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를 짊어진 사람

 

그리스도를 짊어진 사람




나오는 이들




부르슈, 부르슈의 어머니, 대장장이, 대장장이의 아내, 부자, 재판관, 마귀, 뱃사공,    






막이 열리면




   – 제  1  막 –




어 머 니    그 애는 어딜 갔을까? 조금 전 까지도 밖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는데…..어제 밤에는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입을 다물고 있더니…


              (계단 뛰어 올라오는 소리) 아 -, 지금 돌아오나 보다. 저렇게 큰 소리를 내면서 층계를 막 뛰어 올라올 사람은 그 애 밖에 없을테니까.


브 르 슈      어머니, 다녀왔습니다.


어 머 니     너는 밤이 늦도록 어디 가서 있었니?


부 르 슈    어머니, 전 언제나 집 안에서 가만히 앉아 있기만해야 됩니까? 젊어서인지 이곳 저곳 떠나고 싶은 마음 뿐인걸요. 세상을 알려면 될 수  있는 데로 멀리 떠나야 할 것 같아요.


어 머 니    될 수 있는대로 멀리 떠난다고? 어째서 그런 생각을 하니? 그럼 넌 이 집이 싫어졌다는 말이냐? 언제나 너를 걱정하고 있는 이 어미를 혼자 두고 어디로 가겠다는거야?


부 르 슈     이 집이 싫어서가  아니예요. 넓은 세상이 보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거든요.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단 말이예요.


어 머 니      그런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마라. 그것은 살다보면 차차로 알게 될거야. 네가 일부러 먼 곳까지 찾아 갔다가, 어려운 일이라도 만나면 어떡하니?


              집을 한걸음이라도 나서봐라. 누구하나 네 걱정을 해주는가?


              누가 너를 위해서 하루 세끼 밥을 지어 주겠니?


              그리고 누가  밤 늦도록 네 양말을 기워  주고, 누가 아침 일찍 일어나 너의 때묻은 옷을 빨아 주겠니? 이 어미만이 널 사랑하니까 이런 것을 하지, 어림도 없어.


부 르 슈      어머니 그것은 저도 알아요. 그렇지만  가고 싶은걸요. 제 친구들은 모두 다 가버리고, 저만  남았단 말이예요. 머지 않아 친구들은 여러가지 일을 알아 가지고 돌아 올거예요. 그런데,  저만은 언제까지 이렇게 있어야 하나요? 싫어요. 정말 싫단말이예요. 전 가고야 말겠어요.


어 머 니      그러면 너는 대관절 어디로 가겠다는거냐?


              친척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는데….


부 르 슈      어머니, 전 아무 것도  필요 없어요. 다만 자루 하나 등에 짊어지고 산과 들을 걸어 가렵니다. 언젠가 엄마가 말씀하셨잖아요? 전 주일 날에 난 애라구요. 그러니 하느님께서 특별히 지켜 주실거예요. 절대로 잘 못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저는 꼭 가겠어요. 그리고 세계에서 제일 강한 사람이 누구인가를 찾아 내고 말겠어요. 그리고 그 사람의 부하가 되겠어요.


어 머 니      제일 강한 사람이 언제나 제일 옳은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단다.


부 르 슈    어머니, 그런 것을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는 무엇이 참으로 강하고, 무엇이 참으로 옳은지 잘 생각해 보겠어요. 그러니 어머니, 제발 절 보내 주세요.


어 머 니      그토록 가고 싶다면 할 수 없구나. 가거라, 이 에미는 언제나 너를 기다리고 있겠다. 내가 언제나 너를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아무쪼록 몸 조심해라….


부 르 슈     어머니, 안녕히 계세요. 그럼 다녀 오겠습니다. 언제나 어머니 말씀 잊지 않겠습니다.




– 제 2 막  부르슈와 대장간 –




              부르슈는 휘바람을 불면서 등장. 대장간의 소리가 점점 크게 들려                 온다.




부 르 슈      어쩐지 몹시 큰 소리가 나는 걸. 무척 힘이 센 사람임에 틀림없어. 그 굳은 쇠와 강철을 마음데로 꾸부리기도하고 펴기도하니 말이야… 그렇다! 들어가서 그의 제자가 되리라. (문을 두드리며) 주인 계십니까?


대장장이      누구냐? 들어 와~   황금 자루를 짊어지고 온 자냐?


