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익명으로 올린글입니다.
너무 아름다워서 퍼 왔습니다.
***************************************************************************************
저는
결혼한지 이제 6개월 밖에 안된 새댁이어서 음식이 서툽니다.
직장에 다니기에 시간적 여유가 없어, 지난 일요일 미리 장을 봐 두었습니다.
나물도 미리 다듬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소고기, 조기, 젓갈류는 만든것으로
사오고, 꽃게장도 손질해 두었습니다.
음식할줄 몰라 보름 내내 잠을 못이루고, 직장에서 식당 아줌마께 며칠동안
괴롭히면서 물어봤습니다.
찌개에 고추가루를 넣어야하는지, 고추장을 넣어야 하는지도 모르고 시작한
새댁 살림솜씨가 오죽할까요.
제 시어머님은 남편먼저 저 세상에 보내고 아들하나 믿고 30년을 버티어온
어머니 입니다.
올 봄, 아들 결혼을 마치고 폐백할때도 우셨습니다.
그저께,
직장에서 퇴근시간에 맞춰 나오려고 하루종일 마음졸이며 시간을 보내고,
택시타고 저녁 준비를 했습니다.
미역을 먼저 물에 불려놓고, 소고기국을 앉히고, 조기는 손질해서 찜통에 넣고,
나물은 삶아서 조물조물 국간장으로 간을 맞추고, 소고기불고기는 미리 해 놓아서
불판에 올리면 되고, 미리 준비해놓은 잡채재료에 삶은당면을 섞어서 주물럭 주물럭
하면서 간이 맞는지 안맞는지 몰라 열번도 더 먹어보고, 그러다가 나중에는 간도 못
맞출것 같아서 냉수 마시고 다시 간을 보고, 전을 부치고 정신없이 했더니, 휴~~~
….
생신상에 음식을 올려놓고도, 메모장에 빠진것이 있나 보고 또보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해서 생일상 한 상 다 차려졌습니다.
그 때가 저녁 9시를 막 넘기고 있었습니다.
신랑도 때마침 시댁으로 오고 있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신랑이 집으로 오는길에 어머님을 모시고 온다고 합니다.
우리 시어머님.
결혼해서도 한사코 자식들에게 짐 되지 않겠다고
시장통에 한 구석에서 좌판 깔아놓고 생선팝니다.
영하 10도가 넘는 날에는 어김없이 열개의 손가락, 발가락이 다 동상 걸렸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동상 걸린 사람은 처음 봤습니다.
퉁퉁부은 두 손과발, 아침에는 신발을 신지도 못할정도입니다.
밤에는 두손 두발이 가려워 긁고, 그리고 아프다고 하십니다.
그래도 아들 며느리에게 한마디 힘들다고 안하십니다.
함께 사시면 좋으련만, 한사코 혼자 사시겠다고 버티고 계십니다.
“니도 편하고, 내도 편하고 , 그라면 좋은거제.”
초인종 소리 울리고 어머님 들어오셨습니다.
결혼후 아들 며느리가 차려준 첫 생신상 입니다.
어머니는 맛있겠다. 같이 묵자. 하시고는 미역국을 한 수저 뜨시더니
목구멍에 넘기시지 못하고 우십니다.
국물이 입술 옆으로 흘르고 눈물도 흐르고….
30년전 아들을 등에업고 길가에서 좌판으로 안해본일 없이 고생하시더니
이제 따스한 며느리 밥을 드시고는 목이 메이시는가 봅니다.
신랑도 울고, 나도 울었습니다.
^^: 그랬겠네요….그래도 이제 맛있게 드실 수 있겠지요….. [12/23-22: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