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무효 소송의 쟁점

 

I 혼인 무효 소송의 쟁점



1. 들어가는 말




    이미 맺어졌던 혼인의 무효를 선언하는 방식은 교회 관할권자가 주관하는 소송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약식 재판절차를 거쳐 선고되는(행정판결) ‘교회법상 형식의 결여’, 그리고 혼인 주체의 무효장애 관련 여부, 혼인의 내용이라 할 수 있는 합의의 결함 여부, 그리고 교회법상 형식의 결함 여부는 무효한 혼인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소이며, 따라서 정식 재판에서 소송의 쟁점으로 다루는 주요한 부분이다. 이미 행정판결에 대해서는 앞서 살펴 보았기에 여기서는 그 외의 상기한 세 요소를 비교적 세밀히 살피도록 하겠다.




2. 몸 말




  1.무효의 의미와 원인




    ‘무효’라는 말 뜻은 ‘해소’와는 다른 의미로, 애초부터 효과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혼인에 있어서 결혼 당사자 양편이나 한편이 가톨릭 신자인 경우, 그 혼인이 무효하게 되는 원인은 세 가지가 있다. 즉 주체와 관련된 혼인 무효 장애, 혼인 합의의 결여, 교회법상 혼인 형식의 결여(보통 행정판결로 선고됨)나 결함이다.1)




  2. 무효 원인의 내용




  2. 1. 교회법적 형식의 결함


    혼인의 교회법적 형식은 1명의 합법적인 주례자와 2명의 증인을 필요로 한다(법전 1108조). 한편 전례상 결혼형식을 지키고 거행된 혼인은 비록 교회법상 형식의 일부분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라도, 겉으로는 합법적이고 유효하게 보이기에 무효선고가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다음의 세 가지2)가 무효한 혼인을 낳게 한다:


  ① 주례권 없는 자가 주례한 혼인(1109-1114 참조) – 관할권자가 아닌 경우 주례권을 위임받지 못한 사제나 부제가 주례하였을 경우


  ② 증인의 불충분 : 당사자들과 주례자 외에 증인이 하나도 없거나 한 명만 입회하는 경우


  ③ 주례권자가 전례상 형식을 지키지 않고, 당사자들의 의사를 묻고 그 응답을 교회의 이름으로 수용하지 않은 경우




  2.2. 주체와 관련된 혼인 무효 장애3)


    무효장애는 법전 1073조 규정에 따라 사람을 유효하게 혼인을 맺을 자격이 없는 자가 되게 하며 장애 내용이 관면이 될 수 있는 경우 관면을 얻지 않고서는 그 자체로 혼인을 무효하게 만든다. 법전 1083 – 1094조 까지 명시된 대로 다음의 열두 가지가 이에 해당된다:


  ① 적령미달 장애(1083조) – 이는 교회법상의 장애로, 교회법 규정은 남자는 만 16세 이상, 여자는 만 14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한국의 국법은 남자 만 18세 이상, 여자 만 16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어(민법 807조),법전 1071조 2항에 따라 국가 법률의 규범에서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거행할 수 없는 혼인 범위에 속하므로 부득이한 경우 교구 직권자의 허가 없이는 맺어질 수 없다고 할 수 있다.4) 한국교회법은 혼인적령에 대해 민법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사목지침서 109조 2항).




  ② 성교불능 장애(1084조)5) – 혼인 전부터의 영구적 성교불능은, 남자편이든지 여자편이든지 또 절대적이든지 상대적이든지, 그 본성상 혼인을 무효로 한다.


이는 하느님 법에 의한 장애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요구한다 :


   ㄱ.시기 – 혼인 전부터


   ㄴ.상태 – 영구적(치료 불가능이라든가 생명의 지장 없이는 치료할 수 없는 경우)


   ㄷ.대상 – 절대적(누구에게나) 또는 상대적(그 배우자에게만)


* 단 불임의 경우는 이에 속하지 않으며 이를 숨기고 결혼했을 경우는 합의의 결함(사기) 부분에서 다루게 된다.


* 전문의의 감정을 필요로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사례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음.




  ③ 혼인유대 장애(1085조) – 혼인할 당시 이전의 혼인 유대에 매여 있는 경우(비록 미완결된 혼인일지라도)는 그 혼인을 무효로 한다. 이는 하느님 법에 의한 장애로 누구도 해소시킬 수 없으며, 한국의 국법에서도 민법 8810조에 의해 중혼 금지 규정의 저촉을 받는다.


*조건 : ㄱ. 이전의 유효한 혼인 유대에 매여 있을 것


        ㄴ. 이전의 혼인이 해소되거나 무효로 되면 자동적으로 장애가 제거된다        




  ④ 미신자 장애(1086조) – 가톨릭 교회에서 세례 받은 자와 세례 받지 않은 자 혹은 유효한 세례를 받지 못한 자 사이의 혼인은 관면 없이는 유효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이는 교회법상의 장애로 한 편만이 가톨릭 교회의 세례를 받고 다른 한 편은 세례를 받지 않거나 무효한 세례를 받은 경우에 속한다.


* 조건 : ㄱ.다른 한 편이 세례를 받지 않음


         ㄴ.다른 한 편이 가톨릭 교회에 의해 무횰로 여겨지는 세례를 받음


* 참고 : 세례의 유효성이 인정되는 타종파 신자의 경우는 타교파 혼인금지의 관면만을 필요로 함(법전 1124조; 사목지침서 73조 2항)




  ⑤ 성품 장애(1087조) – 성품에 선임된 이들은 혼인을 시도하여도 무효이다. 성품에 따른 독신의 의무(법전 277조 참조)가 발생되려면 다음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


   ㄱ.성품(聖品)이 유효하게 수여되어야 함


   ㄴ.성품과 관련된 의무사항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수락되어야 함


   ㄷ.자유 의사로 수락되어야 함




  ⑥ 수도 종신서원 장애(1088조) – 수도회 정결 공적 종신서원을 발한 이들은 혼인을 시도하여도 무효이다.


