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종

 

크리스마스 종




< 박화목 글 >




나오는 이들 




산도둑 3, 하늘천사 둘, 종지기, 8개의 종(키순서대로 8명의 어린이, 도레미파솔라시도의 각 음을 상징), 마을사람들




때 




크리스마스 가까운 어느 날




곳 




산촌 어느마을




막이 열리면




< 제 1 막 >






             깊은 산속의 어느 토굴앞


             배경에 초겨울 산을 그리고 두어 그루나무를 만들어 세우면 좋다.




제 1 장 –



             막이 오르면 산도둑 셋이 토굴 앞에 아무렇게나 웅크리고 앉아서 지펴논 모닥불을 쪼이고 있다. 산마루 위의 하늘에는 저녁놀이 곱게 번지고 있다.(조명으로 처리)




산도둑 1     여보게, 저녁 때가 되었네.


산도둑 2     그래서?


산도둑 1     그래서가 뭐야? 슬슬 일하러 가야지.


산도둑 3     우리 같은 산도둑이 무슨 할 일이 있다는 거냐?


산도둑 1     할 일이 있지. 우리 산도둑이 할 일은 말야?


산도둑 3     뭔데?


산도둑 1     뭐겠어. 도둑질이지.


산도둑 2     하하, 그 말 잘했어. 그래, 뭐든 훔치러 나가자.


산도둑 1     낮잠은 실컷 자 뒀겠다~


산도둑 2     이제부터는 일하러 나가야 할 때가 됐으니까. 슬슬 움직여 볼까?


산도둑 3     그런데 말야 오늘 밤은 뭘 훔치면 좋겠어?


산도둑 1     그거야 마을에 내려가 보면 알 거 아냐?


산도둑 3     아니야. 미리 생각해 두고 마을로 내려가는 것이 좋겠어. 무턱대고 갔다가는 말일세


산도둑 1     그래서?


산도둑 3     지난 번엔 훔칠 것이 나타나지 않아서 괜히 서성거리다가 돌아왔잖아


산도둑 2     그 말이 맞아. 오늘은 무얼 훔칠지 결정해 놓구 내려가세


산도둑 1     그럼 무엇을 훔치는게 좋을까?


산도둑 3     그걸 생각해 보자니까


산도둑 2     (무릎을 탁치면서) 그렇지! 좋은 수가 있어


산도둑 3     좋은 수가 있다니 뭐야?


산도둑 2     마을에 내려가면 말야


산도둑 1     그래 마을에 내려가서


산도둑 2     마을 한가운데 성당이 있거든.


산도둑 3     그래, 성당이 있지


산도둑 2     성당에는 종탑이 있잖아


산도둑 3     종탑이 있지


산도둑 2     그 종탑 꼭대기에 매달려 있는 종들을 가져오잖 말이야


산도둑 1     그 종들을 가져다 뭘해?


산도둑 2     뭘하긴? 팔아서 돈으로 만들지


산도둑 3     종들을 훔쳐다 팔자고?


산도둑 2    그래, 그 종은 값이 많이 나갈거야. 어쩌면 은으로 만들었는지도 몰라.


산도둑 1     그걸 어떻게 알아?


산도둑 2     성당에서 종이 울릴 때는 말이야 아름다운 음악이 들려오거든


산도둑 1     나도 들은 적이 있어. 정말 아름다운 음악이 들렸어. 그러니까 자네 말대로 값이 나갈거야


산도둑 3     에끼, 고약한 산도둑같은 이라구


산도둑 2     누구는 산도둑 아니랄까봐?


산도둑 3     아무리 산도둑이라도 성당 물건을 훔쳐?


산도둑 1     어쭈! 양심있는 말하네


산도둑 2     그게 아니구


산도둑 3     그게 아니라면?


산도둑 2     그 종을 이 산속 마을에 두긴 아깝다 이거야. 도회지에 내다 팔아서 도회지 사람들이 들으면 좋을 것이 아니겠냐 말이야?