부 르 슈      황금 자루라니? 그런 것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저는 다만 이곳에서 제일 힘이 세 보이는 당신의 부하가 되고 싶은 것 뿐입니다.


대장장이      제일 강하다구? 그야 물론 내가 가장 강하지. 야 – 젊은 친구, 와서 이 팔을 좀 만져보라구. 이 알통을 만져 보란 말이야.  내가 이 주먹으로 조금만 건드려도 너 같은건 세 주일은 누워 있어야 할걸.


부 르 슈     와 … 대단한 힘이십니다. (꿇어 앉는다) 그러면 아저씨, 제게 좀 가르쳐 주실 수 있겠습니까?  그렇게 힘이 센 비결을요?


대장장이     좋아. 가르쳐 주고 말고. 내가 하는 말을 잘 듣고, 열심히 하기만 한다면야, 나처럼은 못되도, 내 절반은 될 수 있지.


부 르 슈      그것 참 신나겠네요. 어서 가르쳐 주세요.


대장장이     너무 덤비지 마. 모든 것은 때가 있는 법이야. 이 근방 마을에 사는 자들은 내가 얼굴을 내밀기만 하면 모두 걸음아 나 살려라하고 도망을 가거든 그도 그럴 것이 도망하지 않으면 붙잡혀서 허리가 부러지고 마니까, 하하하… 너는 아직도 새파란 풋나기지만 내가 너만했을 때는 동네가 떠들썩했단 말이다.


대장장이아내  (성이나서 들어 온다) 일하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했더니, 또 지껄이고 있었군! 정말로 어찌 할 수 없는 놈팽이란 말이야. 불만 쓸데없이 벌겋게 피어 놓고 망치는 내 팽개쳐두니 일거리는 밀리고, 양식도 떨어지고, 집안 구석엔 먹을 것 하나 찾아볼 수 없으니 …. 아이고 속상해, 그런데 … 이 멍청해 보이는 청년은 누구요?


대장장이     일을 배우러 왔다는군.


대장장이아내 뭐라구요? 당신 같은 사람이 남에게 일을 배워 준다고요? 당신 같은 사람이! 말도 안되는 소리!


부 르 슈     아, 이 아주머니가 더 강한 것 같네.


대장장이아내 (몽둥이를 가지고 와서)  이래도 정신을  못차려? 이 변변치 못한                 사람아!


대장장이      용서해 줘. 항복 항복 (도망쳐 들어 간다)




– 제 3 막  부르슈와 대장장이의 아내 –




대장장이아내 야 – 이 풋나기야, 세상에서 제일 강한 사람은 나란말이야. 그러니 오늘 부터 내 부하가 돼 내가 시키는 대로 하란 말이야, 알겠어? 아침은 네시에 일어나 물을 열번  길어 오고, 장작을  두짐 지어 오고, 그리고 석탄도 헛간의 것을 옮겨 놓도록 해. 그걸 못하면 가만두지 않겠어.  우리 집에선 게으름뱅이를 하루도 있게 할 수 없어.


부 르 슈     (혼잣말로) 와- 이건 정말 눈알이  핑핑 돌아 가는 걸, 머리가 띵해 오는 것 같네. 해낼 것 같지도 않고 …. 어머니 말씀이 생각나네.


대장장이아내 무엇을 꾸물거리는 거야. 빨리 헛간에 가서 장작을 가져와. 아직도 어제 밤의 재가 남아 있잖아? 빨랑 빨랑 하란 말이야. (문을 두드리는 소리)


              누구요? 바쁘니까. 손으로 열고  들어 와 (문여는 소리)


               와! (깜짝 놀란다)


부    자      안녕하시오. 날씨가 참 좋지요. 그런데 그 빌려간 돈은 어찌 됐소?


              한 달 전에 돌려 주기로 약속을  해 놓고 지금까지 한푼도 갚아 주지 않으니 나도 더는 못 참겠소. 내일 아침까지  그 돈을 갚지 않으면 이 집을 팔아 버릴 수 밖에 없겠소.


대장장이아내 인정 깊으신 부자 영감님!  딱한 우리집 사정을 제발 동정해 주세요. 1원도 남김없이 꼭 갚아드리겠어요. 제발 몇일만 더 기다려 주세요.