* 조건 : ㄱ.공적인 종신서원이어야 한다


         ㄴ.사적 서원을 발한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법전 1192조 1항)




  ⑦ 유괴 장애(1089조) – 혼인을 맺을 의도로 유괴되거나 잡혀 있는 여자와 이러한 행위를 한 남자 사이의 혼인은 무효이다. 이는 교회법상의 장애로 다음의 조건이 해당된다.


* 조건 : ㄱ.여자에게만 해당된다


         ㄴ.혼인을 체결할 목적으로 여자를 유괴하거나 감금하는 것이다


         ㄷ.유괴는 제3자(남자에게 고용된 다른 사람)에 의해서도 발생될 수 있다


         ㄹ.남자가 유괴당했을 경우는 합의의 결함 부분의 폭력과 공포에 관한 규정(1103               조)이 적용될 수 있다 


* 참고 : 한국의 국법에서는 민법 816조 3호, 823 – 825조에 명시되어 있다




  ⑧ 배우자 살해 범죄 장애(1090조) – 어느 특정인과 혼인을 맺을 의도로 상대의 배우자나 자신의 배우자를 죽게 한 이, 그리고 서로 물리적으로나 윤리적(공모의 형태)으로 협력하여 배우자를 죽게 한 이들 사이는 혼인을 시도하여도 무효이다.


* 조건 : ㄱ.다른 혼인을 맺을 의도로 행한 배우자 살해 행위일 것(단순한 살인과는 다름)


         ㄴ.반드시 실제 살해 행위가 발생되어야 한다


         ㄷ.가톨릭 신자에게만 해당되며, 범죄 당시 양편 모두 미신자였다고 하더라도, 나                   중에 그 중 한편이라도 세례를 받으면 공범자와 혼인하려 해도 이 장애에 해당


         ㄹ.간접살인(청부업자 고용)의 경우도 해당된다




  ⑨ 혈족 장애(1091조) – 직계 혈족의 합법적이든 자연적이든 모든 존속과 비속 사이의 혼인, 그리고 방계 혈족의 4촌까지의 혼인은 무효이다. 또한 직계의 몇 촌인지 또는 방계의 2촌 혈족인지 의심되는 경우에도 혼인은 허가되지 않는다. 직계의 모든 혈족과 방계 2촌내의 사람들은 하느님 법에 의한 장애로 결코 혼인할 수 없으며, 방계 혈족의 4촌까지는 교회법상 장애에 해당된다. 한국의 국법은 민법 809조(동성혼 등의 금지), 815조(혼인의 무효), 816조(혼인 취소의 사유)에 의해 교회법보다 폭넓게 금지되고 있다.




  ⑩ 인척 장애(1092조) – 직계 인척은 몇 촌이라도 혼인을 무효로 한다. 이는 교회법상의 장애로 직계 인척(배우자의 직계 혈족)과의 혼인만을 장애의 범위로 갖고 있으나(방계 인척은 해당되지 않으며, 배우자의 사후에는 이런 인척관계는 소멸된다), 한국의 국법은 민법 769조(인척의 범위)와 809조 2항, 815조에 의해 보다 폭넓은 금지 범위를 갖게 된다.


* 참고 : 민법상의 인척의 범위는 혈족의 배우자,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 등 4차원의  범위를 갖는다(민법 769조).




  ⑪ 내연관계의 장애(1093조) – 공동생활이 개시된 후의 무효한 혼인이나 공개된 축첩관계에서는 남자와 그 여자의 직계 1촌의 혈족 사이의 혼인은 무효이며 대응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의미 : 유효한 혼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안정된 남녀간의 결합으로 ㉠무효한 혼인 또는 혼인 외의 남녀의 공동생활과, ㉡합법적인 배우자가 있으면서 다른 이성과 동거하는 공개된 축첩관계의 두 형태가 있다6)


* 조건 : ㄱ.이 장애는 축첩관계가 아닌 비합법적인 성교로부터는 발생되지 않는다


         ㄴ.공공연하거나 공개된 축첩관계이어야 한다




  ⑫ 양자관계의 장애(1094조) – 입양을 통한 직계 또는 방계 2촌의 법정 친족 사이의 혼인은 무효이다. 이는 교회법상의 장애로, 교회법은 법적 입양을 구성하는 요소를 국법에 의지하고 있으므로 국법에 의해 합법적인 입양이 이루어지면 이 장애가 발생하며, 장애의 범위는 혈족장애에 준하게 된다.7) 한편 한국의 국법은 민법 722조(양장와의 친계와 촌수)에 의해 입양의 순간부터 친계와 촌수의 관계를 혼인중의 출생시와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2. 3.  혼인 합의의 결함 여부`


  1) 합의의 능력과 혼인에 관한 부지(1095-1096조)8)


    혼인합의를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첫째, 책임질 수 있는 인간행위를 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혼인의 본성을 충분히 평가하고 이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셋째, 혼인의 본질적의 의무를 질 수 있어야 한다.  다음과 같은 것은 결함이 있는 혼인합의이다.


  ① 충분한 이성사용의 결여:  혼인은 그 본성상 배우자들의 선익,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지향하는 평생공동운명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이성의 사용의 결여를 의미한다.  혼인합의 때 충분한 이성의 사용이 결핍된 사람이라면 진정한 합의를 이루었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이성 사용의 결여는 알콜중독이나 간질병, 발작상태와 같은 일시적인 장애거나 정신분열증이나 심각한 정신박약 따위의 습관적인 장애에 의한 것일 수 있다.


  ② 합당한 분별력의 결여:  혼인에 대한 합당한 분별력이란 혼인하고자 하는 결정 안에 혼인에 필요한 요구대로 살 수 있는가 하는 능력과 혼인의 장점과 약점 그리고 혼인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 합당한 분별력이 결여되어 있다면 이 합의는 무효이다.  합당한 분별력이 결여된 사람들은 흔히 미숙한 사람들로서 혼전임신이나 임신중절, 부모와의 불행하고 부담스러운 삶 때문에 도피하려는 욕망, 짧은 구혼기간, 가족의 압력이나 당황으로 인한 공포 때문에 혼인을 늦게 마지못해 하는 비본질적 요소들고 있다.


