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계명, 10계명

 

◈ 십계명 ◈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하느님의 뜻에 합당하게 사랑의 질서를 지키며, 평화를 누리고 살도록 열가지 계명을 주셨습니다. 십계명은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살아 가는 인간들이 질서와 평화를 유지하고 자유와 책임을 가지고 살도록 지켜야 할 하느님과 이웃에 대한 사랑의 의무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신 것입니다.




1. 계명이란?


   하느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신 후에는 인간에게 어떤 법을 공포하지 않고, 그들을 양심을 통하여 지도하셨습니다. 사람들은 하느님을 공경하고, 양심에 따라 선을 행하였습니다. 이런 시대를 일컬어 양심교(良心敎) 또는 성품교(性品敎)라고 하였습니다.


   구약시대에 이르러 사람들이 양심을 잘 지키지 않으므로 하느님께서 모세를 부르셔서 시나이산에서 십계명을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세를 통하여 하느님과 계약을 맺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것을 선포하도록 하셨습니다. 하느님의 계명이 법문화(문서화)되었으므로 이 시대(書敎時代)라고 합니다.


   그 다음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종교를 총교(寵敎)시대라고 합니다. 냉혹한 법문에 치중하던 구약의 율법에 대하여 사랑이 넘치는 종교라는 뜻입니다.




2. 십계명


   십계명은 모세가 하느님께 받은 열 가지 계명으로 출애급기 20, 1-17에 근거를 두고 있습니다. 십계명은 이스라엘 백성이 에집트에서 탈출한 후 백성의 지도자인 모세에게 하느님께서 새로운 사회질서의 기준으로 삼도록 내려주신 계명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백성인 이스라엘 백성과 계약을 맺으시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도록 하셨습니다. 이 계약은 에집트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을 해방시키시어 하느님의 백성으로 삼고 이 백성을 통하여 만민을 구원하시고자 하는 뜻이었습니다.


   이 계약의 주체는 하느님과 이스라엘 백성 전체였습니다. 십계명은 이 구원 계약의 핵심이었습니다. 십계명은 첫 3계명을 상삼계라 하고, 나중 7계명을 하칠계라고도 합니다.




1. 상삼계(上三戒)


  제1계명, 제2계명, 제3계명을 상삼계라고 하며 하느님과 백성의 수직관계를 규율하고 있습니다.


  1) 제 1계: 하나이신 천주를 흠숭하라


     제 1계명은 하느님을 흠숭하는 것입니다. “너의 하느님은 나 야훼다 바로 내가 너희를 에집트 종살이 하던 집에서 이끌어낸 하느님이다.”(출애 20, 2)


  2) 제 2계명: 천주의 이름을 헛되이 부르지 말라.


     제 2계명은 우상숭배를 금지하는 것으로써 하느님 흠숭의 의무를 보호하는 것을 말합니다.


“너희는 내 앞에서 다른 신을 모시지 못한다. 너희는 위로 하늘에 있느 것이나 아래로 땅위에 있는 것이나 땅아래 물속에 있는 어떤 것이든지 그 모양을 본따 새긴 우상을 섬기지 못한다. 그 앞에 절하며 섬기지 못한다. 나 야훼 너희의 하느님은 질투하는 신이다. 나를 싫어하는 자에게는 아비의 죄를 그 후손 삼대에 까지 갚는다. 그러나 나를 사랑하여 나의 계명을 지키는 사람에게는 그 후손 대대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베푼다.”(출애 20, 3-6)


“너희는 너희 하느님의 야훼를 함부로 부르지 못한다. 야훼는 자기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자를 죄없다고 하지 않는다.”(출애 30, 7)


  3) 제 3계: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


     제 3계명은 하느님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고 사람의 안식을 명하는 계명으로서 하느님 흠숭의 의무를 구체화 시킨 것입니다.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하게 지켜라. 엿새동한 힘써 네 모든 생업에 종사하고 이렛날은 너희 하느님 야훼 앞에서 쉬어라. 그날 너희는 어떤 생업에도 종사하지 못한다. 너희와 너희의 아들 딸, 남종 여종뿐 아니라 가축이나 집안에 머무는 식객이라도 일을 하지 못한다. 야훼께서 엿새동안 하늘과 땅과 바다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만드시고 이레째 되는 날 쉬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야훼께서 안식일을 축복하시고 거룩한 날로 삼으신 것이다.”(출애 20, 8-11)


