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성관념의 형성
우리 나라의 성문화에 있어서 그 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중적인 성관념이다. 이중적인 성관념은 개인적인 측면과 관계적 측면에서 파악되어질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개인적인 측면에서의 이중적인 성관념은 음성적이고 집단이기주의적인 성문화로 대표되어질 수 있다. 즉, 개인적인 의미에서의 이중성은 오히려 위선적이라는 편이 더 정확할 것으로 보이는데, 왜냐하면 유교적 전통에서 비롯된 성을 금기시하는 관습으로 말마암아 일반적으로 성에 대한 언급을 공적인 자리에서 논의하기를 꺼려하며, 공적인 자리에서 표현되어지는 성에 대한 의견이나 생각들과 사적인 자리나 개인적으로 실천하는 문제에 있어서의 성에 대한 태도가 상반되고, 더 나아가 혈통주의에 의하여 자신의 가족, 특히 아내나 딸의 경우 성적으로 “깨끗해야”한다고 생각하는 반면에 자신이 성적 노리개로 삼는 여성들에 대해서는 한편으로 마음껏 이용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더러운 것들”이라고 비판하는 이기적이고 위선적인 모습 때문이다.
이렇게 개인이 성에 대하여 가지는 이중적 내지 위선적인 관념들은 인간의 성이 자신안에서 성숙되고 타인과의 책임있는 관계에 의하여 인격적 완성을 지향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성으로부터 격리시키게 된다. 성으로부터의 자기소외는 성적 정체감과 자신감의 상실로 이어지고, 이러한 불안정성은 개인의 존재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어 여전히 자신안에 내재하는 성적욕구와 호기심이 성적 존재인 자신에 대한 불안정성과 첨예하게 대립하게 된다. 이 불안정성은 사라지지 않는 성적 욕구를 왜곡시켜 1차적으로 주어져 있고 개방되어져 있는 정상적이고 올바른 방법을 통한 욕구해소가 아니라 음성적이고 비정상적인 방법에로 욕구분출을 유도하게 된다. 이러한 성적욕구가 헌신과 봉사라는 의미에서 건전한 해소에 이르지 못하고 음성적으로 왜곡된 방법으로 분출된다는 것은 바로 성에 대한 논의의 이중성과 성적 관계에 있어서의 비정상적인 통로의 상존을 의미한다.
또한 이중적인 성관념에서 파악되어질 수 있는 성에 대한 단순한 개념, 즉 근본적으로 자신의 인격적 완성을 지향함으로써 타인의 완성에까지 기여할 수 있다는 초월적인 의미를 도외시 한 채, 자손의 번식을 통한 혈통의 보존,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자신의 성적 욕구의 분출을 통한 쾌락의 도구로만 생각하게 된다는 점은 자신의 성적 욕구는 언제든지 필요하다면 가장 쉬운 방법으로 채워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말미암아 성적인 방종과 무책임주의를 낳게된다. 따라서 성에 대한 이중적인 관념은 성으로부터의 자기소외와 불안정성이라는 면에서 파악되어 자신의 성에 대한 책임감의 획득을 통한 자기 정체성의 확립으로 이중적이고 위선적인 성관념과 그로인한 음성적인 방법으로의 성적욕구분출이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매매춘은 자기 정체성 확립을 통한 자신과 타인의 인격적 완성의 의미를 배제하고 금전적인 이익수수의 수단으로 자신의 성을 도구화 시키거나 한 순간의 쾌락과 성적욕망의 해결을 위하여 타인을 성적요구의 분출구로 대상화 시키고 자신을 성으로부터 더 나아가 자기 자신으로부터 철저히 소외시키게 되는 행위이다. 특히 이 매매춘 현상이 성격상으로 가지는 비가시성과 은밀성으로 말미암아 개인의 성 자체가 비가시성과 은밀성이라는 면에서 특징지워져 성의 왜곡된 관념을 유도하게 된다. 따라서 성적방종이나 음성적인 성문화의 대표격인 매매춘 문제는 개인의 성과 성에 대한 관념이 관련되어 이중적이고 음성적인 성적일탈을 조장할 수 있다는 면에서 지양되어지고 자신의 성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책임있고 바른 사용을 위하여 개선되어야 하는 문제이다.
두 번째로 이러한 이중적인 성관념을 관계적 측면, 즉 남자와 여자라는 서로 다른 성을 가진 인격체간의 관계라는 의미에서 파악되어질 수 있다. 이중적인 성관념은 흔히 남자와 여자가 그 性의 상이성으로 말미암아 모든 차이점들이 근본적으로 내재해 있다고 보는 관점에서 드러나는데, 이 점은 소위 상대성이라는 이름으로 교묘히 포장되어 더욱 왜곡된 성관념을 주입시키고 있다. “남자가 뭐 그렇느냐?” “여자는 이러해야 한다.”등의 일상적인 말들 속에서 차별성이 아닌 이중성으로 이루어진 왜곡된 성관념을 찾아볼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은 근본적으로 상이한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신체 구조의 차이는 정신적이고 감성적인 면에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으나 이것을 이유로 하여 일률적으로 남성과 여성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거나 억압하기에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간은 다양한 상황에 처하게되고, 이 상황에 개인의 능력과 성향에 따라 적응하게되는 개별적인 존재로서 개체로서의 특성과 존엄성을 가지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남성의 성욕은 억제하기 어려워 적절히 분출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져야 하고 여성은 아예 성욕이라는 것 자체를 가지지 않는다고 보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며, 남성보다는 여성의 성적 순결이 더욱 중요하고, 타인의 딸과 매매춘 행위를 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보는 반면 자신의 딸은 절대 그럴 수 없다는 양면적이고 이중적인 성관념은 자연스럽게 性의 문제에 있어서 중심을 남성으로 두게 된다. 남성 중심의 性은 성행위를 오로지 남성의 성적 욕구의 발산과 혈통 유지로만 파악하게 되어 인간의 性의 대화적이고 인격적인 면을 무시하게 되고 여성을 쾌락과 욕구 분출의 도구나 자녀 생산의 기계로 간주하게 만든다.