  ③ 합당한 능력의 결여:  이것은 혼인의 본질적인 의무를 지는 데 대한 무능력이다.9)  혼인합의가 혼인 당사자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라면 혼인합의를 유효하게 할 수 없다.  즉 혼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혼인에 수반되는 책무에 대해서는 올바르게 인시하지만, 그 책무를 맡아서 수행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유효한 혼인에 합의할 수 없다.10)  합당한 능력이 결여되는 심리적 원인은 성격이상, 불안증, 신경증, 중대한 정서이상, 알콜중독과 동성애, 도박등이 있다.  그러나 혼인이 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이것이 매우 심각성을 지닌 것이어야하고, 혼인 합의 전부터 있었던 것이어야 하며 동시에 영구성을 지닌 것이어야 한다.11)


  ④ 혼인에 관한 부지 :  혼인이 무엇인지 혹은 혼인에 수반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不知한 것은 무효 혼인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12)   이러한 부지는 배움에 대한 능력에서 기인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에 대한 기본적인 능력은 있으나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 한데 그 원인이 있다.13)




  2) 착오(1097-1100조)


    배우자가 혼인 합의를 얻기 위하여 비정상적인 자질에 관하여 속였다면 그것은 무효 소송을 제기할 충분한 사유가 된다.14)


  ① 사람에 대한 착오:  어떤 상화에 대한 그릇된 판단으로써 혼인 상대를 파악하는 데 있어 착오가 있게 되면 이는 본질적인 착오로써 혼인을 무효로 한다.  예를 들면 어떤 한 사람과 혼인 합의를 맺었다고 믿고 있는데 실제로는 다른 사람과 혼인하게 된 경우이다.15)


  ② 사람의 자질에 대한 착오:  어떤 사람의 정직성, 건강, 재산, 직업, 혼인 상태, 교육, 종교적 신념등의 자질에에 대하여 착오가 있었더라도 이것이 직접적으로 중요하게 의도되지 않는 한 혼인 합의의 유효성에는 아무런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주요하게 의도하는 자질을 상대편에 대하여 착오를 했을 경우에 이 합의는 무효이다.  착오로 인한 무효의 구체적인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 자질은 참된(선천적) 자질이어야만 하며, 혼인 당시에 존재해야만 하며, 혼인 당시 자질이 진정으로 알려지지 않아야 하고, 그 본연의 성질상 심각하게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을 지닌 자질이어야하며, 혼인 승낙을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숨겨진 자질이어야 무효화될 수 있다.16)


  ③ 단순착오:  혼인의 본질적 특성(단일성, 불가해소성, 성사적 존엄성)에 대한 착오가 의지에까지 넘어가지 않고 마음에만 남아 있으면 혼인합의는 무효화되지 않는다.  반면에 어떤 사람이 일이 잘 안되면 이혼하겠다는 권리를 유보하거나 고의적으로 혼인의 성사성을 수용하기를 거부하고 국법에 의한 결합만을 받아들이면서 혼인하기로 한다든가, 실제로 정사를 갖고자 의도하면서 혼인하기로 한다면 그 착오는 의지를 통과한 것이므로 혼인은 무효가된다.17)




  3) 사기(1098조)


    사기와 착오의 차이점은 범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사기는 주어진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에게 중요한 사실을 은폐하여 속이는 고의적인 행위이며 이것은 혼인의 무효원인이 된다.  예켠데 동성연애, 알콜중독, 약물중독, 성기능장애, 이전의 혼인, 이전의 범죄경력, 정신질환, 불임, 심각한 질병 또는 전염성 질병등이다.  사기에 근거한 무효한 혼인들을 증명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첫째, 고의적으로 과오를 저지르는 것이어야 하며, 둘째, 이 자질이 참되고 중대하며 혼인 당시의 것이어야 하고, 셋째, 이 착오는 속임을 당하는 상대방이 모르고 있어야 하며, 넷째, 이 자질의 유무발견이 혼인의 끝장을 재촉하는 것이어야 한다.18)




  4) 합의의 가장(1101조)


   혼인 합의의 가장이란, 어떤 사람이 한평생 부부의 사랑으로 결합되어야 하는 혼인 유대의 의도에서가 아니고 의무 이행이나 혼인에 부수되는 비본질적인 어떤 것을 얻기 위하여 혼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불법의 자녀로 잉태된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기 위하여, 또는 배우자의 재물을 얻기 위하여 혼인을 가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혼인은 무효이다.19)  즉 혼인의 본질적 요소(인격체적인것-평생 공동 운명체-과 자녀의 출산)와 혼인의 본질적 특성(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을 적극적 의지 행위로 배제하면, 무효하게 맺는 것이다(1101조 2항).  가장은 완전가장과 부분가장으로 구분된다. 


  ① 완전가장


    혼인자체를 배제하거나 인격체적인 요소(평생공동운명체)를 배제하는 것으로 혼인의 형식 절차를 다 밟고서도 혼인계약을 맺을 의도가 없을 때, 즉 당사자중 한 사람이 상대방과 결합할 의도가 없거나 배우자의 선익을 위한 평생 공동 운명체를 이루고자 하는 의도가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동거할 권리를 영구히 배제한다든가 이민을 목절으로 혼인 당사자가 외국인 상대편과 혼인하는 것, 또한 어느 한 남자가 아내한 공동 운명체에 속하는 일에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 협조자가 아닌 단순한 가정부나 여자 가정교사 정도로 생각하는 것 등이 있다.20)  이 가장은 혼인합의가 결핍되어 있으므로 혼인을 무효하게 한다.