이스라엘 백성들은 바빌론 유배생활 때 바빌론에서 행해지던 계산법이 었던 칠진법을 배웠습니다. 바빌론 사람들은 칠진법에 따라 한주간의 일곱 번째 날은 악귀들이 설치는 날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 들어앉아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노예살이하던 에집트에서 일년 내내 하루도 쉬지 못하고 혹사를 당할 때를 생각하고는 해방된 이스라엘에서는 한 주간에 일곱 번째 날 하루는 쉬어야 한다고 규정했던 것입니다.


출애급기에 기록된 십계명은 신명기에도 나오는데 신명기의 십계명이 출애급 정신으로 안식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고 더 뚜렷이 밝혀 줍니다. 안식의 이유는 악귀에게 잡혀 봉변을 당하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요, 축복을 받기 위해서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모두 쉬게 하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신명 5, 12-15)




2. 하칠계(下七戒)


   제 4계명부터 10계명 까지 일곱 계명을 하칠계라고 합니다. 하칠계는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백성 상호간의 수평관계를 규율하는 계명으로 그 보호하는 이익은 생명과 재산과 가정의 보호, 부부의 신의, 증언의 진실성등입니다.


   1) 제 4계명: 부모에게 효도하라.


      제 4계명의 원형은 “부모를 업신여기지 못한다.”(출애 21, 17; 신명 27, 16)는  내용이었을 것입니다. 첫째, 부모가 일생동안 힘들게 일하다가 이제 늙어서 노동력이 없졌다고 해서 멸시하거나 생존권마저 박탈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둘째, 노동력이 없어진 그들에게도 여생에 쉴 권리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안식일의 계명과도 통하는 부모 공경의 계명입니다.


“너희는 부모를 공경하여라. 그래야 너희는 하느님 야훼께서 주신 땅에서 오래 살것이다.”(출애 20, 12)


   2) 제 5계명: 사람을 죽이지 말라.


      여기서 살인 금지령은 생존권을 박탈하는 모든 행위를 금하는 것이빈다. 노예들은 생존권을 주장할 권리가 없었습니다. 자칫 지배자들에게 매를 맞았고 죽는 수도 많았습니다. 억울한 죽음에 한이 맺힌 그들인지라 해방된 이스라엘에서는 비인간적인 살인 행위가 없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은 사람을 노예로 삼아 강제 노동을 시킨다는 행위 자체가 노예의 생명을 서서히 앗아가는 간접적인 살인 행위였습니다. 노동력을 착위하는 억압 행위는 그 자체가 간접적인 살인 행위인 것입니다. 노동보다도 자본을 우위로 놓는 문명도 역시 같은 범주에 속합니다.


“사람을 죽이지 못한다.”(출애 20, 13)


   3) 제 6계명: 간음하지 말라.


      노예살이하던 에집트에서는 기본적인 인격이 무시되기 때문에 젊은 히브리 여성들이 지배자들에게 농락당하는 성폭력이 흔했습니다. 성적인 질서가 문란해지는 이유는 권력이나 재력을 가진 자들이 이를 남용하여 향락을 일삼기 때문입니다. 해방된 이스라엘에서는 가진 자들에 의해 젊은 여성들이 향락의 도구가 되는 죄악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이 간음금지 계명의 뜻입니다. 성폭력이 판을 치는 사회에서 생명의 질서는 무너지는 것입니다.


   옛날 에집트에서는 소수의 권력자들과 재력가들의 전유물이었던 성폭력이 자본주의라는 우상을 숭배하는 오늘날에 와서는 돈을 가진 모든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저지를 수 있는 매매춘 현상으로 변했습니다. 돈으로 성을 사고 파는 거대한 매매춘 시장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인신매매 현상은 이 매매춘 시장의 수요에 따른 공급으로 벌어지는 일에 불과합니다. 매매춘 시장은 돈을 매개로하여 성적 쾌락을 사고 파는 노예시장입니다.


“간음하지 못한다.”(출애 20, 14)


   4) 제 7계명: 도둑질을 하지 말라.