산도둑 3     더 많은 사람들이 들을 수 있게 말인가?


산도둑 2     바로 그거야. 그 종은 바로 음악종이야


산도둑 1     그럼 됐어. 결정했어. 오늘 밤은 그 음악종을 훔치는 거다.


산도둑 3     마음이 좀 캥기네만 그렇게 하세


산도둑 2     슬슬 내려가노라면 밤이 될 거야. 그러면 종을 훔치러가세.


산도둑 1     그래, 알았어. 음악종을 훔치러 가자.


산도둑 3     성당종을 훔친다…어쩐지 몸이 떨리는데.


            (뒤통수를 벅벅 긁으며 다른 산도둑을 따라 왼쪽으로 나간다. 무대 잠시 어두워진다.)




– 제 2 장 –




             무대, 다시 밝아지면 -이른아침-


             산도둑 셋이 8개의 종들을 셋,셋, 둘로 나눠 포승을 지어가지고 왼쪽으로 들어온다. 종은 키 순서대로 선다.




산도둑 1     어휴, 이제야 다 왔다.


산도둑 2     어째 종들이 이렇게 무겁지? 땀깨나 흘렸는걸


산도둑 3     자넨 종 두 개를 짊어지고 오면서 그래?


산도둑 2     하지만 내가 짊어진 건 큰 종이잖아?


산도둑 3     어쨌든 들키지 않고 무사히 돌아왔으니까 다행이야


산도둑 1     정말 이것들이 은으로 만든 종일까? 날이 밝았으니 살펴보세


산도둑 2     어라? 이건 놋쇠로 만든 종이잖아?


산도둑 1     뭐라고? 은으로 만든 종이 아니라고?


산도둑 2     이것 보라구, 이게 놋쇠지 은이야?


산도둑 3     그러네


산도둑 1     괜히 헛수고만 했네


산도둑 2     아, 이건 또 뭐야? 등에 뭐가 써붙어 있잖아?


산도둑 3     무슨 말이 써있어? 뭐라고 써 있는지 빨리 읽어봐


산 도 둑     (셋이 함께 종들의 등을 돌려가며) 사랑 기쁨 평화 인내 친절 선행                진실


산도둑 2     그리고 요 아주 쬐그만 종은 뭐야? 회심이라 써 있네.


산도둑 1     회심이 뭐지?


꼬 마 종     회심이 뭐긴 뭐야? 바른 마음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이지




             산도둑들 놀라 뒤로 주춤거리며




산도둑 2     요게 말을 할 줄 아네


  종 1       우린 말을 할 수 있어요


  종 2       노래도 할 수 있구요


  종 3       그래서 우린 노래종이라고도 하고 음악종이라고 하죠


산도둑 3     맞아. 너희 종소리는 정말 아름다웠어


산도둑 2     그래서 우린 너희들이 은으로 만들어진 줄 알았다구


산도둑 3     너희들 그럼 우리에게 노래 한 곡조 들려주렴


  종 4       우린 종탑에 달려있어야 종이 울리고 노래도 부를 수있어요


산도둑 1     여기선 안된다는 거야?


  종 5       그렇지요


  종 6       그러니 우리를 다시 성당 종탑으로 데려다 주세요


  종 7       종탑지기 아저씨가 놀라실거에요. 우리가 없어진 것을 알면 말이에요.


꼬 마 종     아저씨들, 저희들 부탁 꼭 들어주실거지요


산도둑 2     에이 귀찮아. 우린 화가 나 죽겠어. (꼬마종을 떨어뜨린다.)


꼬 마 종     아이구, 나 죽네. 아니 나 깨져요(몇 걸음 비틀거리다가 쓰러진다)


  종 1       어머나 꼬마종이 깨졌잖아. 어쩌면 좋아


  종 2       저 꼬마종은 제일 높은 소리를 내는 종인데


  종 3       우리 종8형제는 각각 제소리를 내야 노래를 할 수 있어요


  종 4       아저씨들, 이제 우리를 어떻게 하실 건가요?


