 한씨와 민씨의 혼인은 민씨가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사적 품위를 얻은 혼인이며, 그 부부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는 사실 때문에 “성립되고(혼인합의가 교화된 상태) 완결된(혼인 거행 수 성관계를 맺은 상태) 혼인”(교회법 제1061조 제1항)으로 인정해야 하므로 이런 혼인은 해소될 가능성이 없다(교회법 제1141조 참조).
그러나 그들의 혼인이, 장애에 대한 관면도 받고 교회법적인 형식을 다 갖추어 거행되었다 하더라도 그 혼인은 원인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 민씨의 사연에 따르면, 남편 한씨는 사근사근하고 애교스럽지 못하다고 매사에 불평이 심했고, 걸핏하면 때렸으며, 다른 여자를 사귀면서 가정에 문제를 일으켰고, 이혼장을 만들어 이혼을 강요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들이 결혼 후 얼마나 지나서 일어나기 시작한 일인지 밝혀져 있진 않지만 혼인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혼인합의와 연관되어 그 혼인의 원인적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 비록 남편 한씨가,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 그 본연의 성질상 부부의 선익과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지향하는 평생 공동운명체를 이루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교회법 제1055조 제1항; 1096조 참조), 그러한 평생 공동운명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기본적 자세에는 결함이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씨의 그러한 결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한씨는 혼인을 맺을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따라서 교회법 제1095조를 바탕으로 그 혼인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
혼인을 맺을 능력이 없는 이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놓고 있는 이 조문에는 “서로 주고받을 혼인의 본질적 권리와 의무에 대한 분별력이 증대하게 모자라는 이”와 “심리적 원인 때문에 혼인의 본질적 의무를 질 수 없는 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조문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혼인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파탄에 이른 모든 부부들을 정당화하거나 재혼을 합법화하기 위하여 확대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조문을 무효의 법적 근거로 삼으려면 혼인이 이루어진 과정, 혼인이 실제적으로 지속된 기간과 그 사이에 드러난 부부간의 갈등, 부부관계의 개선을 위한 쌍방의 노력과 협력관계, 이혼 후의 삶의 모습 등이 모두 참작되어야 한다. 따라서 민씨가 재혼하기를 원한다면 소속된 본당의 주임신부님과 상의하고 도움을 받아 교구 법원에 혼인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의 무효소송은 잘못한 배우자의 결함에 대한 심증을 가질 수만 있다면 무효를 선고받은 일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교구 법원의 신속하고 공정한 심판으로 신씨가 당하는 고통이 할 수 있는 한 빨리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재혼의 길이 열린다면 과거의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신중한 판단과 함께, 새로 선택한 혼인에 대하여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구하면서 인간적인 성실한 노력도 아끼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다.
가톨릭 신앙을 갖게 한 원인이 되었던 남편한테 구박당하고 버림을 받았지만 신앙의 가르침에 충실하려는 민지영 씨에게 먼저 경의를 표하며, 현재로서는 매우 고통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으나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민씨의 지금 상태는 비록 사회적으로는 이혼이 되었지만, 혼인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 유효하게 맺은 혼인의 인연은 죽음 이외의 어떠한 힘으로도 풀릴 수 없다는 원리)을 교리로 삼고 있는 교회의 입장에서는 별거의 상태로 보게 되며, 남편의 재혼은 사회적인 통념과는 달리 교회법적으로는 불법적인 동거관계로 규정하게 된다. 따라서 별거관계에 있는 민씨는 재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신앙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고 신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민씨가 현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남편은 이미 다른 사람과 재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미고 있기 때문에 남편과 화해하여 화목한 가정을 회복하는 길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회적인 현실이다.
민씨가 재혼하게 되는 경우를 가정할 때 신앙인으로서도 떳떳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은 ‘혼인의 불가해소’가 아니라 ‘혼인의 무효’에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다시말하면 한씨와 민씨의 혼인은 민씨가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사적 품위를 얻은 혼인이며, 그 부부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는 사실 때문에 “성립되고(혼인합의가 교화된 상태) 완결된(혼인 거행 수 성관계를 맺은 상태) 혼인”(교회법 제1061조 제1항)으로 인정해야 하므로 이런 혼인은 해소될 가능성이 없다(교회법 제1141조 참조).
