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사례 – 용기 있게 아기를 환영하십시오.

 

용기 있게 아기를 환영하십시오.






자식은 야훼의 선물이요, 태중의 소생은 그가 주신 상급이다(127,3)






   7.1 신앙 안에서의 수용


   앞에서 말한 대로 낙태는 심각한 죄악이며, 동시에 여러 가지 부작용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낙태를 상황 해결의 수단으로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낙태는 당신에게도 아기에게도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낙태만 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 같지만, 실상 낙태는 더 큰 비극의 잉태입니다.


   당신이 어려운 처지에 있다는 것을 잘 압니다. 유교적인 남녀 차별 관습 아래 이중적인 성윤리관이 당신을 핍박할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나는 당신이 아기를 낳게 될 경우 겪게 되는 어려움 들을 결코 외면하고자 하지 않습니다. 런 시련을 주신 하느님을 원망한다는 것도 압니다. 숨막히는 억울함과 애통함을 다 터뜨리지 못하는 당신의 피멍든 가슴을 약간이나마 이해합니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욥처럼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합니다. 신앙만이 문제를 극복할 힘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 어떤 인간적인 방법으로도 순간적인 최면이나 망각은 될 수 있을지언정 완전한 해결책은 될 수 없습니다. 남성중심체제의 산물인 너 나 할 것 없이 낙태를 하는 분위기에 당신마저 휩쓸린다는 것은 남성에게 상처를 받은 당신이 다시 한 번 쓰라린 체험을 하게 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신앙 안에서 태아를 하느님의 선물로 받아들이시길 부탁드립니다.


   용기를 갖고 아기를 낳으시길 부탁드립니다. 수용하시기 힘들겠지만 저주의 씨앗처럼 보이는 태아일지라도 그 역시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 생명의 시작에도 다른 아기들과 마찬가지로 하느님께서 개입하셨기에 신성한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보스니아인 수녀인 루치 베트루스는 그의 몸으로 증언했습니다. 세르비아인 병사에게 체포되어 강간당하고 임신한 수녀는 갈등 끝에 아기를 낳기로 하고 원장 수녀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폭력으로 태어난 아기가 평화의 증인, 용서의 증인이 되리라는 것을 믿으며 낳아 사랑으로 기르겠노라고 말입니다. 수녀는 비록 원치 않는 임신, 치욕적인 임신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태아의 생명 자체가 갖고 있는 소중한 가치와 그 생명이 하느님의 선물임을 믿고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현실적인 고통을 전혀 회피하거나 감춤 없이 신앙으로 승화시킨 것입니다. 그 고통조차도 하느님 앞에 봉헌하고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에 맡김으로 절망의 씨앗일 수도 있었던 아기는 이제 희망의 표징이 된 것입니다. 물론 수녀였기에 가능했던 일인지도 모르겠고, 이러한 것을 당신에게까지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만 깊이 생각할 거리를 남겨 주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7.2 미혼모의 집과 입양.


   당신이 아기를 낳으려 할 때, 또 그 아기를 기를 때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미안하고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현실적으로 미혼모의 자녀가 정상적인 환경에서 출산한 자녀들과 같이 양질의 교육이나 양육을 받을 수 있는 국가 정책이나 제도가 제대로 마련되어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고,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이 존재하는 것 또한 현실입니다. 교회 또한 오래 전부터 외쳤던 ‘낙태는 안된다’는 당당한 목소리와는 달리 미혼모들을 위한 지원 제도를 그다지 확립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낳기만 해라 우리가 책임지마’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입장에 있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현실에서 무조건 낙태는 안된다고 말하는 나 자신이 아이러니 하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교회뿐만 아니라 많은 선의의 사람들이 미혼모들을 위한 지원 제도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에 앞으로의 희망을 가져 봅니다. 그리고 현재도 미혼모를 위한 보호 시설들이 소수이긴 하지만 여러 종교 단체들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습니다.1) 이러한 시설들은 당신이 아기를 출산하려 할 때 미흡하지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원하신다면 제가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모성원(미혼모의 집)을 운영하는 김소피아 수녀님의 말을 들어보면, 1984년부터 1992년까지 1,670명의 미혼모가 그 집을 다녀갔는데, 성폭행을 당했던 사람까지도 아기를 낳은 것에 후회하는 자는 한 사람도 없었고, 친권 포기를 하고 가면서도 살인자가 되지 않도록 도와주어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고 합니다.2) 또한 이제는 국내 입양 기관들도 대한 사회복지회, 꽃동네 천사의 집을 비롯해 몇 곳이 있기에 당신이 아기를 기를 처지가 못되면 입양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기를 죽이기보다는 차라리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 달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자립 능력을 갖출 때까지 시한부로 입양시키는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들더러 이런 애들을 원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은 하지 말라고 하세요. 저희에겐 자식이 없어서 아이를 한 명 맡아 기르고 싶어요. 그런데 아이를 입양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예요. 그런 애들은 지금 죽어 가고 있거든요”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적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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