산도둑 2     가만있어봐. 생각 좀 해보자


산도둑 1     은으로 만든 종도 아니니 어차피 돈도 안 될 바에야


산도둑 2     제자리에 도로 갖다 놓자 이거지


산도둑 3     그렇게 하는 것이 좋지 않겠어?


산도둑 2     좋아. 그렇게 하지. 오늘이나 내일 밤 다시 마을에 내려가는 거다


산도둑 1     저 깨진 꼬마 종은 어떻게 하지


산도둑 2     깨졌으니 별 볼 일 없잖아. 버리는 수밖에


  종 1       그건 안돼요. 함께 가야해요


  종 2       깨어졌지만 고치면 괜찮을거에요.


산도둑 3     깨어진 종을 버려두자니 그러니 함께 올려다 놉세


산도둑 1     그렇게 하지




             종들이 어휴하고 안심하는 함숨을 쉴 때 무대 어두워지면서 막이


             내린다.






< 제 2 막 >




– 제 3 장 –




             성당뜰. 왼쪽에 종탑이 서 있다. 오른쪽에는 성당 정문 앞부분만 보인다. 막이 오르면 종지기 종탑 아래 넋을 잃은 듯 서 있다.




종 지 기     (종탑 위를 바라보며 혼잣말로) 이를 어쩐담. 종들을 모두 도둑 맞았으니, 이 음악종은 우리 마을의 자랑이었는데. 며칠 있으면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데 크리스마스 노래를 들려주지 못하면 마을 사람들이 모두 실망하거야. (잠시 말을 끊고 종탑 아래서 오락가락하면서 기도한다) 잃어버린 종들을 찾게 해주세요. 이 종들을 훔쳐간 도둑들의 마음을 돌려서 종들이 돌아오게 해주세요


마을사람     (왼쪽으로부터 헐레벌떡 뛰어오며) 거, 기..김서방


종 지 기     (깜짝 놀란다)


마을사람     찾았어요 찾았어. 찾았다니까


종 지 기     무얼 말인가?


마을사람     뭐긴 뭐겠나, 잃었던 종을 찾았다니까


종 지 기     뭐라구? 도둑맞은 종을 찾았다고?


마을사람     그렇다니까


종 지 기     종이 어디 있는데


마을사람     동구 밖 언덕아래 있어. 산도둑들이 거기다 놓구 갔나보네


종 지 기     그럼 어서 옮겨 와야지


마을사람     빨리 가보세




             무대 잠시 어두워졌다가 밝아지면 마을사람들과 종지기가 8개의 종을 각각 나눠가지고 온다. 종들은 종탑 아래 나란히 선다.




종 지 기     정말 수고들 했소. 잃었던 종을 찾았으니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마을사람     산도둑들이 훔쳐갔던 물건을 돌려주다니 모를 일이야


마을사람2    아마 하느님께서 산도둑들의 마음을 돌려 놓았을걸세


종 지 기     그런가 보구먼. 내가 얼마나 마음 졸이며 기도했는지


마을사람     이젠 종이 돌아왔으니 크리스마스날 아름다운 노래를 들을 수가 있겠               군.


마을사람2    아무렴. 여부가 있나. 자, 그럼 이 소식을 온 마을에 전해야겠군


마을사람     우리 그만 가보겠소.


종 지 기     정말 수고들했소. 이번 크리스마스엔 더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드리리다.


             마을사람들 퇴장. 종지기 손을 흔들어 잘가라는 인사를 하고 8개의 종을 하나씩 살펴본다.




종 지 기     무사히 돌아왔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그럼 노래가 되나 음정을 맞춰볼까? 맨 아래 도부터  …도


   종 1      도


   종 2      레


   종 3      미


   종 4      파


   종 5      솔


   종 6      라


   종 7      시


꼬 마 종     (깨어져 제 소리를 못낸다)


종 지 기     왜 이러지? 다시 한번 해보자. 도


   종 1      도


   종 2      레


   종 3      미



             다시 한번 시험해 보았지만 8번째 꼬마종은 제 소리를 내지 못한다.




