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 모성적 중재, 구약의 성서적 근거

 

1. 마리아 모성적 중재의 성서적 근거


1.1. 구약에 나타나는 마리아의 모성


회칙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을 인용하면서 구약의 예언적 진술들 속에서 이미 예언적으로 암시된 마리아의 모습을 보고 있다. 하느님의 구원 계획은 영원으로부터 그리스도와 연결되어 있다(골로 1,12-14; 로마 3,24; 갈라 3,13;  2고린 5,18-29). 이 계획은 모든 사람들을 포함하지만 아버지께서 구원 사업을 맡기신 분의 어머니이신 그 “여인”에게 특별한 자리가 부여된다. 그래서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서 마리아의 모성은 이미 “세상 창조 이전부터” 아버지께서 강생 안에서 당신 아들의 어머니로 “뽑으신 분”으로 현존한다(7항, 8항).


1.1.1. 뱀의 머리를 밟는 여인(창세 3,15)


마리아는 이미 창세기 3장 15절에서 하느님이 죄에 떨어진 원조에게 하신 ‘뱀에 대한 승리의 약속’에서 이미 예언적으로 암시되고 있다.1)


“나는 너를 여자(ha issah)와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네 후손을 여자의 후손과 원수가 되게 하리라. 너는 그 발꿈치를 물려고 하다가 도리어 여자의 후손(hwu)에게 머리를 밟히리라”(창세 3,15).


야휘스트계 문헌(기원전 950년경)에 속하는 이 성서구절을 두고 원복음(原福音), 원시복음(元始福音)이라 하며 이 구절은 성서에서 그리스도와 그의 어머니에 대한 최초의 언급이기도 하다. 이것은 인류 구원에 대한 첫 번째 복음적 예고이며, 성 예로니모의 「불가따」(vulgata)본 성서에 따르면 이 ‘여자의 후손’(ipsa)은 바로 구세주의 어머니인 마리아를 예언하고 있다. 여기서 인류의 구세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그 어머니 마리아가 예언되고 있으며, 마리아는 악마와의 싸움에서 가장 밀접히 성자와 일치하고 계신다.2) ‘여자의 후손’이라는 표현에서 ‘여자’(ha issah)라는 단어는 악마를 의미하는 뱀의 머리를 짖밟는 자의 어머니인 여인이다. 악마의 머리를 짓밟아 쳐 이긴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시므로 이 여인이 예수의 어머니라는 것을 부인 할 수 없다. 교회 전승은 이 여인을 성모 마리아로 해석하고 마리아를 ‘새 하와’라 일컫기도 한다. 이러한 표현은 마리아가 첫 번째 에와의 범죄로 손상된 것을 복구하였다는 의미에서 교부들이 즐겨 적용하였던 표현이다. 요한 묵시록 12장에서는 이 원복음이 실현되는 장면이 묘사되고 있다. 이로써 성서의 첫 번째 권과 마지막 권의 신비로운 조화가 이루어진다.3)




1.1.2. 동정잉태(이사 7,14)


이사야서 7장 14절에는 ‘동정잉태’(童貞孕胎)에 대한 예언이 나온다. 이 예언은 마리아의 동정잉태에 대한 예언이다. 이 예언은 시리아가 이스라엘을 침공하여 다윗 왕조가 멸망할 위험에 놓여졌을 때 이사야 예언자를 통하여 유다 왕 아하즈에게 전해진 것이다.


“주께서 몸소 징조를 보여 주시리니, 처녀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그 이름을 임마누엘이라 하리라”(이사 7,14).


여기서 ‘처녀’라는 히브리어 ‘Almah는 엄밀한 의미에서 반드시 ‘처녀’를 일컫는용어라고는할수 없다.‘처녀’를의미하는단어는 Betulah가있다. ‘Almah는 일반적으로 ‘젊은 여인’을 가리킨다. 그러나 ‘결혼하지 않은 여자’로 번역할 수 있다(창세 24,43; 출애 2,8; 시편 68,25 참조).4) 결혼 적령기의 젊은 여인은 이미 결혼한 여인일 수도 있고 처녀일 수도 있다. 이 단어가 성서의 여러 곳에서 처녀를 지시하는 단어 Betulah와 같이 사용되고 있다. 결국 ‘Almah는 상당히 넓은 의미로 쓰여진 포괄적인 단어이다. 이 단어가 이사 7,14에서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는 여러 이견이 있지만 교회 전승은 이 단어를 분명히 ‘처녀’로 번역하고 있다. 우선 「70인 역」 희랍어 번역본은 παρθενοs(처녀)로 번역하고 있고, 「불가따」(vulgata) 라틴어 번역본도 virgo(처녀)로 번역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태오 복음은 이사야 예언을 그대로 인용하면서 παρθενοs(처녀)로 번역하고 있다.5)