  ② 부분가장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삼선설21)을 적극적 의지 행위로 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분 가장의 경우에 있어서는 권리를 허락하지 않는 의도 또는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의도와 혼인 서약에 의하여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의도와를 조심스럽게 구별하여야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정상적인 성교행위나 혼인의 영속성이나 정절 등에 관한 권리나 의무를 배제한 합의로 혼인을 하려고 한다면 그 합의는 무효이지만, 반면에 의심을 갖고 권리들을 인식하기는 하지만 단순히 권리남용을 바라기만 한다면 그 혼인합의는 유효하다.22)


  ㉠ 성실성을 거스르는 의지(intentio contra bonum fidei):  단일성에 관한 가장은 전통적으로 부부간의 성실성의 차원에서 이해된다.  성실성을 거스르는 의지의 경우는 혼인하고자 하는 당사자가 배우자와의 성적인 부부 관계의 권리를 배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만일 한 남자가 자기의 배우자 외에 다른 여자와 성적인 관계를 지속할 의향으로 혼인하고, 이것을 혼인 계약의 연장으로 만든다면 그 혼인은 무효가 된다.23) 


  ㉡ 자녀출산을 거스르는 의지(intentio contra bonum prolis):  만일 한 사람이 임신을 완전하게 혹은 조직적으로 피하기 위해 성교 자체나 피임의 이유가 아니면서 성교를 거절하는 식으로 제한한다면 이는 부부간의 행위의 권리가 거부된 것으로써 그 혼인합의는 무효이다.  즉 자녀를 배제하는 것이 혼인을 무효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출산을 위하여 개방되어 있는 성행위의 권리를 배제하는 것이 혼인을 무효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만일 남편과 아내가 자녀를 갖기 전에 5년간 산아조절을 하기로 합의한다면 그 혼인은 무효가 아니다.  반면에 만일 2년 뒤에 부인이 자녀를 가질 시기라고 결정하였는데 그 남편이 무자비하게 거절한다면, 이는 그 남자가 생식을 위한 성행위를 할 수 있는 그의 부인의 권리를 처음부터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는 표시일 수도 있는 것이다.  출생을 위한 행위의 권리를 부정하는 의도는 비록 정해진 시간일지라도 혼인을 무효하게 한다.24)


  ㉢ 영속성을 거스르는 의지(intentio contra bonum sacramenti):  오직 사랑이 지속하는 한 혹은 인간적인 만족감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혼인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조건과 같이 혼인합의 때에 적극적 의지행위로 불가해소성이 배제되면 그 혼인은 무효이다.  예컨데, “나는 만일 혼인이 불행하거나 비참한 것으로 판명이 될 때에는 당신과 이혼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하에서만 당신과의 혼인을 승락한다”고 한다면 이 사람의 혼인은 무효이다.  어떤 사람이 부부의 결합이 제대로 유지될 때에만 혼인의 영구적인 유대가 유지되고 그렇지 않으면 당연히 이론이 뒤따른다는 사고 방식을 갖고 있다면 이는 혼인의 본질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근본적인 개념을 파괴하므로 이와 같은 태도에서 혼인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그 혼인은 무효가 될 수 있다.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오늘날 수많은 젊은이들의 혼인이 이러한 윤곽을 설정하고 나서 혼인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25)




  5) 조건부 혼인합의(1102조)26)


    조건부는 즉각적으로 혼인을 유효하게 또는 무효하게 하는 과거, 현재 혹은 미래의 어떤 상황을 언급하는 것이다.  혼인은 미래에 관한 조건부로 유효하게 맺을 수 없다.  혼인을 무효화하는 참된 미래에 대한 조건은 조건의 충족이 혼인 자체보다 더욱 중요한 것으로 여겨질 때이다.  예컨대 “나는 당신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한에 있어서 당신과 혼인하겠다”고 하는 것 등이다.  참된 조건이 될 수 있는 환경은 보편적으로 참되고 객관적으로 중요하며 부부관계와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혼인합의 있기 전에 생겼거나, 과거의 환경에 근거를 둔 ‘과거의 조건’과 혼인합의 당시에 생기거나 있는 환경에 근거를 둔 ‘현재의 조건’들은 그 조건이 채워지지 않았을 경우 무효가 가능하다.




  6) 외부로부터의 폭력과 공포(1103조)


    혼인에 힘(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에 의하여 한 사람에게 혼인을 택하도록 ‘강제’되고, 그 압력이나 힘이 혼인을 택하도록 강요된 편의 당사자에게 심한 공포를 주는 경우에 맺은 혼인은 무효화 될 수 있다.  외부로부터의 힘과 공포의 가장 흔한 예는 혼전 임신과 관련된 상황이다.  임신한 처녀는 혼인을 하도록 강력한 압력을 받거나 공포를 자아내는 일이 흔히 있다.27)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그 압력이나 힘을 벗어나기 위해 맺어진 혼인은 무효이다.








참고도서






1. 요한 바오로 2세, 교회법전, 한국 주교회외 교회법위원회 역,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 1989.


2.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한국 천주교 중앙 협의회, 1995.


3. 정진석, 간추린 교회법 해설, 가톨릭 출판사, 1993.


4. 정진석, 전국 공용 교구사제 특별권한 해설, 한국 천주교 중앙 협의회, 1988.


5. 이찬우, 혼인, 가톨릭 신학총서 8/ 교회법 2, 가톨릭 대학 춢판부, 1992.


6. 이찬우,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가톨릭 신학총서 11/ 교회법 3,


           가톨릭 대학 춢판부, 1991.


7. 이찬우, 혼인, 어떤 경우에 무효인가, 가톨릭 신학총서 18/ 교회법 5,


           가톨릭 대학 춢판부, 1993


8. 프란치스꼬 베르지니, 나의 혼인은 유효한가, 안규태 역, 바오로 딸 출판사,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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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인 무효 소송의 쟁점에 1개의 응답

  1. guest 님의 말:

     

    I 혼인 무효 소송의 쟁점

    1. 들어가는 말


        이미 맺어졌던 혼인의 무효를 선언하는 방식은 교회 관할권자가 주관하는 소송 절차를 통해 이루어지는데, 약식 재판절차를 거쳐 선고되는(행정판결) ‘교회법상 형식의 결여’, 그리고 혼인 주체의 무효장애 관련 여부, 혼인의 내용이라 할 수 있는 합의의 결함 여부, 그리고 교회법상 형식의 결함 여부는 무효한 혼인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요소이며, 따라서 정식 재판에서 소송의 쟁점으로 다루는 주요한 부분이다. 이미 행정판결에 대해서는 앞서 살펴 보았기에 여기서는 그 외의 상기한 세 요소를 비교적 세밀히 살피도록 하겠다.


