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체성사의 삶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께서 생명의 빵이심을 고백하는 이들은 찬미와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삶을 살아갑니다. 시편에서는 “찬양 제물을 바치는 이가 나를 공경하는 사람이니 올바른 길을 걷는 이에게 하느님의 구원을 보여 주리라.”(시편 50,23) 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구원을 위하여 모든 것을 내어 놓으셨으니 찬양 제물을 바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찬양제물은 바로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우리의 삶입니다.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바로 올바른 길을 걷는 것이며, 그 길은 예수님께서 걸으신 사랑의 길입니다. 또한 우리의 착한 행실을 보고 사람들이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서로가 주님 안에서 하나 되어 일치하는 길입니다.
1. 형제자매를 사랑하는 삶
우리 주님께서는 “내가 너희를 사랑하는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고 말씀하시면서 사랑의 계명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면서 서로 섬기라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런데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사랑하라고 나에게 주신 사람들을 온전히 사랑하기는 그리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눈에 보이는 형제자매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이는 거짓말쟁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은 결코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성체성사 안에서 생명의 빵으로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만난 이들은 예수님과 하나가 됩니다. 예수님께서 내 안에 오시니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내 안에서 사시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같은 빵을 나누어 먹은 형제자매들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나는 생명의 빵으로 나에게 오시는 예수님을 알아 뵙지 못한 것입니다. 형제자매들과 함께 계시는 예수님을 미워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내가 형제자매들을 사랑한다면 형제자매들과 함께 계시는 예수님을 알아 뵙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인 것입니다.
2.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되는 삶
또한 하느님의 어린양이신 예수님께서 생명의 빵이심을 고백하는 이들은 자신들의 착한 행실을 통하여 사람들이 하느님을 찬양할 수 있도록, 그래서 서로가 주님 안에서 하나 되어 일치하는 길을 걷는 이들입니다.
사제는 미사 중 감사 기도 3 양식에서 “주님, 교회가 바치는 이 제사를 굽어보소서. 이는 주님 뜻에 맞갖은 희생 제물이오니 너그러이 받아들이시어 성자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는 저희가 성령으로 충만하여 그리스도 안에서 한마음 한 몸이 되게 하소서.” 라고 기도합니다. 사제는 아버지 하느님께 우리가 지금 봉헌하는 제사를 굽어보시기를 간구하며, 특히 예수님께서 우리를 아버지께 봉헌하시기 위해 치르신 값비싼 대가, 즉 우리를 하느님과 화해시키는 예수님의 죽음을 살펴달라고 청하는 것입니다. 사제는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파스카의 신비를 굳게 믿고 의지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 안에서 하나가 되기를 청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성체성사의 삶은 성체 안에 계신 예수님을 알아 뵙고 예수님과 하나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바로 생명의 빵이심을 고백하며, 같은 빵을 나누어 먹은 형제자매들과 일치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주님 안에서 하나가 되어 주님만을 따라가는 것입니다.
3. 내어줌의 삶
나를 내어 주는 삶. 그 삶만큼 사랑 넘치는 삶은 없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의 모든 것을 주고도 아깝지 않은 사람입니다. 계산하지 않고 모든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제자들에게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 주십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도 모든 것을 주십니다.
그러므로 성체를 받아 모신 내가 해야 하는 것은 그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보답하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나눠 주면서, 이해하면서, 손해 보면서 살아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모든 것을 내어 줄 수는 없지만 그래도 예수님께서 하신 것을 흉내 내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밀떡 속에 계신 주님을 내 눈으로 알아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성체를 모신 나는 주님을 알아볼 수 있고, 느낄 수 있습니다. 또 성체를 모신 사람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성체를 모신 사람은 뭔가 다릅니다.
첫째, 겸손한 삶을 살아가려고 많은 노력을 합니다. 둘째, 성당에서 기도하기를 좋아하고, 자주 성체 앞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셋째, 말없이 봉사하며 환하게 잘 웃습니다. 넷째, 나눔의 삶을 살아가며 공동체와 일치하여 주님의 일을 하려합니다. 다섯째, 모욕을 모욕으로 갚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살아가기에 오로지 주님만을 바라보고, 주님만을 바라보려 하기에 그렇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니 빵이 되어 오시는 주님을 알아 뵈오며, 주님 안에서 형제자매들을 사랑하고, 일치를 이루는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체를 받아 모실 때 더욱 굳은 믿음과 감사의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나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하지 않고,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형제자매들을 사랑하려고 노력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나는 주님의 성체를 모시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