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날”
새해 첫날, 주님을 찬미하며 이 날을 시작합니다. 이 날은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기대할 수 없었던 것을 기대하게 하시는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계획할 수 없었던 것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하시는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온 마음으로 주님을 찬미합니다. “새날을 주신 하느님께서는 찬미를 받으소서.”
또한 만나는 사람마다 반갑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합니다. 환하게 웃으며 복을 빌어줍니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주신 복이 내 안에 가득 차 있기 때문이고, 이 복은 꺼내 쓰면 쓸수록 더욱 넘쳐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나를 사랑하시어 한 처음 천지가 창조되기 전부터 나를 위해 이 날을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새해 첫날, 하느님께서는 떠오르는 태양으로 이 날을 비춰 주시고, 하이얀 구름을 보내시어 그 위에 나의 계획을 세워보라 하십니다. 바람은 나의 손을 잡고 성당으로 인도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미사에 참례한 나에게 사제를 통하여 축복을 베풀어 주십니다. 그리고 목동들의 경배를 기쁘게 받아 주시는 아기 예수님의 환한 미소를 통하여 나를 사랑해 주심을 고백해 주십니다.
새해 첫날, 주님께 감사하며 이 날을 시작합시다. 나의 주님께서는 언제나 좋은 것을 마련해 주시고, 감당할 수 없는 은총을 아낌없이 쏟아 부어 주십니다. 그리고 힘내어 올 한해를 기쁘게 살아가라 하시며, 함께 해 주시겠노라고 약속해 주십니다. 새 날을 주시고, 나를 이끌어 주시는 분. 그분! 바로 나의 주님이십니다. 나! 주님의 크신 사랑 안에서, 올 한해도 성실하게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해 봅니다.
1. 첫날의 다짐
저를 사랑하시어 새날을 허락하신 하느님께서는 찬미를 받으소서. 새해 첫날 주님의 크신 선물에 감사하며 올 한해를 주님께 봉헌하며 주님께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삶을 살아가고자 다음의 것들을 다짐합니다.
하나. 주님! 저는 제 이웃을 제 몸같이 사랑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형제자매들을 기쁘게 해 주고, 형제자매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으며, 형제자매들을 시기질투 하거나 비난하지 않겠습니다.
둘. 주님! 올 한해는 봉사의 삶을 더욱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저의 사랑이 필요한 곳에 제 마음을 내어 놓고, 저의 마음이 필요한 곳에 제 손과 발이 향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셋. 주님! 저는 아침저녁기도를 성실하게 바치며, 주일을 거룩하게 지키겠습니다. 계명을 지키는 삶을 통해 제가 신자임을 드러내고, 계명을 지키는 삶을 통해 주님께 대한 사랑을 고백하겠습니다.
넷. 주님! 저는 자녀들에게는 신앙의 모범을 보여주는 멋진 부모가 되고, 부모에게는 온전히 순종하며 마음을 다해 부모를 공경하는 자녀가 되겠습니다.
다섯. 주님! 저는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기지 않겠습니다. 오로지 하느님만을 섬기는 제가 되어 유혹에 빠지지 않는 주님의 자녀가 되겠습니다.
여섯. 주님! 저는 감사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제가 주님께로부터 받고 있는 모든 은총에 감사하며,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감사하는 주님의 자녀가 되겠습니다.
일곱. 주님! 저는 형제자매들과 일치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배려와 양보를 몸에 간직하고, 사랑과 존경을 통하여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주님! 이 모든 것이 생각이로 끝나지 않도록 제가 주님 앞에서 결심했다는 것을 늘 기억하게 하소서. 그리하여 주님의 자비를 청하며 하나 하나 실천할 수 있도록 은총 베풀어 주소서. 아멘.
2. 천주의 성모마리아(Theotokos)
오늘은 한해의 첫날이며, 교회는 이 첫날을 천주의 성모마리아 대축일로 지냅니다. 그리고 이날을 의무축일로 정하여 모든 신자들이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하였습니다. 한 해의 첫날을 교회가 성모님의 축일로 지내며 게다가 모든 신자들의 의무축일로 지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교회는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칭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마리아는 성령의 능력에 의해 당신의 동정 품안에 예수님을 잉태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아버지와 본질이 같으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낳으셨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어머니”(Theotokos)라는 엄청난 칭호를 부여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이시기에 마리아를 하느님의 어머니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라는 칭호는 마리아가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높은 지위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아닙니다. 바로 예수님께서 하느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이시니 예수님의 어머니는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축일은 예수님께서 하느님이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고백하는 날인 것입니다. 그리고 한해의 시작을 신앙의 모범이신 성모님을 본받아, 성모님께서 가지신 믿음을 본받고, “온전히 주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한생을 살아오신 그 모범”이 을 내 삶의 방향으로 설정하여 오롯하게 주님께로 나아가기 위한 날입니다.