   5) 제 9계명: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


   6) 제10계명: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


      제 7계명, 9계명, 10계명은 도둑질하지 말라는 출애급기 20장 15절과 17절을 셋으로 나눈것입니다. 도둑질을 하지 말라는 계명은 탐욕을 금하는 계명입니다.


   흔히 “도둑질”하면 못사는 사람이 잘사는 사람의 재산을 훔쳐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여기서느 가진자들이 탐욕을 부려 못가진 이들의 재산을 빼앗는 도둑질을 말합니다. 힘없는 이들의 재산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정신이 이 계명안에 들어 있습니다. 권력이 남용되는 사회에서는 가난한 이들의 재산을 교묘하게 합법적으로 도둑질하는 일이 흔합니다.


   사유재산의 소유권을 보호하는 법이 돈 많은 이들의 영향력 아래서만들어지기 때문에 세금제도, 금융제도, 주택제도, 토지소유제도 등이 가진 자들에게만 유리하게 만들어지고 적용되는 결과로 가난한 이들의 재산이 형성되는 길을 원천적으로 가로막고 이미 형성된 재산도 가로채는 일이 벌어집니다. 사유재산을 소유하는 권리는 천부적인 권리가 아닙니다. 모든 재화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재화는 그런 목적으로 창조된 것이기 때문에 재화는 사회성을 가지고 사용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렇지 못하면 이 계명이 뜻하는 대로 못가진 자의 재산을 가진자가 “도둑질”하는 일이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도둑질하지 못한다. 네 이웃의 집을 탐내지 못한다. 네 이웃의 아내나 남종이나 여종이나 소나 나귀할 것없이 네 이웃의 소유는 무엇이든지 탐내지 못한다.”(출애 20, 15; 17)


   여기서 “네 이웃의 아내도 탐내지 말라”는 계명이 들어간 이유는 당시의 사회적 배경으로 볼 때 아내는 가장 중요한 소유였으며, 이는 여자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기 때문에 특별한 보호를 받아야 했던 유목사회의 환경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5세기경 그리이스 문화권에서는 성 아우구스티노가 이를 별도로 독립시켜 제 9계명으로 만들어 오늘날까지 내려온 것입니다.


   7) 제 8계명: 거짓증언하지 말라


      히브리 노예들은 에집트에서 정당한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며 살아왔습니다. 아무 죄도 없이 오직 가난한 노예이기 때문에 법정에서 유죄판결을 받고 억울하게 징역을 살거나 사형까지 당해야 했던 불의를 해방된 이스라엘에서느 없애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정의로운 사법질서를 세우려 했고 이에따라 올바른 증언만 한다면 불리한 판결을 받을 수 없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이 계명은 해방된 이스라엘에서는 인권을 존중하는 사법질서가 살아 있음을 전제로 합니다. 법의 근본정신은 가난한 약자들을 보호하는 데 있습니다. 법의 정신에 따라 법을 올바로 운용하자면 가난한 약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법이 운용되어야 정의가 실현될 수 있는 것입니다.




3. 교회가 가르치는 십계명


   성서 본문인 출애급기 20, 1-17절에는 계명의 분류가 명확하지가 않습니다. 5세기경에 성 아우구스티노에 의해 지금과 같은 십계명이 분류가 되어 가톨릭 교회안에서 공식적으로 일반화 되었습니다.




1. 성 아우구스티노의 십계명 분류


일, 하나이신 천주를 흠숭하라.


이, 천주의 이름을 헛되이 부르지 말라


삼,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


사, 부모에게 효도하라.


오, 사람을 죽이지 말라.


육, 간음하지 말라.


칠, 도둑질을 하지 말라.


팔, 거짓증언 하지 말라.


구,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말라.


십,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말라.


2. 성 토마스 아퀴나스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학대전 제 11부 제 1편에는 다음과 같이 모세법의 계율과 보세법의 도덕 규범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 제 99문: 모세의 계율


  1) 모세법은 여러 계율과 하나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즉, 신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것.


  2) 모세법은 백성의 성화를 위한 도덕적 계율들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십계명으로 압축된다.


  3) 예식 법규도 포함하고 있었다. 그것은 합당한 경배를 통해서 인간을 신에게로 향하게 하는 것이었다.


