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가르침
교회는 인간의 性을 죄악시하거나 불결함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무시하지 않고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베푸신 축복의 하나로서 높이 평가하고 있다. 성서의 계시에 의하면 性은 하느님의 모상에 따라 창조된 인간을 존재론적으로 규정하는 것이기에 그 자체로 선한 것이며, 원조의 타락 이후에도 이 선함은 그대로 유지되어 인간 전존재의 구원에 있어서 性도 구원될 실존적 인간 존재에 참여하게 된다.1) 더 나아가 교회는 상호 신뢰에 바탕을 둔 자기 증여라는 의미에서의 인간의 性의 인격적 결합에 의해서 인간 존재는 완성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性이 본능적 욕망의 충족 수단이나 억압과 통제의 수단 등으로 인간에 의하여 마음대로 사용되어 질 때에는 인간의 완성을 방해하게 되고 하느님의 창조 계획과 의도를 무시하게 된다.2)
이러한 의미에서 교회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性의 목적과 가치를 분명히 가르치고 있다. 첫째, 교회는 전통적으로 性의 목적을 자손의 생간과 종족의 보존이라고 밝힌다. 제 2 차 바티칸 공의회 사목헌장3)에서는 “혼인제도와 부부애는 본연의 성격상, 자녀의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그로써 부부애는 절정에 달하고 흡사 월계관을 받아쓰는 셈이다”(48;50항)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교회는 부부행위의 목적은 자녀출산이며 이 자녀출산은 성의 자연질서에 의한 목적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교회는 같은 문헌에서 “약혼기를 순결한 사랑으로 성숙시키고 결혼 생활을 분열 없는 사랑으로 수호하라”(49항)고 권고하고 이어서 “사랑은 감정을 동반하는 의지의 작용으로 인격에서 인격에게로 향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며, 이 사랑은 또한 “몸과 마음의 여러가지 표현에 특수한 품위를 부여하고 또한 이 표현들을 부부다운 우정의 특수한 요소와 표지로 삼아 값지게 만든다.”4)라고 가르침으로써 남녀의 性의 합일을 “혼인의 고유한 행위로써만 독특하게 표현되고 완성되는 행위”(49항)라고 말하고 있다. 즉 하느님께서는 혼인과 가정을 위해서 性을 마련하셨으며 성행위는 혼인에 의하여 결합된 부부 사이에서만 정당하다는 것이다.5) 특히 혼인 전의 성관계는 “부부애가 자녀 출산과 교육을 지향하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 자녀의 가능성을 배제하고 자녀가 태어난다 하더라도 정상적이지 못한 환경으로 인하여 새롭게 性의 목적에 첨가된 자녀교육문제에 좋지 못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는 이유에서 불가하다고 밝힌다.6)
둘째, 교회는 성에 대한 전통적인 목적인 자녀 출산과 교육에 덧붙여 서로간의 상호애와 존경을 표현하고 부부간의 일치를 심화시킨다고 말한다. 즉 사목헌장에서는 “부부가 친밀하게 깨끗이 결합되는 행위(49항)”가 “진정 인간답게 행해진다면 자신을 서로 주고받는 것을 뜻하며 그것을 도와줌으로써 즐겁고 고마운 마음으로 서로를 풍요하게 만든다.”라고 밝히고 이어서 “서로의 신의로 보장되고 특히 그리스도의 성사로 성스럽게 된 이 사랑은, 역경과 순경에 몸과 마음이 갈릴 수 없도록 충실하며”(49항)라고 가르침으로써 부부간의 상호 신뢰와 인격의 존엄성의 의미에서의 性은 두 인격간의 상호 증여에 의한 전인적인 일치를 이루게 됨을 말하고있다.
특히 교황요한바오로 2세께서는 창조의 신비에 있어서 남자와 여자가 상호 선물의 차원에서 결합되었으며 서로에게 자신을 내어 주는 性은 인간의 가장 깊은 존재와 관련된다고 말씀하심으로써 성에 있어서 상호 증여에 의한 전인적인 일치를 강조하고 계신다.7) 따라서 교회는 性의 목적과 의의에 있어서 전통적인 개념인 혼인 제도 안에서의 부부애를 통한 자녀의 출산과 종족의 보존을 고수하지만, 이것만을 性의 유일한 목적으로 보지 않고 인격의 존엄성에 바탕을 둔 상호 신뢰와 증여에 의한 자기 포기로써 완전한 친교와 일치를 이루어 하느님의 창조력을 모방하고 구원에의 완성을 지향하게 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지금까지 性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의미를 세계사적 관점을 바탕으로 성서에서는 어떻게 말하고 있는 지와 성서의 계시와 교회 전통을 바탕으로 하는 교회의 가르침으로 알아보았다. 그러나 이것은 교회의 입장에서의 원칙과 근본 정신을 말한 것이므로 다양한 현실의 상황에 처해있는 현대의 성문화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그 의의와 중요성을 적용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성에 대하여 원칙적이고 근원적인 가르침을 펼치고 있는 교회의 성관념을 구체화시켜 오늘날의 상황에 대하여 적극적인 설득력을 확보한다는 의미에서 인간의 성에 있어서 그 행위의 올바른 기준과 참된 의미에 대하여 알아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은 性에 대한 전혀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고자 하는 시도이기보다 性의 근본적인 근거와 목적을 상기시킴으로써 실천적인 의미에서 性을 평가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