따라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남성 중심적인 성관념에 의한 이중적 성윤리는 올바른 성관념 형성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여성은 남성만을 위하여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어떠한 특정 역할만을 수행하기 위한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고유한 인격을 가진 존엄한 존재이다. 여성과 남성은 모두 그 자체로는 부족하기에 완성과 충만을 지향하는 인간의 본성에 따라 여성은 남성을, 남성은 여성을 갈구하게 되어있다. 그런데 완성을 지향하는 이 갈구의 과정이 한쪽의 성에 의한 다른 한쪽의 性의 지배와 억압, 그리고 소유의 형태로 나타난다면 이는 완성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분열과 갈등을 조장할 뿐이다. 그러므로 남성과 여성은 서로 상이한 性을 가진 다른 한쪽 전체를 여성이거나 남성이기 때문에 전체화시켜서는 안될 것이며, 오히려 서로가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性이 가진 본질적인 장점을 다른 性의 단점을 채우는데 헌신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남성과 여성은 명백한 차이성을 가지지만 이 차이성을 한쪽 성에 대한 존재 규정의 정당성으로 전체화시키는 것은 중대한 실수를 범하는 것이 되며 매매춘 현상에 있어서는 性의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가 책임을 져야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性의 구매자로서의 남성을 정당화시키고 性의 판매자로서의 여성을 부당하게 비하시키거나 억압하게 된다.
매매춘 행위는 불특정인을 대상으로 인격적 교류에 의한 사랑의 관계가 결여된 채 인간의 본능적 욕망의 충족과 이에 대한 조건으로서의 금품이 교환되는 일시적인 계약의 관계를 토대로 성립된다. 이 계약에서 性의 수요자인 남성은 자신의 본능적 욕구를 해소하기 위하여 일회적으로 금품을 제공하고 性의 서비스를 제공받게된다. 반면에 性의 공급자인 여성은 일반적으로 재화의 획득을 위하여 불특정한 다수에서 자신의 性을 1회에 한하여 반복 사용이 가능한 상품으로 제공하게 된다. 그러므로 매매춘 행위에 있어서는 인간의 性이 가지는 본질적인 특성인 인격성을 철저히 배제시켜 두 인격간의 사심 없는 상호 증여를 통한 인격적 통합이나 완성은 불가능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매매춘 행위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인격적 행위가 아니라 동물적 본능의 충족과 금품에 의해 매개되는 비인격적이고 일회적인 계약일 뿐이다. 특히 매매춘 현상은 남성과 여성의 비인격적인 성결합에 의하여 양자에게 性의 구체적 실현으로 충만한 기쁨과 자기완성의 계기가 되지못하고 철저하게 자기소외에 빠지게 하며, 여성은 남성의 性的욕구를 채워주는 도구로 치부되어 버리고 이용당하게 된다.
한편 그리스도교적인 입장에서 매매춘 행위는 그 자체가 내포하는 비인격성과 더불어 性의 본질적인 목적 중의 하나인 자녀 출산을 배제한다는 이유에서 부당한 것으로 평가된다. 즉, 인간의 性은 남성과 여성이 혼인을 통하여 완전한 일치를 이루어 이 사랑의 일치의 결실인 자녀와 함께 인간 구원의 상징으로 평가되는 사랑의 공동체를 지향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性을 오로지 본능적 욕망 충족의 도구와 재산 습득의 방법으로 이용하는 것은 비인간적이며 비윤리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매매춘 현상에 있어서 남성과 여성 모두가 책임이 있음을 인식하고 매매춘 현상을 더욱 고착화시키고 매춘 여성을 부당하게 억압하는 왜곡된 성 의식을 지양하여 올바른 성관념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올바른 성관념은 각자가 획득하는 것만으로 그 의미를 찾기는 힘들다. 왜냐하면 인간은 자신의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한 것을 사회화, 즉 교육이라는 과정을 통하여 보다 신속하게 습득하여 그 사회에 적응하는 사회적 동물이므로 왜곡된 성관념이 팽배해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성관념을 교육하는 활동이 반드시 있어야한다. 올바른 성관념에 대한 교육이 행하여지지 않는다면 성에 있어서 사회적 통념을 이루고 있는 왜곡된 성관념으로 피교육자들이 무의식중에 교육되어지고 이에 익숙해 질 수밖에 없어 올바른 성관념의 정립은 요원한 사항이 되어버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매매춘 현상의 장기적이지만 근본적인 개선책인 올바른 성관념의 정립을 위한 성교육은 매매춘에 있어서의 수요자와 공급자, 그리고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적 구조의 개선 못지 않게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