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배우자가 잘못을 하면 몇 번을 용서해야 합니까?
한 자매가 남편과 싸우고 성당에 왔습니다. 성체 앞에 와 무릎을 꿇었지만 기도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신부님을 찾았습니다. “신부님! 제 남편이 잘못을 하면 몇 번 용서하면 되겠습니까? 백 번이면 되겠습니까? 그런데 저는 백번도 더 용서한 것 같습니다.”
그 자매는 자신이 보기에 남편이 늘 부족했고, 모가 났으며, 자기 자신만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자매가 보기에 남편은 늘 함부로 말하고, 교양이라고는 찾아 볼 수가 없었으며, 신앙생활은 오로지 성당에서만 신자인척 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있는 것은 늘 부끄러움이었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그런 사람이었기에 늘 조마조마했습니다. 잘못을 하면 늘 반복하는 말은 “다시는 안 그럴게.”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럴 수도 있지!”로 바뀌었고, 최근에는 “살다보면 다 그런 거지!”로 바뀌었습니다.
한참을 듣고 있다가 신부님께서는 그 자매에게 서류봉투 하나를 내 밀면서 “우리 이것 한 번 써 볼까요?” 하셨습니다. 그것은 “혼인무효소송을 위한 서류”였습니다. 그러자 그 자매는 당황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부님! 제 말씀 좀 들어 주시고, 저 좀 위로해 달라고 말씀 드린 것이지 이혼하겠다고 말씀 드린 것은 아닌데요!”
그러자 신부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저도 자매님 이혼하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라 남편이랑 잘 사시라고 이것을 드린 것입니다. 제일 뒷 장을 보세요.” 제일 뒷 장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었습니다.
1. 당신은 혼인성사 때, 아무런 강박도 없이 완전한 자유의사로 서로 혼인하려고 결정하였다고 고백하였는데 그것이 사실이라면 좋아서 혼인한 것 아닙니까?
2. 당신은 혼인할 때 결혼생활을 통해서 일생 서로 사랑하며 서로 존경하겠다고 약속하였는데 얼마나 사랑하려고 노력하였고, 얼마나 존경하려고 노력하였습니까?
3. 당신은 하느님께서 맡겨주실 자녀들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교회의 법에 따라 그들을 올바로 교육하겠다고 약속하셨는데 100번도 더 넘게 용서하셨다는 것은 100번도 넘게 싸우셨다는 것인데 자녀들에게 어떤 가정교육을 시키셨다고 생각하십니까?
4. 당신은 지금 미워하는 그 사람을 배웅자로 맞아들여,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성하거나 병들거나, 일생 배우자를 사랑하고 존경하며 신의를 지키기로 약속하였는데, 그 약속을 지키셨습니까? 좋을 때만 사랑하지는 않으셨습니까?
용서한다는 것, 어렵다고 생각하면 참으로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하고자만 한다면, 왜 해야 하는지만 안다면 기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인간이 되시어 용서가 무엇인지를 삶으로 보여주신 것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아버지! 저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하는 일을 모르고 있습니다.”라고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모습을 기억하면서 예수님을 닮기 위해서 노력합시다. 그런데 진실하게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참된 용서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또한 용서하려 하지 않는 사람은 결코 용서할 수 없습니다. 참된 용서를 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용서한 것도 잊어버립니다. 배우자의 잘못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은 참된 용서를 하지 못했다는 증거는 아닐까요?

그 자매는 네 가지 내용을 읽어보고 한 동안 말이 없었습니다. 한 참 후에 그 자매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신부님! 제가 이 네 가지를 생각해보니 제대로 한 것이 아무것도 없네요. 집에 가서 남편한테 미안하다고 말하겠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도 부족한 모습을 보여서 미안하다고 말하며 용서를 청하겠습니다. 결국 제가 문제였는데 남편한테만 탓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자녀들은 얼마나 답답하고 마음이 아팠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