    2. 몸 말


      1.무효의 의미와 원인


        ‘무효’라는 말 뜻은 ‘해소’와는 다른 의미로, 애초부터 효과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혼인에 있어서 결혼 당사자 양편이나 한편이 가톨릭 신자인 경우, 그 혼인이 무효하게 되는 원인은 세 가지가 있다. 즉 주체와 관련된 혼인 무효 장애, 혼인 합의의 결여, 교회법상 혼인 형식의 결여(보통 행정판결로 선고됨)나 결함이다.1)


      2. 무효 원인의 내용


      2. 1. 교회법적 형식의 결함

        혼인의 교회법적 형식은 1명의 합법적인 주례자와 2명의 증인을 필요로 한다(법전 1108조). 한편 전례상 결혼형식을 지키고 거행된 혼인은 비록 교회법상 형식의 일부분이 지켜지지 않은 경우라도, 겉으로는 합법적이고 유효하게 보이기에 무효선고가 까다롭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다음의 세 가지2)가 무효한 혼인을 낳게 한다:

      ① 주례권 없는 자가 주례한 혼인(1109-1114 참조) – 관할권자가 아닌 경우 주례권을 위임받지 못한 사제나 부제가 주례하였을 경우

      ② 증인의 불충분 : 당사자들과 주례자 외에 증인이 하나도 없거나 한 명만 입회하는 경우

      ③ 주례권자가 전례상 형식을 지키지 않고, 당사자들의 의사를 묻고 그 응답을 교회의 이름으로 수용하지 않은 경우


      2.2. 주체와 관련된 혼인 무효 장애3)

        무효장애는 법전 1073조 규정에 따라 사람을 유효하게 혼인을 맺을 자격이 없는 자가 되게 하며 장애 내용이 관면이 될 수 있는 경우 관면을 얻지 않고서는 그 자체로 혼인을 무효하게 만든다. 법전 1083 – 1094조 까지 명시된 대로 다음의 열두 가지가 이에 해당된다:

      ① 적령미달 장애(1083조) – 이는 교회법상의 장애로, 교회법 규정은 남자는 만 16세 이상, 여자는 만 14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한국의 국법은 남자 만 18세 이상, 여자 만 16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어(민법 807조),법전 1071조 2항에 따라 국가 법률의 규범에서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거행할 수 없는 혼인 범위에 속하므로 부득이한 경우 교구 직권자의 허가 없이는 맺어질 수 없다고 할 수 있다.4) 한국교회법은 혼인적령에 대해 민법과 동일하게 규정하고 있다(사목지침서 109조 2항).


      ② 성교불능 장애(1084조)5) – 혼인 전부터의 영구적 성교불능은, 남자편이든지 여자편이든지 또 절대적이든지 상대적이든지, 그 본성상 혼인을 무효로 한다.

    이는 하느님 법에 의한 장애로 다음과 같은 조건을 요구한다 :

       ㄱ.시기 – 혼인 전부터

       ㄴ.상태 – 영구적(치료 불가능이라든가 생명의 지장 없이는 치료할 수 없는 경우)

       ㄷ.대상 – 절대적(누구에게나) 또는 상대적(그 배우자에게만)

    * 단 불임의 경우는 이에 속하지 않으며 이를 숨기고 결혼했을 경우는 합의의 결함(사기) 부분에서 다루게 된다.

    * 전문의의 감정을 필요로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사례가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음.


      ③ 혼인유대 장애(1085조) – 혼인할 당시 이전의 혼인 유대에 매여 있는 경우(비록 미완결된 혼인일지라도)는 그 혼인을 무효로 한다. 이는 하느님 법에 의한 장애로 누구도 해소시킬 수 없으며, 한국의 국법에서도 민법 8810조에 의해 중혼 금지 규정의 저촉을 받는다.

    *조건 : ㄱ. 이전의 유효한 혼인 유대에 매여 있을 것

            ㄴ. 이전의 혼인이 해소되거나 무효로 되면 자동적으로 장애가 제거된다        


      ④ 미신자 장애(1086조) – 가톨릭 교회에서 세례 받은 자와 세례 받지 않은 자 혹은 유효한 세례를 받지 못한 자 사이의 혼인은 관면 없이는 유효하게 이루어질 수 없다. 이는 교회법상의 장애로 한 편만이 가톨릭 교회의 세례를 받고 다른 한 편은 세례를 받지 않거나 무효한 세례를 받은 경우에 속한다.

    * 조건 : ㄱ.다른 한 편이 세례를 받지 않음

             ㄴ.다른 한 편이 가톨릭 교회에 의해 무횰로 여겨지는 세례를 받음

    * 참고 : 세례의 유효성이 인정되는 타종파 신자의 경우는 타교파 혼인금지의 관면만을 필요로 함(법전 1124조; 사목지침서 73조 2항)


      ⑤ 성품 장애(1087조) – 성품에 선임된 이들은 혼인을 시도하여도 무효이다. 성품에 따른 독신의 의무(법전 277조 참조)가 발생되려면 다음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

       ㄱ.성품(聖品)이 유효하게 수여되어야 함

       ㄴ.성품과 관련된 의무사항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수락되어야 함

       ㄷ.자유 의사로 수락되어야 함


      ⑥ 수도 종신서원 장애(1088조) – 수도회 정결 공적 종신서원을 발한 이들은 혼인을 시도하여도 무효이다.

    * 조건 : ㄱ.공적인 종신서원이어야 한다

             ㄴ.사적 서원을 발한 것은 해당되지 않는다(법전 1192조 1항)


      ⑦ 유괴 장애(1089조) – 혼인을 맺을 의도로 유괴되거나 잡혀 있는 여자와 이러한 행위를 한 남자 사이의 혼인은 무효이다. 이는 교회법상의 장애로 다음의 조건이 해당된다.