  4) 그 밖에도 정의의관리에 관한 재판 법규도 포함하고 있었다. 그것은 인간들 끼리 그리고 신과의 올바른 관계를 맺게 하려는 것이었다.


  5) 모세법은 이렇게 도덕법규, 예규, 재판규정으로 나뉘었다. 따라서 다른 규정들은 법을 채우기 위한 것들이었다.


  6) 그것은 세속적인 신들에 대한 위협과 약속을 담고 있었다. 그것은 불완전한 인간이 법을 준수하도록 이끌기 위한 것이었다.


· 제 100문: 모세의 도덕 법규


  1) 모세법의 도덕 법규들은 자연법을 그 원리로 삼고 있었다. 왜냐하면 도덕적 선은 이성의 선이기 때문이다.


  2) 그것들은 모든 덕행에 관한 것이었다. 모든 죄악을 금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3) 이 도덕의 법규는 ‘십계명’ 속에 혹은 원리들의 결론으로서 혹은 결론들의 원리로서 포함되어 있었다.


  4) 십계명의 계율은 (성 아우구스티노에 의해 편리하게도) 신에 관한 3개의 법규와 이웃에 관한 7개의 법규로 구분된다.


  5) 십계명은 신 및 이웃과 올바른 관계를 맺게 해준다. 신에 대해서든 인간에 대해서든 행도오가 말과 느낌으로 저지를 수 있는 온갖 모독과 모욕을 금함으로써 그러므로 그 숫자는 정당하다.


  6) 그들은 또한 올바른 순서로 배열되어 있다. 왜냐하면 무거운 것부터 시작해서 신에 대한 충실, 존중, 예배를 규정하고, 사람과 사물을 해치지 못하도록 이웃 존중에로 나아가기 때문이다.


  7) 모세법은 어린이와 같은 백성에게 주어졌기 때문에, 자손 번영이나 역경(逆境) 같은 상벌을 담고 있다.


  8) 십계명은 입법자의 정확한 의도를 표상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십계명으로부터 아무도 면제되지 않는다. 면제는 그 실천적 규정들에 관해서만 가능할 수 있다.


  9) 법이 계율을 덕스럽게, 즉 양심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덕을 갖추고서 키우도록 요구할 수는 없다. 법은 다만 각 규정을 어길 때 벌을 주겠다고 위협으로서만 법을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인정법도 신법도 덕을 갖추고서 행할 것을 요구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덕으로서는 아니지만 어쨌든 부모를 존중하는 자를 어떠한 벌로도 위협할 수 없기 때문이다.


10) 사랑의 방식도, 즉 계율을 사랑의 정신으로 채우는 것도 신법이 사랑으 적극적 계율임에도 불구하고 신법에 의해서 ‘부과’될 수는 없다. 그렇게 되면 선한 일을 하기는 하지만 사랑을 품고 있는 자는 죄를 짓는 것기 되고 말 것이다.


11) 십계명 외에도 영혼의 순결성을 위한 도덕적 규범들이 법에 속했었다. 이들도 십계명의 결론으로서 또는 세부 규정으로서 십계명으로 환원될 수 있었다.


12) ‘옛법’의 도덕적 규범들은 백성을 성화시키지는 못했지만 그 성화를 제시하고 그리로 질서지워져 있었다.




십계명은 오늘날 우리 사회도 아직 구현시키지 못하고 있는 해방된 사회의 질서였습니다. 인간화된 사회를 이룩하자면 돈을 섬기는 자본주의 우상숭배의 문화로부터 해방되어야 합니다. 돈이나 권력이 가난한 약자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는 사회는 에집트와 다를 바 없습니다. 원래 “히브리”라는 말도 어느 부족을 뜻한다기 보다는 노예살이하는 사람들을 뜻합니다. 가난한 약자들이 바로 “히브리”들입니다. 오늘날 우리도 “히브리”들이 많이 있습니다. “히브리”들이 존재하는 사회는 예나 지금이나 파라오가 지배하는 에집트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 십계명이 지금으로부터 3,200년도 훨씬 넘는 시대에 수립된 진보적인 질서임을 생각할 때 오늘날 우리 사회에 있어서도 십계명의 의의는 자못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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