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들에게는 별로 반갑지 않을 소리이지만
나는 분명하게 큰 소리로 말하고 싶다.
그리스도교 신앙이 우리의 외로움을 몰아내 주지는 못한다.
그 소리는 틀린소리다.
오히려 그리스도교 신앙은 우리의 외로움을 보존하고 보호한다고,
그래서 마침내 그 외로움을 은혜로운 선물이 되게 한다고 말해야 한다.
외로움은 인간적인 쓸쓸함(lonliness)과는 뭔가 다른 그 어떤 것,
-나는 그것을 고독(solitude)이라 부른다-
저 너머의 고독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이비 신앙이 우리에게 주는 눈앞의 거짓 약속.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위안,
그리고 순간적인 만족과 쾌락에 우리 자신을 내 맡길 때를 보면
우리는 때로 우리 인생의 근원적인 외로움을 피해보자고
별의 별 술수를 다 쓰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고통스럽더라도 정직하게 우리의 외로움을 직면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한계를 뛰어넘고,
우리 존재의 경계를 초월하여
저 너머에 있는 그 무엇을 바라보아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받은 초대이다.
그것이 바로 그리스도교 신앙이다.
외로움에 대한 진솔한 자각과 대면으로
우리는 내적 공허와 허무를 만난다.
자칫하면 파멸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는,
그런 고통과 공허의 자리이지만
그리스도교 신앙은 그 자리를 감미로운 약속으로 채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