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입니다. 사순절은 해빙기에 시작됩니다.
얼음이 녹기 시작하는 해빙기에 사순절이 시작된다는
것이 상징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나무가 잘 자라도록 가지치기를 하는 시기이며
추위가 뒷걸음치는 시기입니다.
사순절은 생명의 회복을 위해서 필요한 준비를 하는 시기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사순절은 우리 안에 있는 죽은 것들을 알아보는 때입니다.
우리 안에 죽은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이제 하느님께서 다시 우리에게 생명을 불어넣으시도록 마련해 드리는 시기입니다.
사순절은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옛 삶을 등지고 돌아서서 생명에로 우리 자신들을 열라고 초대합니다.
그 생명은 바로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승리하신 생명입니다.
사순절은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우리의 죽은 부분들을 뒤에 그냥 내버려두라고,
미련을 두지 말라고 가만히 우리의 귀에 속삭이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에 여전히 남아있는 겨울의 조각들을 인식하면서
이제 그것들을 버리고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완전히 새로운 삶을 살도록 준비하라고 들려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는 삶의 “겨울”이라고 지칭할 수 있는
과정들을 통과하기 마련입니다.
겨울이라고 제가 지칭하는 것은 말하자면 우리의 삶에서
우리가 마치 죽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하는 시기를 말합니다.
우리에게는 긴 터널을 지나는 것과 같은
우리를 춥고 어둡고 우울하게 만드는 시간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생명으로부터
우리를 절연시키는 겨울의 계절을 통과하게 됩니다.
때로는 이 겨울의 추위가 밖으로부터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우리는 실연을 당하기도 하고 친구로부터 배신을 당하기도 합니다.
너무나 사랑하던 사람의 죽음을 맞아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고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겨울의 추위가 우리가 저지른 어떤 행위로부터 오기도 합니다.
우리가 신뢰를 저버렸을 때,
약속을 깨뜨렸을 때,
친구를 이용했을 때,
우리는 우리 안에 죽은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때로는 우리의 깊은 내면으로부터 오기도 합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정신적인 아픔을 체험하기도 하고
깊은 실의에 빠지기도 합니다.
또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서 우리 자신을 탈진 지경에까지 몰아가기도 하고
우리자신을 타인으로부터 완전히 고립시키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이든 겨울은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의 삶을 메마르게 하거나 심지어 죽게 합니다.
이 음침한 계절의 징조는 어떤 것입니까?
우리가 이웃과 더불어 서로 잘 화합하며 살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의 동료와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면,
우리가 다소 위축되거나 이유 없는 분노가 일고 있다면,
우리의 삶은 찬바람이 부는 겨울이지요.
우리가 자신에게 정말 진실하다면,
우리에게 이와 같은 겨울은 한 번 찬바람이 불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불고 또 불어온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살아가면서 찬바람이 이는 사람,
얼음장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 않습니까?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그들의 겨울은
너무 깊어서 결코 봄이 오지 않을 것 같은,
마치 두꺼운 얼음이 겹겹이 쌓여 있는 사람들 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겨울에 압도되어
결코 인생의 따뜻함이나 웃음과는 담을 쌓은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 않느냐는 말씀입니다.
적어도 저는 그런 사람들을 만났었지요.
그러나 저는 그런 사람들에 대해서도 희망을 잃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 때문입니다.
그 분의 사명이 바로 우리 안에 죽은 겨울을
몰아내고 다시 생명을 가져오시는 것임을 믿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다가오는 몇 주 동안 교회는
우리에게 우리 삶의 나날들을 돌아보며 그 의미들을
되새겨보도록 격려합니다.
우리의 안으로부터,
그리고 우리의 밖으로부터 겨울이 우리를 메마르고 죽게 했던
장소들을 점검해 보도록 초대합니다.
그리고 어디에서 하느님께서 사랑의 새 삶을 살도록
우리를 위해 마련하시는지를 바라보라고 합니다.
오! 우리는 얼마나 겨울이 끝나기를 염원했습니까?
우리 안에 죽은 나무 등걸에 새순이 돋아나기를,
절연되었던 외부와의 관계가 회복되기를 갈망했습니까?
지금이 그 때입니다.
죽은 나무 등걸이 새순이 돋아나도록 준비를 할 때입니다.
그분이 새 생명을 주시기를 청하면서
우리 자신을 열어야 할 때입니다.
자, 이제 우리가 시작한 곳에서 끝을 맺읍시다.
사순절은 해빙기입니다.
얼음이 녹고 강물이 흐르는 봄입니다.
나무가 잘 자라도록 가지치기를 하는 시기이며
추위가 뒷걸음치는 시기입니다.
사순절은 생명의 회복을 위해서 필요한 준비를 하는 시기입니다.
진정한 의미에서,
사순절은 우리 안에 있는 죽은 것들을 알아보는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