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의 수요일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나의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은 보여주는 신앙이 아니라 하느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신앙생활입니다. 이것을 알고 있기에 자선과 기도와 단식을 내 삶의 중심으로 만들어 주님께 대한 사랑을 드러내고, 오늘도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 나아갑니다.
그런데 인간인지라 단식을 할 때에는 단식하는 것을 자랑하고 싶고, 기도할 때는 기도하는 것을 자랑하고 싶고, 자선을 베풀 때에는 그 자선을 자랑하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형제자매들로부터 나의 행위에 대해서 칭찬받고 싶고, 형제자매들로부터 존경받고 싶어 합니다. 나의 행위에 대해서 형제자매들로부터 칭찬과 존경과 사랑을 받는 것보다 나를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께로부터 칭찬과 사랑을 받는 것이 훨씬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유혹은 언제나 내 앞에 자리하고 있었고, 그 유혹을 이겨냈다 하더라도 어느 순간 내 옆에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내가 원하는 삶은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주님 앞에서 의롭게 살아가는 것이니
그 삶을 위하여
오늘도 단식하고 울고 슬퍼하면서 하느님께 돌아가려 힘껏 노력 한다네.
언제나 주님 앞에서 죄를 짓지만
주님께서 당신 자애로 나를 불쌍히 여기시면
내 허물 씻어지고, 내 잘못 깨끗이 지워 짐을 알고 있기에
이렇듯 슬퍼하며 자비를 청한다네.
내가 원하는 삶은
신랑과 신부가 신방이 아니라 주님 앞에 먼저 나아오듯
그렇게 모든 것에 앞서 주님을 생각하며
하느님의 은총을 헛되이 받는 일이 없게 하는 것이라네.
그렇게 주님을 내 삶의 첫 자리에 모시고 살아가는 것이라네.
내가 원하는 삶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신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나의 의로운 삶, 자랑하지 않고 교만하지 않는 삶”을 기뻐하십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기에 하는 행위들은 당연한 것이니 자랑할 이유가 전혀 없고, 그저 해야 할 일을 할 뿐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로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것뿐이니, 숨을 쉬는 것처럼 그렇게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아가는 나를 하느님께서는 의롭다고 칭찬해 주실 것입니다. 물론 칭찬을 안 해주셔도 나는 이 삶을 계속해서 살아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을 향한 순수한 마음은 오로지 하느님만을 바라보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살아가는 나에게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아들이다.”라고 말씀해 주실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비천한 사람을 굽어보시고 속죄하는 사람을 용서하시는 하느님 아버지!
제가 지은 죄를 주님 앞에 내려놓으니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자비를 베풀어 주소서. 주님의 크신 자비로 저의 죄악을 없애 주소서. 제 허물을 말끔히 씻어 주시고, 제 잘못을 깨끗이 지워 주소서.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며 재를 받았사오니, 주님께 소홀히 한 저의 모든 잘못을 뉘우치게 하시고, 주님께로부터 멀어진 저의 모습에 슬퍼하게 하시며 참된 참회의 눈물을 흘리게 하소서. 슬퍼하는 이가 위로를 받는 것처럼 그렇게 뉘우치고 주님께 돌아서게 하시어 주님의 위로로 가득 채워 주소서.
오늘 하루, 저의 눈에서 눈물이 그치지 않게 하시고, 가슴을 치며 저의 모습을 바라보게 하소서. 이 머리에 뿌려진 이 재를 기억하며, 흙으로 돌아갈 것을 깊이 있게 묵상하고 기도하게 하소서.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