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주말부부 ‘황혼 연애’ “결혼보다…”
[중앙일보] 입력 2012.01.09 00:00 / 수정 2012.01.09 20:07연애하니 젊어져요 … 사랑에 빠진 70, 80대
부양 책임, 자식들 눈치 싫어서
결혼보다 동거·주말부부식 선호
사별·이혼 남성노인 20%가 연애

인천시 계양구에 사는 김경옥(70·가명) 할머니는 요즘 한창 연애 중이다. 열두 살 연상인 조기영(82·가명) 할아버지가 짝이다. 둘은 손을 꼭 잡고 극장에도 가고, 서로의 집을 오가며 며칠씩 머물기도 한다. 둘은 지난해 3월 인천시가 주최한 ‘60세 이상 어르신 맞선 프로그램’에서 만났다.
김 할머니는 23세 때 혼례를 치르고는 이듬해 이혼했다. 그 뒤 장사에만 매달리며 외동딸과 조카들을 키웠다. 그래선지 ‘인생에 로맨스는 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제 김 할머니는 “젊을 때는 정말 몰랐다. 사랑이 이렇게 포근한 건지”라고 말한다.
조 할아버지는 2년 전 부인과 사별했다. 당시엔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싶어 극단적인 생각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 사람(김 할머니)이 활력소다. 오래 살고 싶어졌다”고 말한다. 평균수명이 길어지고 노인 혼자 사는 가정이 늘면서 황혼의 새로운 만남을 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 때문인지 노인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자리엔 참가자가 많이 몰린다. 인천시가 지난해 3월과 11월에 실시한 어르신 맞선 프로그램 ‘합독(合獨)’ 사업에서는 각각 22쌍과 18쌍이 현장에서 맺어졌다. 만남 방식도 다양해졌다. 예전처럼 혼인신고를 하기보단 동거를 선호한다. 서로의 집을 오가며 ‘주말부부’처럼 살기도 한다. 부양 책임을 지거나 자식들 눈치 보기 싫은 게 큰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