‘Almah는 임마누엘의 어머니로서 구원의 중재자가 되고 있다. 이사야의 징표는 단지 그 여인이 아이를 낳는 역할만이 아니라, 임마누엘의 구원 역사에 함께 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아울러 지시하고 있다. 이 예언은 마리아가 ‘메시아의 어머니’라고 예언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고, 또한 마태오 1장 22-23절에서 보다 상세하고 보다 완전하게 밝혀진다. 계시의 빛으로 구세사 안에서 복되신 동정녀 마리아의 역할이 드러나고 있다.6)




1.1.3. 시온의 딸(3,14-17)


‘시온의 딸’이란 말은 다른 말로 ‘이스라엘의 선택받은 성실한 백성’인데 스바니아 예언서(3,14-17)와 구약성서의 여러 곳7)에서 강조된 말마디로 ‘야훼의 현존’, ‘야훼께서 거처하시는 곳’을 의미한다. ‘시온의 딸’(Filia Sion)이라는 용어는 북왕국의 멸망을 피해(BC 721) 사마리아에서 남쪽 예루살렘으로 피난온 피난민들이 사는 지역을 지칭하는 말마디였다. 예언자 스바니아는 하느님과의 화해가 권세있는 자와 특권층인 도시 거주자들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가난하고 억압받는 구역의 사람들로부터 오는 것임을 명백히 했다. 단죄받은 도시 거주자들과는 대조적으로 새 구역의 사람들 즉 ‘시온의 딸’이 야훼의 화해를 가져올 백성이 될 것이다.8)


마리아는 ‘시온의 딸’이고, 이스라엘 백성의 완성이다. 그녀는 남은 자이며 가난한 자인 이스라엘 중 가장 뛰어난 분이시다. 마리아를 통하여 이스라엘 전체가 하느님과 화해하고, 마리아를 통하여 이스라엘 전체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재일치하게 되었다. 마리아는 당신 동정의 품안에 강생하신 말씀을 모시었다.9)


“수도시온아 환성을올려라! 야훼께서 너희와 함께 계신다”(스바 3,14-17). 예언자 스바니아의 이 예언은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구세주의 어머니인 동정녀 마리아에게 그대로 실현되었다(루가 1,28). 마리아는 ‘시온의 딸’, ‘거룩한 도읍’, ‘하느님께서 특별히 거처하시는 곳’이고, ‘새 계약의 방주’이다.




1.1.4. 신학적 의미


마리아가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시어 그리스도의 구원사업에 협력할 수 있었던 것은 단순히 인과적 또는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하느님의 구원계획 안에서 영원으로부터 미리 예정된 것이다. 자비하신 성부께서는 여인이 죽음에 이바지한 것처럼 여인이 생명에 이바지하기를 원하셨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의 어머니 마리아의 순명이 육화에 선행되기를 원하셨다. 따라서 마리아가 역사 안에서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시고 그분의 특별한 동반자가 된 것은 하느님의 섭리 때문이다.10)


육화는 전적으로 ‘하느님의 행위’이다. 영원한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는 강생의 신비 안에서 나자렛의 동정녀에게 당신 아들을 주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그녀에게 맡기셨다. 구원의 첫 순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주도권을 잡고 이를 관철시키시는 분은 하느님이시다. 성부께서는 영원으로부터 자유로운 명으로 구원을 주도하시어 인류에게는 구세주를 그리고 구세주에게는 인류로부터 간택된 어머니를 주시려는 뜻을 계획하시었다. 그래서 마리아로 하여금 인류의 구세주이신 “말씀”의 육신을 낳아 그로 하여금 인류의 구원사업을 이루게 하셨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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