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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 **


언제부터인가 나는


마음 속에 자를 하나 넣고 다녔읍니다.


돌을 만나면 돌을 재고


나무를 만나면 나무를 재고 사람을 만나면 사람을 재었읍니다.


물 위에 비치는 구름을 보며


하늘의 높이까지 잴 수 있을 것 같았읍니다.


나는 내가 지닌 자가 제일 정확한 자라고 생각했읍니다.


내가 잰 것이 넘거나 처지는 것을 보면


마음에 못마땅하게 여겼읍니다.


그렇게 인생을 확실하게 살아야 한다고


몇 번이나 속으로 다짐했읍니다.


가끔 나를 재는 사람을 볼때마다


무관심한 체하려고 애썼읍니다.


간혹 귀에 거슬리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틀림없이 눈금이 잘못된 자일 거라고 내뱄었읍니다.


그러면서 한번도 내 자로 나를 잰 적이 없음을 깨닫고


스스로 부끄러워 젔읍니다.

아직도 녹슨 자를 하나 갖고 있지만

이제 부턴 아무것도 재지 않기로 마음먹고 있읍니다.

<마테 7,1>
남을 판단하지 말아라.
그러면 너희도 판단받지 않을것이다.
남을 판단 하는대로 너희도
하느님의 심판을 받을 것이고
남을 저울질 하는대로 저울질을 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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