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와 재판관
예수님께서는 끊임없기 기도할 것을 가르쳐 주시면서 과부와 재판관의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어느 고을에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한 재판관이 있었습니다.”(루카18,2) 그는 하느님을 두려워하지도 않고 사람도 존중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재판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공정한 판단과 억울한 사람의 사연을 풀어 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등장하는 재판관은 자신만을 생각하고, 자신의 지위만을 누리는 사람입니다. 그의 존재 이유는 자기 자신입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①어떤 신자가 있었는데 성당에는 열심히 다니지만 하느님을 믿지 않고, 형제자매들에게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②어떤 학생이 있었는데 공부는 열심히 했지만 부모님을 아주 우습게 알고, 친구들이 도움을 청해도 외면했다.”
그런 신자가 마음을 돌려서 하느님을 공경하고 형제자매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을까요? 그런 학생이 부모님을 존중하고, 공경하며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요?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옆에서 끊임없이 요구하면 그도 변화가 될 것입니다. 이 재판관의 모습에서 그 변화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과부는 자기 밖에 모르는 재판관에게 줄곧 공정한 판결을 요구하며 “저와 저의 적대자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십시오.”(루카18,3)하고 졸라댔습니다. 이 재판관은 결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줄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과부가 끈질기게 졸라대니 귀찮아서라도 올바른 판결을 내려 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신앙인들이 이 과부의 끈질긴 모습을 닮으라고 하십니다. 안될 것 같지만 끊임없이 매달리면 주님께서 들어주신다는 것을 알려 주십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굳은 믿음을 가지고 항구하게 매달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내가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모든 사람을 돌보시기에 내가 다른 사람에게 억울한 일을 저지르거나 그를 어렵게 만들면 하느님께서는 분명 나에게도 올바른 판결을 내리실 것입니다. 내가 억울하게 만든 그 사람도 하느님께 자신의 마음을 굽어 살펴 달라고 기도할 것이니 하느님께서는 분명 나와 그 사람 사이에 올바른 판결을 내려주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올바른 판결을 내리시는 하느님 앞에서 올바로 살아가는 방법 밖에는 없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재판관은 공정한 판결을 하려하지 않았습니다. 그 과부의 청을 들어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①과부의 청이 돈이 생기지 않는 아주 사소한 것일 수 있고,
②과부의 적대자가 자신과는 친분이 있는 사람일수도 있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재판관은 한동안 과부의 청을 들어주려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과부가 끊임없이 졸라대니 결국 과부의 말에 귀를 기울입니다. 이렇게 결심한 이유는 “나는 하느님도 두려워하지 않고 사람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저 과부가 나를 이토록 귀찮게 하니 그에게는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어야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까지 찾아와서 나를 괴롭힐 것이다. ”(루카18,4-5)라고 말하는 것처럼 자신이 괴롭기 때문입니다. 그 괴로움에서 해방되기 위해 과부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불의한 재판관의 모습을 통해서 하느님의 마음을 나에게 보여 주십니다. 그렇게 자신밖에 모르고, 귀찮은 일은 하지 않으려 하고, 하느님 두려운 줄도 모르는 그 재판관이 끊임없이 청하는 과부의 청을 들어 주었는데, 하물며 당신이 창조하시고, 당신이 선택하시고, 당신이 품어 주신 자녀들의 청을 외면하시겠냐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께서 자녀들의 간절한 기도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시는 분이심을 알려 주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불의한 재판관”의 모습을 통해서 어떻게 해야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를 알려 주십니다. 아버지를 가장 잘 알고 계신 분은 바로 아드님이십니다. 아드님이신 예수님께서는 아버지 하느님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방법으로 하느님께 매달려야 합니다. 이런 기도를 “찰거머리기도”라고 하면 어떨까요?
우리 그렇게 찰거머리처럼 예수님께 달라 붙어 기도합시다. “주님! 저희 기도를 들어 주소서. 주님! 저희의 간절한 기들 들어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