그러나 그들의 혼인이, 장애에 대한 관면도 받고 교회법적인 형식을 다 갖추어 거행되었다 하더라도 그 혼인은 원인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 민씨의 사연에 따르면, 남편 한씨는 사근사근하고 애교스럽지 못하다고 매사에 불평이 심했고, 걸핏하면 때렸으며, 다른 여자를 사귀면서 가정에 문제를 일으켰고, 이혼장을 만들어 이혼을 강요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들이 결혼 후 얼마나 지나서 일어나기 시작한 일인지 밝혀져 있진 않지만 혼인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혼인합의와 연관되어 그 혼인의 원인적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 비록 남편 한씨가,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 그 본연의 성질상 부부의 선익과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지향하는 평생 공동운명체를 이루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교회법 제1055조 제1항; 1096조 참조), 그러한 평생 공동운명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기본적 자세에는 결함이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씨의 그러한 결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한씨는 혼인을 맺을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따라서 교회법 제1095조를 바탕으로 그 혼인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
혼인을 맺을 능력이 없는 이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놓고 있는 이 조문에는 “서로 주고받을 혼인의 본질적 권리와 의무에 대한 분별력이 증대하게 모자라는 이”와 “심리적 원인 때문에 혼인의 본질적 의무를 질 수 없는 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조문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혼인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파탄에 이른 모든 부부들을 정당화하거나 재혼을 합법화하기 위하여 확대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조문을 무효의 법적 근거로 삼으려면 혼인이 이루어진 과정, 혼인이 실제적으로 지속된 기간과 그 사이에 드러난 부부간의 갈등, 부부관계의 개선을 위한 쌍방의 노력과 협력관계, 이혼 후의 삶의 모습 등이 모두 참작되어야 한다. 따라서 민씨가 재혼하기를 원한다면 소속된 본당의 주임신부님과 상의하고 도움을 받아 교구 법원에 혼인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의 무효소송은 잘못한 배우자의 결함에 대한 심증을 가질 수만 있다면 무효를 선고받은 일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교구 법원의 신속하고 공정한 심판으로 신씨가 당하는 고통이 할 수 있는 한 빨리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재혼의 길이 열린다면 과거의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신중한 판단과 함께, 새로 선택한 혼인에 대하여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구하면서 인간적인 성실한 노력도 아끼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다.
가톨릭 신앙을 갖게 한 원인이 되었던 남편한테 구박당하고 버림을 받았지만 신앙의 가르침에 충실하려는 민지영 씨에게 먼저 경의를 표하며, 현재로서는 매우 고통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으나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민씨의 지금 상태는 비록 사회적으로는 이혼이 되었지만, 혼인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 유효하게 맺은 혼인의 인연은 죽음 이외의 어떠한 힘으로도 풀릴 수 없다는 원리)을 교리로 삼고 있는 교회의 입장에서는 별거의 상태로 보게 되며, 남편의 재혼은 사회적인 통념과는 달리 교회법적으로는 불법적인 동거관계로 규정하게 된다. 따라서 별거관계에 있는 민씨는 재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신앙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고 신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민씨가 현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남편은 이미 다른 사람과 재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미고 있기 때문에 남편과 화해하여 화목한 가정을 회복하는 길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회적인 현실이다.
민씨가 재혼하게 되는 경우를 가정할 때 신앙인으로서도 떳떳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은 ‘혼인의 불가해소’가 아니라 ‘혼인의 무효’에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다시말하면 한씨와 민씨의 혼인은 민씨가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사적 품위를 얻은 혼인이며, 그 부부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는 사실 때문에 “성립되고(혼인합의가 교화된 상태) 완결된(혼인 거행 수 성관계를 맺은 상태) 혼인”(교회법 제1061조 제1항)으로 인정해야 하므로 이런 혼인은 해소될 가능성이 없다(교회법 제1141조 참조).
그러나 그들의 혼인이, 장애에 대한 관면도 받고 교회법적인 형식을 다 갖추어 거행되었다 하더라도 그 혼인은 원인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 민씨의 사연에 따르면, 남편 한씨는 사근사근하고 애교스럽지 못하다고 매사에 불평이 심했고, 걸핏하면 때렸으며, 다른 여자를 사귀면서 가정에 문제를 일으켰고, 이혼장을 만들어 이혼을 강요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들이 결혼 후 얼마나 지나서 일어나기 시작한 일인지 밝혀져 있진 않지만 혼인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혼인합의와 연관되어 그 혼인의 원인적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 비록 남편 한씨가,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 그 본연의 성질상 부부의 선익과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지향하는 평생 공동운명체를 이루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교회법 제1055조 제1항; 1096조 참조), 그러한 평생 공동운명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기본적 자세에는 결함이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씨의 그러한 결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한씨는 혼인을 맺을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따라서 교회법 제1095조를 바탕으로 그 혼인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
혼인을 맺을 능력이 없는 이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놓고 있는 이 조문에는 “서로 주고받을 혼인의 본질적 권리와 의무에 대한 분별력이 증대하게 모자라는 이”와 “심리적 원인 때문에 혼인의 본질적 의무를 질 수 없는 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조문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혼인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파탄에 이른 모든 부부들을 정당화하거나 재혼을 합법화하기 위하여 확대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조문을 무효의 법적 근거로 삼으려면 혼인이 이루어진 과정, 혼인이 실제적으로 지속된 기간과 그 사이에 드러난 부부간의 갈등, 부부관계의 개선을 위한 쌍방의 노력과 협력관계, 이혼 후의 삶의 모습 등이 모두 참작되어야 한다. 따라서 민씨가 재혼하기를 원한다면 소속된 본당의 주임신부님과 상의하고 도움을 받아 교구 법원에 혼인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의 무효소송은 잘못한 배우자의 결함에 대한 심증을 가질 수만 있다면 무효를 선고받은 일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교구 법원의 신속하고 공정한 심판으로 신씨가 당하는 고통이 할 수 있는 한 빨리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재혼의 길이 열린다면 과거의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신중한 판단과 함께, 새로 선택한 혼인에 대하여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구하면서 인간적인 성실한 노력도 아끼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다.