    * 조건 : ㄱ.여자에게만 해당된다

             ㄴ.혼인을 체결할 목적으로 여자를 유괴하거나 감금하는 것이다

             ㄷ.유괴는 제3자(남자에게 고용된 다른 사람)에 의해서도 발생될 수 있다

             ㄹ.남자가 유괴당했을 경우는 합의의 결함 부분의 폭력과 공포에 관한 규정(1103               조)이 적용될 수 있다 

    * 참고 : 한국의 국법에서는 민법 816조 3호, 823 – 825조에 명시되어 있다


      ⑧ 배우자 살해 범죄 장애(1090조) – 어느 특정인과 혼인을 맺을 의도로 상대의 배우자나 자신의 배우자를 죽게 한 이, 그리고 서로 물리적으로나 윤리적(공모의 형태)으로 협력하여 배우자를 죽게 한 이들 사이는 혼인을 시도하여도 무효이다.

    * 조건 : ㄱ.다른 혼인을 맺을 의도로 행한 배우자 살해 행위일 것(단순한 살인과는 다름)

             ㄴ.반드시 실제 살해 행위가 발생되어야 한다

             ㄷ.가톨릭 신자에게만 해당되며, 범죄 당시 양편 모두 미신자였다고 하더라도, 나                   중에 그 중 한편이라도 세례를 받으면 공범자와 혼인하려 해도 이 장애에 해당

             ㄹ.간접살인(청부업자 고용)의 경우도 해당된다


      ⑨ 혈족 장애(1091조) – 직계 혈족의 합법적이든 자연적이든 모든 존속과 비속 사이의 혼인, 그리고 방계 혈족의 4촌까지의 혼인은 무효이다. 또한 직계의 몇 촌인지 또는 방계의 2촌 혈족인지 의심되는 경우에도 혼인은 허가되지 않는다. 직계의 모든 혈족과 방계 2촌내의 사람들은 하느님 법에 의한 장애로 결코 혼인할 수 없으며, 방계 혈족의 4촌까지는 교회법상 장애에 해당된다. 한국의 국법은 민법 809조(동성혼 등의 금지), 815조(혼인의 무효), 816조(혼인 취소의 사유)에 의해 교회법보다 폭넓게 금지되고 있다.


      ⑩ 인척 장애(1092조) – 직계 인척은 몇 촌이라도 혼인을 무효로 한다. 이는 교회법상의 장애로 직계 인척(배우자의 직계 혈족)과의 혼인만을 장애의 범위로 갖고 있으나(방계 인척은 해당되지 않으며, 배우자의 사후에는 이런 인척관계는 소멸된다), 한국의 국법은 민법 769조(인척의 범위)와 809조 2항, 815조에 의해 보다 폭넓은 금지 범위를 갖게 된다.

    * 참고 : 민법상의 인척의 범위는 혈족의 배우자,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 배우자의 혈족의 배우자 등 4차원의  범위를 갖는다(민법 769조).


      ⑪ 내연관계의 장애(1093조) – 공동생활이 개시된 후의 무효한 혼인이나 공개된 축첩관계에서는 남자와 그 여자의 직계 1촌의 혈족 사이의 혼인은 무효이며 대응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 의미 : 유효한 혼인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안정된 남녀간의 결합으로 ㉠무효한 혼인 또는 혼인 외의 남녀의 공동생활과, ㉡합법적인 배우자가 있으면서 다른 이성과 동거하는 공개된 축첩관계의 두 형태가 있다6)

    * 조건 : ㄱ.이 장애는 축첩관계가 아닌 비합법적인 성교로부터는 발생되지 않는다

             ㄴ.공공연하거나 공개된 축첩관계이어야 한다


      ⑫ 양자관계의 장애(1094조) – 입양을 통한 직계 또는 방계 2촌의 법정 친족 사이의 혼인은 무효이다. 이는 교회법상의 장애로, 교회법은 법적 입양을 구성하는 요소를 국법에 의지하고 있으므로 국법에 의해 합법적인 입양이 이루어지면 이 장애가 발생하며, 장애의 범위는 혈족장애에 준하게 된다.7) 한편 한국의 국법은 민법 722조(양장와의 친계와 촌수)에 의해 입양의 순간부터 친계와 촌수의 관계를 혼인중의 출생시와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


      2. 3.  혼인 합의의 결함 여부`

      1) 합의의 능력과 혼인에 관한 부지(1095-1096조)8)

        혼인합의를 할 수 있기 위해서는 첫째, 책임질 수 있는 인간행위를 할 수 있어야 하고, 둘째, 혼인의 본성을 충분히 평가하고 이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셋째, 혼인의 본질적의 의무를 질 수 있어야 한다.  다음과 같은 것은 결함이 있는 혼인합의이다.

      ① 충분한 이성사용의 결여:  혼인은 그 본성상 배우자들의 선익, 자녀의 출산 및 교육을 지향하는 평생공동운명체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는 충분한 이성의 사용의 결여를 의미한다.  혼인합의 때 충분한 이성의 사용이 결핍된 사람이라면 진정한 합의를 이루었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이성 사용의 결여는 알콜중독이나 간질병, 발작상태와 같은 일시적인 장애거나 정신분열증이나 심각한 정신박약 따위의 습관적인 장애에 의한 것일 수 있다.

      ② 합당한 분별력의 결여:  혼인에 대한 합당한 분별력이란 혼인하고자 하는 결정 안에 혼인에 필요한 요구대로 살 수 있는가 하는 능력과 혼인의 장점과 약점 그리고 혼인에 따르는 의무와 책임에 비추어 비판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포함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이 합당한 분별력이 결여되어 있다면 이 합의는 무효이다.  합당한 분별력이 결여된 사람들은 흔히 미숙한 사람들로서 혼전임신이나 임신중절, 부모와의 불행하고 부담스러운 삶 때문에 도피하려는 욕망, 짧은 구혼기간, 가족의 압력이나 당황으로 인한 공포 때문에 혼인을 늦게 마지못해 하는 비본질적 요소들고 있다.