부    자     (성이 나서) 뭐라고? 인정, 동정, 사정, 두말 할 것 없어. 돈을 갚으란 말이야. 이거 무기한으로 연기할 뱃심인가? 안돼! 안된단 말이야! 당장 갚으시오.


대장장이아내  부자 영감님,  보름만 더 참아 주세요.


부    자      안돼!  내일까지, 그 이상은 안된다 말이야.


대장장이아내 부자 영감님, 그런 말씀은 마시고 (무릎을 꿇는다) 제발 가난한 이몸 불쌍히 여겨 주세요.


부    자      내가 그렇게 호락 호락 넘어 갈 사람같아?  흥 – 이젠 안  속아. 지금 돈을 갚든지  이 집을 팔든지 하란말이야!


대장장이아내  (운다)


부 르 슈      저 꼴을 보니 이집 아주머니도 제일 강하지 못 한것 같군. 부자 영감님,  오늘 부터 저를 당신의 부하로 삼아  주십시오. 전 제일 강한 사람의 부하가 되고 싶습니다.


부   자       아! 이 청년 아주 똑똑한데가 있구먼. 좋아 좋아. 나를 따라오게




              두 사람 퇴장






– 제 4 막 –




부 르 슈      부자 영감님, 제게 무엇을 가르쳐 주시렵니까?


부    자      뭐라고?  아—  이제 곧 알게 될거야. 돈이란 참 편리한 것이어서 모든 사람을 굽신거리게 할 수 있지


부 르 슈      아까 그 아주머니처럼  말이죠?


부    자      그래, 그래,  누구에겐가 돈을 빌려 주기만  하면 그 때 부터 내 종이 된것이나 다름없지. 그들은 내게 높은 이자를 줘야 된단 말이야. 그리고 돈을 갚지 못할 형편이 되면  그  땐 별 수 없이 나에게 굽신 굽신 거리게 되는 거야. 자, 이것 봐라. 이  돈 주머니. 이것이 세상에서 제일 강한 것이야. 이것을 휘어잡기만하면 온 세상이 그 앞에서 무릎을 꿇게되는거야.


부 르 슈      아, 굉장한 힘인데요. 저는  그와 같은 것의 부하가 되고 싶었거든요. 그러면 당신은 이 세상에서 무서울 것이 없겠네요?


부    자     물론이지. 내가 무서워하는건 아무것도 없고 말고. 암……


재 판 관      야 ! 이 놈 ! 한번 더 말해 봐, 이 거짓말장이가 –


부    자     누구냐? 무슨 볼일이냐?


재 판 관      무슨 볼일이냐구? 


              이 글씨를  알아 보겠지? 여기서 이러니 저러니 하지 말고 재판소에 가자. 할말이 있으면 거기 가서 하란 말이야.


부    자     재판소에 가야 된다고요?  나는 죄를 지은 일이 없단 말이요.


재 판 관      무엇이 어째?


              사기치고, 법정에서 거짓 증언하고, 그뿐인가, 이렇게 나쁜 짓을 했다는 증거가 뚜렷한데도 시치미를 Ep다니, 이 서류를 봐!


부    자      재판관 나리! 한번만 봐 주세요. 돈을 두둑히 드리겠소.


재 판 관     뭐라고? 뇌물로 죄를 눈감아 달라고?


              그렇다면 너는 뇌물을 쓴 죄로 형이 더 가해질거야!


부    자     아니, 아니, 뇌물이 아닙니다. 벌금으로 내겠다는 것 뿐입니다.


재 판 관     죄가 가벼울 때는 벌금만으로 되겠지만 너는 안돼!  죄가 너무 많아 ! 나와 같이 가야겠어.


부    자      아 아 , 제발, 나리, 한번만 봐 주십시오.


              집에 돌아가 가족을 만나게 해 주십시오.


재 판 관      안돼, 안돼, 네가 말하는 것은 믿을 수가 없어. 


              그러다가 도망칠지도 모르니까


부    자      아이고, 이것 참 큰일 났네 …. (두 사람 퇴장)


부 르 슈      부자도 별 수 없군. 재판관이 제일인가봐 !






  – 제  5 막   부르슈와 재판관 –




재 판 관      (탁자 위에 있는 커다란 책을 보면서) 자, 부르슈, 이것을  봐라.  이 큰 책 속에 재판관이  알아야 할 것들이 가득 들어 있지. 이것을 배워두면 사람들은 누구나 내 앞에서 벌벌 떨지. 특히 양심에 걸리는 것이 있는 사람이나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모두.