가톨릭 신앙을 갖게 한 원인이 되었던 남편한테 구박당하고 버림을 받았지만 신앙의 가르침에 충실하려는 민지영 씨에게 먼저 경의를 표하며, 현재로서는 매우 고통스러운 처지에 놓여 있으나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하고 싶다.
민씨의 지금 상태는 비록 사회적으로는 이혼이 되었지만, 혼인의 불가해소성(不可解消性: 유효하게 맺은 혼인의 인연은 죽음 이외의 어떠한 힘으로도 풀릴 수 없다는 원리)을 교리로 삼고 있는 교회의 입장에서는 별거의 상태로 보게 되며, 남편의 재혼은 사회적인 통념과는 달리 교회법적으로는 불법적인 동거관계로 규정하게 된다. 따라서 별거관계에 있는 민씨는 재혼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신앙생활을 하는 데 아무런 지장을 받지 않고 신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민씨가 현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는 하지만 남편은 이미 다른 사람과 재혼하여 새로운 가정을 꾸미고 있기 때문에 남편과 화해하여 화목한 가정을 회복하는 길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 사회적인 현실이다.
민씨가 재혼하게 되는 경우를 가정할 때 신앙인으로서도 떳떳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은 ‘혼인의 불가해소’가 아니라 ‘혼인의 무효’에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듯하다. 다시말하면 한씨와 민씨의 혼인은 민씨가 세례를 받음으로써 성사적 품위를 얻은 혼인이며, 그 부부 사이에서 아들이 태어났다는 사실 때문에 “성립되고(혼인합의가 교화된 상태) 완결된(혼인 거행 수 성관계를 맺은 상태) 혼인”(교회법 제1061조 제1항)으로 인정해야 하므로 이런 혼인은 해소될 가능성이 없다(교회법 제1141조 참조).
그러나 그들의 혼인이, 장애에 대한 관면도 받고 교회법적인 형식을 다 갖추어 거행되었다 하더라도 그 혼인은 원인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 민씨의 사연에 따르면, 남편 한씨는 사근사근하고 애교스럽지 못하다고 매사에 불평이 심했고, 걸핏하면 때렸으며, 다른 여자를 사귀면서 가정에 문제를 일으켰고, 이혼장을 만들어 이혼을 강요했다는 점 때문이다.
이렇게 불미스러운 일들이 결혼 후 얼마나 지나서 일어나기 시작한 일인지 밝혀져 있진 않지만 혼인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면 혼인합의와 연관되어 그 혼인의 원인적 무효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 비록 남편 한씨가, 혼인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 그 본연의 성질상 부부의 선익과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지향하는 평생 공동운명체를 이루는 것”임을 알고 있었다 하더라도(교회법 제1055조 제1항; 1096조 참조), 그러한 평생 공동운명체를 이끌어갈 수 있는 기본적 자세에는 결함이 있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씨의 그러한 결점을 입증할 수 있다면 한씨는 혼인을 맺을 능력이 없는 사람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따라서 교회법 제1095조를 바탕으로 그 혼인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게 된다.
혼인을 맺을 능력이 없는 이들을 크게 세 부류로 나누어놓고 있는 이 조문에는 “서로 주고받을 혼인의 본질적 권리와 의무에 대한 분별력이 증대하게 모자라는 이”와 “심리적 원인 때문에 혼인의 본질적 의무를 질 수 없는 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조문은 여러 가지 이유로 혼인생활을 지속하지 못하고 파탄에 이른 모든 부부들을 정당화하거나 재혼을 합법화하기 위하여 확대 해석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조문을 무효의 법적 근거로 삼으려면 혼인이 이루어진 과정, 혼인이 실제적으로 지속된 기간과 그 사이에 드러난 부부간의 갈등, 부부관계의 개선을 위한 쌍방의 노력과 협력관계, 이혼 후의 삶의 모습 등이 모두 참작되어야 한다. 따라서 민씨가 재혼하기를 원한다면 소속된 본당의 주임신부님과 상의하고 도움을 받아 교구 법원에 혼인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이러한 내용의 무효소송은 잘못한 배우자의 결함에 대한 심증을 가질 수만 있다면 무효를 선고받은 일은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교구 법원의 신속하고 공정한 심판으로 신씨가 당하는 고통이 할 수 있는 한 빨리 해소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고 재혼의 길이 열린다면 과거의 실패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신중한 판단과 함께, 새로 선택한 혼인에 대하여 책임질 수 있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구하면서 인간적인 성실한 노력도 아끼지 말 것을 당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