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오 복음에 나타난 마리아

 

2.2. 마태오 복음에 나타난 마리아


마르코는 예수의 세례와 함께 자신의 복음을 시작하지만 마태오는 예수의 유년설화로서 시작한다. 정확하게는 (루가와는 달리) 예수의 유년설화 전에 이른바 예수의 족보에 대한 기록이 앞서 나온다. 마태오 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족보는 예수의 조상들의 계보를 밝히기보다는 주관적으로 예수님의 정체를 밝히는데에 그 의도가 있다고 하겠다. 즉 1장 1절에서 밝히고 있듯이 예수님이 아브라함의 후예이요 다윗의 후예인 메시아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마태오가 제시한 족보에 따르면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가 14대, 다윗부터 바빌론 유대 시초까지가 14대, 바빌론 유배 기간부터 예수의 탄생까지 14대(실은 13대)이다. 마태오가 의도적으로 14대씩 3번으로 구분한 취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정설은 없는 형편이다. “다만, 예수의 족보에는 이스라엘 역사가 압축되어 있다는 것, 하느님께서는 그 역사를 면밀히 계획하고 실현하셨다는 것, 바로 그 역사의 절정에 이르러 예수께서 탄생하셨다는 것을 복음작가가 강조했다는 점에는 누구나 동조한다”.1)


그런데 메시아 예수께서 태어나시는 결정적인 대목에서 특이한 점이 발견된다. 마태오는 그때까지 ‘누가 누구를 낳고’라는 도식적인 표현을 사용하여서 족보를 설명하였고 이에 따르면 ‘요셉은 예수를 낳았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그 대신에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는데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 하는 예수가 태어나셨다”(마태 1,16)라고 표현하였다. 이런 변형은 메시아 예수가 다윗의 후손임을 입증하려는 마태오의 노력과는 반대되는 듯이 보인다. 그러나 마태오는 예수 아기가 비록 요셉의 친아들은 아니지만 합법적인 아들로서 다윗의 후손이 되었다는 것을 밝히는 동시에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예수가 원래 누구에게 근원을 두고 있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즉 하느님 스스로 당신 영이 처녀 마리아에게 활동하게 하심으로써 이스라엘 역사에서 새로운 시작을 마련하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다윗 왕조의 계보는 하느님의 직접적인 개입을 통해서 완성에 이르게 된다.


족보에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 말고도 다른 네 여인이 수록되어 있다. 다말(3절)과 라합(5절)은 가나안 원주민이고, 룻(5절)은 모압 출신 여자였다. 그리고 솔로몬의 어머니 바쎄바는 다윗의 아내가 되기 전에 본래 히티트 출신 군인 우리야의 아내였다(6절). 그러니까 네 여인은 자신이 이방인이거나 남편이 이방인이었다. 마태오는 이를 통해서 예수께서 유다인들뿐 아니라 이방인들의 메시아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추측된다.


그리고 네 여인들의 또 한 가지 공통점은 정상적인 부부관계가 아닌 매우 기이한 인연으로 아들들을 낳았다는 사실이다. 다말은 자식 없이 남편과 사별한 다음에 속임수를 써서 시아버지 유다와 동침하고(창세 38장 참조), 라합은 예리고의 창녀(여호 2,1-21; 6,17.22-25)로서 살몬과 관계하고, 과부 룻은 보릿가리 옆에서 잠든 보아즈를 유혹하여 결혼하고(룻, 3,1이하 참조) 바쎄바는 계략을 통해서 자신의 남편을 전사케 한 다윗과 결혼하였다(2사무 11,4; 12,1-14 참조). 이렇게 이들 네 여인들은 비정상적이고 기이한 방식으로 아들들을 낳았다. 유다교의 율사들의 해석에 따르면 하느님께서는 극적으로 개입하시어 이들을 “이용”하셔서 다윗의 가계, 메시아의 가계가 바야흐로 끊어지려는 순간순간에 가계를 이으셨다. 이런 맥락에서 마리아가 정상에서 벗어난 기이한 방식으로 아들을 낳은 것 역시 하느님께서 다시금 극적으로 개입하셔서 구원 활동을 하신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하겠다.2) 


마태오 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유년기 설화는 루가의 유년기 설화와는 차이가 난다. 루가 복음에서는 마리아가 전면에 등장하지만, 마태오 복음에서는 요셉이 중심 인물이다. 그는 꿈을 통해서 하느님의 명령을 받고 이를 충실하게 실행하는 사람으로 ― 물론 그 명령의 내용은 항상 예수 아기와 그의 어머니에 관한 것이지만(마태 2,11.13-14, 20-21) ― 묘사된다.


바이너르트는 마태오 복음에 나타난 마리아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마태오는 우리에게 고유한 마리아상을 전해주지 않는다. 우리는 마리아의 인격적인 면모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아낼 수 없고 단지 그녀의 사명에 대해서 조금 체험할 뿐이다. 마태오는 아기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관심을 두었다. 마리아는 이사야가 언급한 바 있는(이사 7,14) 메시아에게 생명을 선사하게 될 저 젊은 여인이다. 하느님을 이를 위해서 마리아를 모든 여인들 가운데서 선택하셨다. 그녀는 정해진 역할을 다한 다음에는 뒷전에 머무른다. 마리아는 아들이 있는 곳에 있지만 그의 삶과 활동에는 더 이상 개입하지 않는다. 그래서 마리아는 요셉과 비슷하게 하느님께 순종하는 시녀의 모습을 드러낸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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