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12. 11 중앙일보, 조선일보
“무너지는 가정 … 울타리 되겠다”
가톨릭 ‘공동사목교서’ 발표
한국 가톨릭이 전래 200여년 만에 처음으로 대(對)사회 ‘공동사목교서’를 발표했다. 보통 사목교서(pastoral letters)란 주교가 교리.신앙과 관련해 교구 내 신자.신부들에게 내리는 공식 문서. 따라서 대부분은 교구 차원의 성격이 일반적이다. 주교회의 전체 이름으로 발표되는 공동사목교서는 극히 드문 데다 1997년에 발표된 대희년(2000년)준비 교서 등 주로 교회 내부의 것인데 비해 대사회적 메시지 성격의 교서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 대상이다.
“한국 가톨릭이 앞으로는 이 사안에 전력투구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교서의 정식 명칭은 ‘가정을 위한 교서-가정, 사랑과 생명의 터전’. 최창무 대주교의 인사말처럼 “이혼증가.저출산.생명경시.가정폭력에 둘러싸인 가정문제 해결 없이 한국의 미래도 없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200자 원고지로 200장 분량인 교서의 ‘들어가는 말’도 이렇게 시작한다.
이혼 증가, 저출산…한국 미래 어두워
“인간의 기본 공동체는 가정이다. … 가정이 무너지면 생명도 무너진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가정이 절박한 위기에 빠져 있다. 모자보건법 제정 이후 급속히 증가한 낙태 건수, 해마다 최고 기록을 갱신할 정도로 심각한 이혼율, 세계 최저 수준의 출산율뿐 아니라 혼인제도 자체에 대한 심각한 회의와 성 개방 풍조의 확산으로 동거와 독신 선호, 동성결합 현상이 부상하고 있다.… 해체된 가정, 부모 없는 자녀, 봉양 받지 못하는 노인등은 특별히 돌보아야 할 대상이다.”
교서의 ‘들어가는 말’에는 한국사회 가정을 “입시경쟁으로 너무 피곤한 오늘날 청소년” “올바른 가정교육을 받지 못하는 자녀” “대화하는 모습을 찾기 어려운 남편과 아내” 등으로 각각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교서는 “그리스도인 가톨릭은 생명의 영역으로, 풍요한 인간성을 길러내는 학교로 거듭나야 할 것”을 강하게 권면하고 있다.
교서는 ‘들어가는 말’에 이어 ‘참 가정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1장) ‘무너져 가는 우리나라 가정'(2장) ‘사목적 대안'(3장) ‘나가는 말’의 5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주요 내용은 △자녀들의 성.생명.혼인 교육에 대한 부모의 역할 강조△성인 자녀들의 혼인교육 문제△가정 중심의 사목방향 제시△가정 치료를 위한 전문인 육성과 시설운영 등을 담고 있다.
가톨릭은 이번 교서를 위해 1년 전 ‘생명과 가정에 관한 설문조사 보고서’를 만드는 등 준비작업을 해 왔다. 가톨릭 신자와 일반인을 각기 1000명씩으로 한 설문 결과 많은 가정이 “대화를 거의 못한다”(신자 57.8%, 비신자 53.4%)고 응답했다.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도 신자 28.6%, 비신자 30.6%에 불과했다. 또 “이혼할 수 있다”는 응답이 신자 45.5%, 일반인 55.2%였고, “결혼 후 반드시 아이를 낳아야 한다”(신자52.6%:비신자52.1%)는 인식도 겨우 절반을 넘겨 가톨릭을 놀라게 했다.
“인간성의 학교로” 가톨릭의 역할 선언
한국사목연구소는 “공동사목교서는 흔들리는 가정에 대한 방향 제시에 의미에 있다. 향후 가톨릭은 다양한 캠페인과 사회적 장치를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교서 발표는 가톨릭이 전체 역량을 가정과 생명문제에 쏟겠다는 선명한 신호탄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다분히 도덕적이고 사목적 권면과 함께 구체적 대안 마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앙일보, 조우석 기자, 문화27면>
“가정붕괴 막자” 천주교 공동 사목敎書 발표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의장 최창무 대주교)는 교회력으로 새해를 시작하는 대림 첫 주일(11월 28일)을 맞아 ‘가정, 사랑과 생명의 터전’이라는 공동 사목교서(司牧敎書)를 발표했다.
주교회의가 공동사목교서를 발표한 것은 1997년 대희년(2000년) 준비로 발표한 뒤 처음 있는 일로, 이번처럼 특정 사회 문제를 담은 것은 처음이다.
최창무 대주교는 “가정 문제의 해결 없이는 한국의 미래도 없다는 절박한 인식 아래, 이 교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교서는 우리 사회의 다양한 가정붕괴현상과 위협들을 지적하고 ▲성·생명·혼인교육에 대한 부모와 사제의 역할 ▲가정 중심의 사목방향 제시 ▲가족치료와 상담을 위한 전문인 육성 ▲이혼·재혼자를 위한 사목적 배려 ▲편부모 가정과 조손(祖孫)가정에 대한 사목적 배려 등 케이스별 신자와 사제의 대처방법 등을 제시하고 있다.
<조선일보, 김한수 기자, 사회A12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