      ③ 합당한 능력의 결여:  이것은 혼인의 본질적인 의무를 지는 데 대한 무능력이다.9)  혼인합의가 혼인 당사자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라면 혼인합의를 유효하게 할 수 없다.  즉 혼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혼인에 수반되는 책무에 대해서는 올바르게 인시하지만, 그 책무를 맡아서 수행할 능력이 없는 사람은 유효한 혼인에 합의할 수 없다.10)  합당한 능력이 결여되는 심리적 원인은 성격이상, 불안증, 신경증, 중대한 정서이상, 알콜중독과 동성애, 도박등이 있다.  그러나 혼인이 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이것이 매우 심각성을 지닌 것이어야하고, 혼인 합의 전부터 있었던 것이어야 하며 동시에 영구성을 지닌 것이어야 한다.11)

      ④ 혼인에 관한 부지 :  혼인이 무엇인지 혹은 혼인에 수반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하여 不知한 것은 무효 혼인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12)   이러한 부지는 배움에 대한 능력에서 기인되는 것이 아니라 지식에 대한 기본적인 능력은 있으나 배움의 기회를 얻지 못 한데 그 원인이 있다.13)


      2) 착오(1097-1100조)

        배우자가 혼인 합의를 얻기 위하여 비정상적인 자질에 관하여 속였다면 그것은 무효 소송을 제기할 충분한 사유가 된다.14)

      ① 사람에 대한 착오:  어떤 상화에 대한 그릇된 판단으로써 혼인 상대를 파악하는 데 있어 착오가 있게 되면 이는 본질적인 착오로써 혼인을 무효로 한다.  예를 들면 어떤 한 사람과 혼인 합의를 맺었다고 믿고 있는데 실제로는 다른 사람과 혼인하게 된 경우이다.15)

      ② 사람의 자질에 대한 착오:  어떤 사람의 정직성, 건강, 재산, 직업, 혼인 상태, 교육, 종교적 신념등의 자질에에 대하여 착오가 있었더라도 이것이 직접적으로 중요하게 의도되지 않는 한 혼인 합의의 유효성에는 아무런 효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주요하게 의도하는 자질을 상대편에 대하여 착오를 했을 경우에 이 합의는 무효이다.  착오로 인한 무효의 구체적인 판정기준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이 자질은 참된(선천적) 자질이어야만 하며, 혼인 당시에 존재해야만 하며, 혼인 당시 자질이 진정으로 알려지지 않아야 하고, 그 본연의 성질상 심각하게 분열을 초래할 가능성을 지닌 자질이어야하며, 혼인 승낙을 받기 위해 의도적으로 숨겨진 자질이어야 무효화될 수 있다.16)

      ③ 단순착오:  혼인의 본질적 특성(단일성, 불가해소성, 성사적 존엄성)에 대한 착오가 의지에까지 넘어가지 않고 마음에만 남아 있으면 혼인합의는 무효화되지 않는다.  반면에 어떤 사람이 일이 잘 안되면 이혼하겠다는 권리를 유보하거나 고의적으로 혼인의 성사성을 수용하기를 거부하고 국법에 의한 결합만을 받아들이면서 혼인하기로 한다든가, 실제로 정사를 갖고자 의도하면서 혼인하기로 한다면 그 착오는 의지를 통과한 것이므로 혼인은 무효가된다.17)


      3) 사기(1098조)

        사기와 착오의 차이점은 범의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사기는 주어진 목적을 성취하기 위하여 다른 사람에게 중요한 사실을 은폐하여 속이는 고의적인 행위이며 이것은 혼인의 무효원인이 된다.  예켠데 동성연애, 알콜중독, 약물중독, 성기능장애, 이전의 혼인, 이전의 범죄경력, 정신질환, 불임, 심각한 질병 또는 전염성 질병등이다.  사기에 근거한 무효한 혼인들을 증명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첫째, 고의적으로 과오를 저지르는 것이어야 하며, 둘째, 이 자질이 참되고 중대하며 혼인 당시의 것이어야 하고, 셋째, 이 착오는 속임을 당하는 상대방이 모르고 있어야 하며, 넷째, 이 자질의 유무발견이 혼인의 끝장을 재촉하는 것이어야 한다.18)


      4) 합의의 가장(1101조)

       혼인 합의의 가장이란, 어떤 사람이 한평생 부부의 사랑으로 결합되어야 하는 혼인 유대의 의도에서가 아니고 의무 이행이나 혼인에 부수되는 비본질적인 어떤 것을 얻기 위하여 혼인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불법의 자녀로 잉태된 아이에게 이름을 지어주기 위하여, 또는 배우자의 재물을 얻기 위하여 혼인을 가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런 혼인은 무효이다.19)  즉 혼인의 본질적 요소(인격체적인것-평생 공동 운명체-과 자녀의 출산)와 혼인의 본질적 특성(단일성과 불가해소성)을 적극적 의지 행위로 배제하면, 무효하게 맺는 것이다(1101조 2항).  가장은 완전가장과 부분가장으로 구분된다. 

      ① 완전가장

        혼인자체를 배제하거나 인격체적인 요소(평생공동운명체)를 배제하는 것으로 혼인의 형식 절차를 다 밟고서도 혼인계약을 맺을 의도가 없을 때, 즉 당사자중 한 사람이 상대방과 결합할 의도가 없거나 배우자의 선익을 위한 평생 공동 운명체를 이루고자 하는 의도가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동거할 권리를 영구히 배제한다든가 이민을 목절으로 혼인 당사자가 외국인 상대편과 혼인하는 것, 또한 어느 한 남자가 아내한 공동 운명체에 속하는 일에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갖는 협조자가 아닌 단순한 가정부나 여자 가정교사 정도로 생각하는 것 등이 있다.20)  이 가장은 혼인합의가 결핍되어 있으므로 혼인을 무효하게 한다.