내 삶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러므로 마리아처럼 그렇게 하느님께 자신을 봉헌하며, 그 믿음을 본받아 예수님께서 걸으신 길을 성실하게 걷겠노라고 다짐하는 날입니다. 그렇게 살아갈 때, 나 또한 성모님께서 받으신 영광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① 은총이 가득하신 분
성모마리아는 성모영보(聖母領報)를 통하여 그리스도의 신비 안에 들어오셨습니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루카1,28)라는 천사의 말씀에 마리아는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1,38)라고 응답하셨습니다. 마리아는 신앙 안에서 자신을 무조건 하느님께 내맡기셨으며 “주님의 종으로서 아드님의 구원 사업에 당신 자신을 온전히 바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모님을 복된 여인으로 공경을 드리고 있는 것입니다.
② 주님께 모든 것을 봉헌하신 분
세속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본다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여인이었던 성모님, 그러나 신앙인의 눈으로 본다면 그 누구보다도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받아들였고, 예수님의 고통을 함께 나누셨으며, 예수님을 따르려는 모든 이들에게 충실한 길잡이가 되시는 어머니이십니다. 그러기에 한해가 시작하는 날 우리 신앙인들은 신앙의 모범이신 성모님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새해 첫날 마리아가 자신의 온 생애를 하느님께 바치셨듯이 우리도 우리의 모든 것을 주님께 바치고 주님만 바라고 살아가기로 결심한다면 아마 가장 훌륭한 한해 계획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할 때 주님의 평화가 우리 안에 넘쳐흐를 것입니다.
3. 평화의 날
바오로 6세 교황께서는 1968년부터 새해의 이 첫날을 평화의 날로 정하시고, 선의를 가진 모든 국가와 민족들이 평화의 깃발 아래 모여들기를 호소하시면서 “이 깃발이 현대 문명의 배를 가장 높은 항구로 향해 인도해 줄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 모든 신자들은 세계의 평화를 위하여 평화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특별한 기도를 바칠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평화는 최고의 축복이요 은혜입니다. 하느님의 모든 축복은 이 평화에 담겨져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부활하셔서 제일 먼저 하신 말씀이 “평화가 너희와 함께”였습니다. 그 평화를 주시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수난당하시고 가시관을 쓰시고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만들어주신 평화를 간직하고, 그 평화를 이루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의 평화를 이룩하는 사람들은 행복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모든 신앙인들 활동의 특별한 임무입니다. 이것은 바오로 사도가 말씀하신 화해시키는 임무이며, 화해의 이치를 전하는 임무(2코린토5,18-21)입니다. 그렇게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느님을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는 바로 얻어 맞아가면서도 싸움 말리고 화해시키는 사람입니다. 자신의 돈을 써가며 서로를 화해시키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평화는 어떻게 이룰까요? 평화는 분열을 보듬어 일치하게 만듭니다. 그러므로 서로 갈라진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사람, 마음이 상한 사람들을 화해시키는 사람, 정말로 중요한 것에 관심을 돌린 사람을 다시금 돌아오게 하는 사람. 그가 바로 평화를 이루는 사람입니다. 마음이 상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그럽게 용서해 주는 사람, 바로 그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주시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릅니다. “내 평화를 너희에게 준다. 내가 주는 평화는 세상이 주는 평화와 같지 않다.” (요한14,27)라고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앙갚음 하지 않는 삶, 누가 오른 뺨을 치거든 왼뺨마더 돌려 대는 삶, 누가 억지로 오리를 가자고 하면 십리를 가 주는 삶, 겉옷을 달라면 속옷까지 내어 주는 삶. 그 삶이 바로 세상의 평화를 이루는 삶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삶은 기도하지 않으면, 마음의 욕심을 비우지 않으면 불가능한 삶입니다. 그렇게 욕심과 이기심과 자존심을 버리고 기도할 때, 나는 주님께서 이끄시는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평화를 위한 유일한 무기는 기도’입니다. 올 한해도 평화를 이루기 위해 열심히 기도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