종 지 기     (놀라며) 꼬마종이 소리가 나지 않으니 왠일이지


꼬 마 종     깨어져서 그래요


종 지 기     뭐라고? 깨어졌다구?


   종 1      네, 산도둑이 꼬마종을 바닥에 내쳐서 깨졌어요.


종 지 기     저런, 어디 한번 보자. 많이 깨졌나?


꼬 마 종     모르겠어요


종 지 기     어디보자 (꼬마종을 살펴본다.)


   종 2      꼬마종이 많이 다쳤으면 어떻게 하죠?


   종 3      꼬마종이 없으면 노래가 안 되는데


종 지 기     꼬마종 뿐 아니라 너희 8개 종 중에서 단 한 개라도 빠지면 노래가 안되는 거야. 꼬마종이 깨졌으니 어쩌면 좋을까? 큰일났네


   종 4      큰일 나다니요?


종 지 기     사람들에게 어떻게 크리스마스날 아름다운 노래를 들려주지?


종    들     내일 모레가 크리스마스잖아요


종 지 기     그래, 그러니 크리스마스 노래를 불러 아기 예수님께서 태어나신 기쁜소식을 전해야 하는데


   종 1      꼬마종이 노래를 못 부를 만큼 깨졌나요?


종 지 기     지금 살펴보는 중이란다. 어디보자


             (다시 꼬마종을 살펴본다.) 깨진 상처가 굉장히 크구나. 우선 상처를               싸매보자.


꼬 마 종     잘 싸매 주세요. 아픔이 가시면 힘껏 노래를 불러볼께요.


종 지 기     잘 될지 모르겠구나. 최선을 다해볼게. 네가 제일 아름다운 음을 냈는데 고쳐지지 않으면 어떡하지


꼬 마 종     고쳐질 거에요


종 지 기     그렇게 되길 바란다만 아무튼 꼬마종아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네 상처를 싸맬 붕대를 가져올테니.


             퇴장




천 사 들     (조용한 걸음으로 나온다.)


천    사     천사장님, 이것 좀 보세요


천 사 장     참 딱하게 되었구나


천    사     종지기가 걱정하는 말 들으셨죠?


천 사 장     정말 어떻게 도와줘야 될텐데


천    사     꼬마종이 제 소리를 내도록 해주세요.


천 사 장    한번 해보자.(꼬마종 앞에 다가가서 한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천    사     이제는 괜찮을까요? 천사장님


천 사 장     괜찮을거야. 이제 어서 이곳을 떠나자. (둘은 사뿐사뿐 걸어 퇴장)


종 지 기     자 깨진 곳을 이 붕대로 싸매보자. 약도 가져왔어


꼬 마 종     그럴 필요 없어졌어요


종 지 기     그럴 필요가 없다니?


꼬 마 종     다 나았어요.


종 지 기     뭐라고? 다 나았다구?


꼬 마 종     네. 이젠 노래 부를 수 있어요.


종 지 기     정말이야?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안됐잖아?


꼬 마 종     그럼 우선 음을 맞춰봐요.


   종 1      도


   종 2      레


   종 3      미




             끝까지 다 가서 꼬마종도 제 소리로 도를 낸다.




종 지 기    (깜짝 놀라며 좋아한다) 어떻게 된거지? 이상한 일이다.


              그럼 이번엔 도미솔 화음을 내 볼까?




종    들     (세 파트로 나눠 화음을 낸다)


종 지 기     훌륭하다. 훌륭해. 언제 들어도 너희들은 정말 멋진 소리를 낸단 말이야.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고운 노래를 불러주렴. 크리스마스 기쁨을 모든 사람들에게 나눠주도록 하자.




             8개 종들이 아름다운 성탄 노래를 부를 때 막이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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