      ② 부분가장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삼선설21)을 적극적 의지 행위로 배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부분 가장의 경우에 있어서는 권리를 허락하지 않는 의도 또는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의도와 혼인 서약에 의하여 부과된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려는 의도와를 조심스럽게 구별하여야 한다.  만일 어떤 사람이 정상적인 성교행위나 혼인의 영속성이나 정절 등에 관한 권리나 의무를 배제한 합의로 혼인을 하려고 한다면 그 합의는 무효이지만, 반면에 의심을 갖고 권리들을 인식하기는 하지만 단순히 권리남용을 바라기만 한다면 그 혼인합의는 유효하다.22)

      ㉠ 성실성을 거스르는 의지(intentio contra bonum fidei):  단일성에 관한 가장은 전통적으로 부부간의 성실성의 차원에서 이해된다.  성실성을 거스르는 의지의 경우는 혼인하고자 하는 당사자가 배우자와의 성적인 부부 관계의 권리를 배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만일 한 남자가 자기의 배우자 외에 다른 여자와 성적인 관계를 지속할 의향으로 혼인하고, 이것을 혼인 계약의 연장으로 만든다면 그 혼인은 무효가 된다.23) 

      ㉡ 자녀출산을 거스르는 의지(intentio contra bonum prolis):  만일 한 사람이 임신을 완전하게 혹은 조직적으로 피하기 위해 성교 자체나 피임의 이유가 아니면서 성교를 거절하는 식으로 제한한다면 이는 부부간의 행위의 권리가 거부된 것으로써 그 혼인합의는 무효이다.  즉 자녀를 배제하는 것이 혼인을 무효하게 하는 것이 아니고 출산을 위하여 개방되어 있는 성행위의 권리를 배제하는 것이 혼인을 무효하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만일 남편과 아내가 자녀를 갖기 전에 5년간 산아조절을 하기로 합의한다면 그 혼인은 무효가 아니다.  반면에 만일 2년 뒤에 부인이 자녀를 가질 시기라고 결정하였는데 그 남편이 무자비하게 거절한다면, 이는 그 남자가 생식을 위한 성행위를 할 수 있는 그의 부인의 권리를 처음부터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는 표시일 수도 있는 것이다.  출생을 위한 행위의 권리를 부정하는 의도는 비록 정해진 시간일지라도 혼인을 무효하게 한다.24)

      ㉢ 영속성을 거스르는 의지(intentio contra bonum sacramenti):  오직 사랑이 지속하는 한 혹은 인간적인 만족감이 있는 경우에 한해서만 혼인상태를 유지하겠다는 조건과 같이 혼인합의 때에 적극적 의지행위로 불가해소성이 배제되면 그 혼인은 무효이다.  예컨데, “나는 만일 혼인이 불행하거나 비참한 것으로 판명이 될 때에는 당신과 이혼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하에서만 당신과의 혼인을 승락한다”고 한다면 이 사람의 혼인은 무효이다.  어떤 사람이 부부의 결합이 제대로 유지될 때에만 혼인의 영구적인 유대가 유지되고 그렇지 않으면 당연히 이론이 뒤따른다는 사고 방식을 갖고 있다면 이는 혼인의 본질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근본적인 개념을 파괴하므로 이와 같은 태도에서 혼인 합의가 이루어졌다면 그 혼인은 무효가 될 수 있다.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은 오늘날 수많은 젊은이들의 혼인이 이러한 윤곽을 설정하고 나서 혼인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이다.25)


      5) 조건부 혼인합의(1102조)26)

        조건부는 즉각적으로 혼인을 유효하게 또는 무효하게 하는 과거, 현재 혹은 미래의 어떤 상황을 언급하는 것이다.  혼인은 미래에 관한 조건부로 유효하게 맺을 수 없다.  혼인을 무효화하는 참된 미래에 대한 조건은 조건의 충족이 혼인 자체보다 더욱 중요한 것으로 여겨질 때이다.  예컨대 “나는 당신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한에 있어서 당신과 혼인하겠다”고 하는 것 등이다.  참된 조건이 될 수 있는 환경은 보편적으로 참되고 객관적으로 중요하며 부부관계와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혼인합의 있기 전에 생겼거나, 과거의 환경에 근거를 둔 ‘과거의 조건’과 혼인합의 당시에 생기거나 있는 환경에 근거를 둔 ‘현재의 조건’들은 그 조건이 채워지지 않았을 경우 무효가 가능하다.


      6) 외부로부터의 폭력과 공포(1103조)

        혼인에 힘(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에 의하여 한 사람에게 혼인을 택하도록 ‘강제’되고, 그 압력이나 힘이 혼인을 택하도록 강요된 편의 당사자에게 심한 공포를 주는 경우에 맺은 혼인은 무효화 될 수 있다.  외부로부터의 힘과 공포의 가장 흔한 예는 혼전 임신과 관련된 상황이다.  임신한 처녀는 혼인을 하도록 강력한 압력을 받거나 공포를 자아내는 일이 흔히 있다.27) 의도적이지 않더라도 그 압력이나 힘을 벗어나기 위해 맺어진 혼인은 무효이다.




    참고도서



    1. 요한 바오로 2세, 교회법전, 한국 주교회외 교회법위원회 역,

                        한국 천주교 중앙협의회, 1989.

    2.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 한국 천주교 중앙 협의회, 1995.

    3. 정진석, 간추린 교회법 해설, 가톨릭 출판사, 1993.

    4. 정진석, 전국 공용 교구사제 특별권한 해설, 한국 천주교 중앙 협의회, 1988.

    5. 이찬우, 혼인, 가톨릭 신학총서 8/ 교회법 2, 가톨릭 대학 춢판부, 1992.

    6. 이찬우,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것을…, 가톨릭 신학총서 11/ 교회법 3,

               가톨릭 대학 춢판부, 1991.

    7. 이찬우, 혼인, 어떤 경우에 무효인가, 가톨릭 신학총서 18/ 교회법 5,

               가톨릭 대학 춢판부, 1993

    8. 프란치스꼬 베르지니, 나의 혼인은 유효한가, 안규태 역, 바오로 딸 출판사,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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