부 르 슈      그래서 모두 당신을 그처럼  무서워 하는군요.


              그렇지만  이 두꺼운 책을 다 읽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는데                  요?


재 판 관      자, 여길 봐라.  돈과  재산에 대한 것이야. 집과 토지에 관한 것도                 여기에 …


부 르 슈      와– 보기만 해도 눈이 돌아 가네요. 마치  깨알같은 글자들이 춤을 추고 있는 것 같군요.


재 판 관      (책장을 넘긴다) 그리고 여기에는 사람이 나고 죽는 일에 관한


               법률이 있지.


              살인한 자와 절도범, 강도범에 대해서도 여기 다 있다. (책을 덮으며) 전부 1천 8백 72조. 이것만은 알아 두어야 한다.


부 르 슈      햐 – 참 대단하시네요. 이 법률로  당신은 지금까지  대관절 몇 사람이나 사형에 처했나요?


재 판 관      지금 똑똑히 생각나지는 않지만 대략 5백명쯤은 되겠지


부 르 슈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두 나쁜 짓을 했던가요?


재 판 관     물론이지.  그 중 서너 사람은 잘못 사형 언도를 내렸을런지도


               모르지만.


부 르 슈     저는 당신의 손가락 끝만큼도 될 것 같지 않군요. 자신이 없습니다.


재 판 관      괜찮아.  자신을 가지고 재판관이 되도록  힘쓰면, 나처럼 사람들이 무서워 하는 재판관이 될  수 있을 거야.


부 르 슈     대관절 지금부터 이런 책을 몇 권이나 읽어야 재판관이 될 수 있나                 요?


재 판 관      최소한 열 다섯권이나 스무권 쯤은 되겠지.


부 르 슈     화 – 마귀라도 그렇게 많이 배울 수는 없을 텐데.


재 판 관      (갑자기 놀라며 손을 흔들면서)


              이것 봐, 마귀라는 말을 그렇게 함부로 하는 것이 아니야. 그것은 제일 나쁜 버릇이야. 너는 모르겠지만 그것만큼 무서운 것은 없어. 이 세상의 악한 일은 모두 그것이 꾸며내지. 그것에 붙들린 사람은 우리 재판관도 무서워 하지 않지. 나는 그것이 제일 싫어.


부 르 슈      (일어 서면서) 그러면 당신도 무서워 하는 것이  있었군요.


              이건 참 놀랄일인데요. 그럼 나는 마귀의 부하가 되렵니다. 마귀가 제일 강하니까요.


재 판 관     (손을 흔들면서) 마귀, 마귀하지 말고 어서 내 앞을  떠나주게.


              어서, 어서  (부르슈 퇴장)






– 제  6 막  부르슈와 마귀 –




부 르 슈      (길위에 혼자 서서) 아아, 인간은 모두 어째 그렇게  약할까?


              아무리 잘난 척을 해도 마음 속은 언제나 떨고만 있으니, 온 세상의 누구 한 사람, 두려움을 모르는 자가 없다니…. 아아, 마귀, 마귀, 그렇다. 나는 마귀를 만나보고 싶다.


마    귀      아까부터 나를 부르는 놈이 누구냐? 무슨 볼일이냐?


부 르 슈     저는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를 찾고 있습니다.


              가령  그것이 마귀라면 마귀의 부하가 되고 싶습니다.


마    귀      좋아, 그러면 지금부터 나를 따라서 지옥에 가자. 지옥에는 네가 상상도 못할 커다란  솥이 있지. 그 솥안에는 불꽃이  이글이글 타면서 끓고 있는데 그 불꽃  속에는 지금까지 죽은 모든 악인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지. 네가 내 부하가 되려면 우선 그것을 보고 무서워하지 않아야해. 그 후에 나는 네 영혼을 받기로 하겠어.


부 르 슈      나는 이제 그 어떤 일에도 두려움을  모르는 사람이 되겠어요.




               두사람이 같이 간다




마    귀      (저편을 보더니 갑자기 몸을 떤다) 으악 -저것은 십자가가 아니야?


              아이고 무서워라!  마귀 살려— (도망친다)


부 르 슈      야– 아, 마귀가 도망을 치다니, 이상하다. 십자가가 그렇게도 무서                 운가?


              마침 저 나룻터 길목에 집이 한채 있구나. 가봐야겠다.


