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없는 기도(33)

기도에 관해 이야기 할 때,
청원기도를 무시하고
그 기도가 등급이 낮은 기도인 것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청원기도를 감사기도보다는 상대적으로 뭔가 덜하고,
찬미기도보다는 확실히 못한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청원기도를 이기적인 기도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기도를 등급지어 분류하는 것이
실제 기도생활에 도움이 될까 하는 것은 의문이다.
기도에 있어 중요한 것은 청원 기도인가, 감사기도인가,
혹은 찬미의 기도인가가 아니라
오히려 그 기도가 참된 희망의 기도인가
또는 믿음을 담은 기도인가 아닌가의 여부이다.

신앙이 결여되고 믿음이 없는 기도란,
자신의 안전망 확보를 위해
현실의 어떤 구체적인 것에 매달리는 기도이다.
미성숙한 기도는 즉각적인 보상을 구걸한다.
이런 기도는 마치 성탄 때 산타크로스 할아버지가
멋있는 어떤 선물을 가져다주실 것처럼 믿는 어린애들처럼
그렇게 어떤 특정 요구사항을 들어주십사 청하는 것과도 같다.
이렇게 기도하는 사람들은
자기 기도가 들어지지 않고 지금 현세에서 구하던 바를 얻지 못하면
몹시 실망하고 씁쓸하게 돌아서서 비탄에 빠지기까지 한다.
사실 믿음이 없는 기도는
조심스럽게 이것저것 계산하는 기도이며 인색한 기도이고,
모든 위험요소와 부담을 고려한 기도인 것이다.
따지고 보면 이런 기도에는
사실 실망할 위험도 없고 참으로 희망할 기회마저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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