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편
햇곡식이 익는 추석은 명절 중에서도 상차림이 가장 풍성하다. 그 중에서도 추석 음식하면 단연 송편과 토란탕이 꼽힌다. 예로부터 추석날 빠뜨리지 않고 상 위에 오른 송편과 토란탕은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기도 하다. 햅쌀로 만든 쌀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하여 소를 넣어 만드는 송편은 솔잎을 켜켜이 놓고 쪄 한자로 솔잎 떡을 뜻하는 송병(松餠)으로 불렸다.
추석의 대표 음식은 송편이다. 송편은 멥쌀가루를 뜨거운 물로 반죽한 뒤 깨, 밤, 콩 등의 소를 넣고 모양을 빚어 만든 떡으로, 솔잎을 켜켜이 깔고 쪄내기 때문에 송편(松餠)으로 불리게 됐다.
언제부터 송편을 만들어 먹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송편이 기록에 나타난 것은 17세기부터다. 1680년 ‘요록’에서는 “백미가루로 떡을 만들어 솔잎과 켜켜로 쪄서 물에 씻어낸다”고 했으며, ‘성호사설’ 권4 ‘만물문’에는 “떡 속에 콩가루 소를 넣고 솔잎으로 쪄서 만드는데 이는 송병이라는 것이다”라고 했다. ‘규합총서’에는 “쌀가루를 곱게 하여 흰 떡을 골무떡보다 눅게 하여 쪄서 꽤 쳐 굵은 수단처럼 가루 묻히지 말고 비벼 그릇에 서려 담고 떼어 얇게 소가 비치게 파고, 거피팥꿀 달게 섞고 계피, 후추, 건강가루 넣어 빚는다. 너무 잘고 동글면 야하니 크기를 맞추어 버들잎같이 빚어 솔잎 격지 놓아 찌면 맛이 유난히 좋다”고 기록돼 있다.
추석 송편은 햅쌀과 햇곡식으로 빚어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며 조상의 차례상에 바치던 떡이었다. 추석 차례상에 놓는 송편은 달의 열매를 상징했다. 추석 때 빻은 쌀로 송편을 만들어 일하는 노비들에게 나눠주던 풍습도 있었다. 내년 농사에도 힘써줄 것을 부탁하는 특식의 의미였다. ‘동국세시기’에는 정월 보름날 농가에서는 풍년을 기원하는 의미로 집집마다 장대에 곡식 이삭을 매달아 대문간에 세워두었다가 중화절(中和節 : 2월 1일)에 이것으로 송편을 만들어 노비에게 나이수대로 나누어 주는 풍속이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그래서 이날을 속칭 노비일이라고 하며, 이 떡을 나이떡이라 불렀다고 한다.
송편은 흰 떡 속에 솔잎에서 발산되는 소나무의 정기(精氣)를 침투시킨 떡으로, 이것을 먹게 되면 솔의 정기를 체내에 받아들임으로써 소나무처럼 건강해진다고 여겼다.
추석 송편이 반달 모양인 이유에는 여러 설이 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백제 의자왕 때 궁궐 땅속에서 파낸 거북이 등에 “백제는 만월(滿月)이고 신라는 반달이다”라고 쓰여 있었는데, 점술사가 앞으로 백제는 쇠퇴하고 신라가 발전할 징표라고 해석했다는 일화가 전한다. 그리고 이때부터 더 나은 미래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송편도 반달 모양으로 빚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반달 모양의 송편을 ‘너 하나, 나 하나 만들어 온달을 이루자’는 공동체 의식의 표현이라는 설도 있다.
또 송편을 예쁘게 만들면 ‘예쁜 딸을 낳는다’고 인삿말을 건네기도 하며 임신부가 덜 익은 송편을 깨물면 딸을 낳고 익은 송편을 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있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