               퇴장




  – 제  7  막  부르슈와 뱃사공 –




부 르 슈     할아버지, 저는 이 나룻터에 온지 벌써 7년이 되었습니다.


              그 떄 할아버지는 세상에서 제일 강한 저  십자가의 주인을 만나게 해 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러나 벌써 7년이 되었습니다. 십자가만 저렇게 서 있고, 할아버지는 지금 거의 죽게 되었는데 대관절  십자가의 주인공은 언제 이곳에 나타나십니까?


뱃 사 공     (누워 있다) 오 오  젊은이여! 


              조금만 더 기다려 보게. 십자가의  주인공은 언제 나타나실지 모른다네. 다만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말로는, 주일날이 생일인 어떤 사람이  크리스마스의  밤에 여기서 주님을 만난다고 전해오고 있지.


부 르 슈      (깜짝 놀라면서) 네? 제 어머님께서 제가 주일날 났다고 말씀하시                 던데요.


뱃 사 공      그래? 오늘 밤이 또 마침 크리스마스인걸.




               고요한 노래 소리가 들려온다. 두 사람은 꿈을 꾸듯이




부 르 슈      (깨어나서) 할아버지, 들려옵니다. 노래 소리가 …. 아… 꿈인가?


뱃 사 공     무슨 꿈을 꾸었나?


부 르 슈     베들레헴 외양간과, 천사와, 양치기 목자들과, 그리고   요셉과, 마리아의 모습이 보여요……


뱃 사 공      이것 참 이상한 일이네.




               멀리서 “ 건너 주세요. 건너 주세요”라고 어린이의 외치는 소리


               들린다




부 르 슈      (창밖을 내다 보며) 강 건너 기슭에 어린 아이 하나가 서 있어요.


              등불을 들고 ….


뱃 사 공      이런 태풍을 뚫고 배를 저어 갈 수 는 도저히 없지,


              배도 사람도 함께 빠져 죽을 뿐이야. (“건너 주세요. 건너 주세요” 어린이의 울음소리 들린다)


부 르 슈     아, 아, 자꾸만 부르고 있어요. 가엾게도 아주 작은 어린애예요.


              제가 갔다 오겠습니다.


뱃 사 공      안 돼! 안 돼!  이런 태풍에 배가 뜰 수 없어.


부 르 슈      배로 갈 수 없으면 그냥 가서 업고 오겠어요. 


              저 울음 소리를 듣고 가만 있을 수가 없어요. (퇴장)


뱃 사 공      안된다니까?  그만 두라면 그만  둘 것이지. 고집을 피우다니—


              할 수  없는 청년이군. 물에 빠져 죽으려고…….




               태풍의 음악 윌리암 텔과 같은 것– 한참 흐른다


               등잔불이 가물거린다. 조용해 진다




부 르 슈      (등장 ) 할아버지!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뱃 사 공      아 아, 돌아 왔는가?


부 르 슈     제가 강을 겨우 건너서 저 편 기슭에 오르니 그 아이는 두 손을 내밀어 업어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를 업고 강물 한 복판쯤 오니, 바람은 점점 더 세차게 불고, 물은 불어 나고, 등에 업은 아이는 갑자기 돌처럼 무거워져 잠시도 서 있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 아아, 큰일이다. 이젠 죽게 되었구나’ 라고 생각한 저는 고함을 질렀지요. “하느님 살려 주세요” 라고. 그런데 이상하게도 내 등위에서 그 어린애가 “나는 세계에서 제일 강한 그리스도다”라고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 아 그렇습니까, 지금까지 저는 당신을 찾고 있었습니다. 저를 당신의 부하로 삼아주세요”라고 말하니, 그때부터  바람이 자고, 등에 업은 어린애는  솜털처럼 가벼워졌어요. 그리고는 이런 말이 들려 왔어요. “너는 지금 그리스도를 짊어지고 있다. 네 이름은 지금부터 ‘그리스도 폴’ 이라 불리리라” 그리고 이쪽 강 기슭에 올라 오니, 그 아이는 보이지 않았어요.


뱃 사 공       그래?  참으로 이상한 일이로구먼.


               그러면 이제부터 자네이름이‘그리스도 폴’이란 말이지. 그리스도를 짊어진 자란 말이지. 그리스도를 짊어지고 이 세상을 살아 가는 사람이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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