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과 달리,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연중 제6주일(2/16)


    오늘 전례 ▦ 주님의 계명은 주님께서 우리가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그러기에 계명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외적인 법조문의 준수와는 다릅니다. 주님에 대한 감사와 이웃에 대한 사랑의 마음에서 기꺼이 실천하는 사랑의 계명이야말로 우리를 참된 행복으로 이끕니다. 생명의 길로 이끄는 주님의 계명을 깨닫고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면서 이 거룩한 미사에 참여합시다.
    말씀의 초대
    계명을 지키고 충실하게 사는 것은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으니, 각자에게는 생명과 죽음이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주님을 경외하는 이는 합당한 것을 바란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지혜는 하느님의 지혜를 뜻한다. 세상의 권력자들에게는 그것이 보이지 않았기에 그들은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없애시려는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다. 주님께서는 법조문의 외적 준수보다는 깊은 내면에서부터 올바른 행위를 선택하는 것을 요구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는 아무에게도 불경하게 되라고 명령하신 적이 없다.>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15,15-20 네가 원하기만 하면 계명을 지킬 수 있으니, 충실하게 사는 것은 네 뜻에 달려 있다. 그분께서 네 앞에 물과 불을 놓으셨으니, 손을 뻗어 원하는 대로 선택하여라. 사람 앞에는 생명과 죽음이 있으니, 어느 것이나 바라는 대로 받으리라. 참으로 주님의 지혜는 위대하니, 그분께서는 능력이 넘치시고 모든 것을 보신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을 굽어보시고, 사람의 행위를 낱낱이 아신다. 그분께서는 아무에게도 불경하게 되라고 명령하신 적이 없고, 어느 누구에게도 죄를 지으라고 허락하신 적이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세상이 시작되기 전,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지혜를 미리 정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2,6-10 형제 여러분, 성숙한 이들 가운데에서는 우리도 지혜를 말합니다. 그러나 그 지혜는 이 세상의 것도 아니고 파멸하게 되어 있는 이 세상 우두머리들의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신비롭고 또 감추어져 있던 지혜를 말합니다. 그것은 세상이 시작되기 전, 하느님께서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미리 정하신 지혜입니다. 이 세상 우두머리들은 아무도 그 지혜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이 깨달았더라면 영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 되었습니다.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두셨다.”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그것들을 바로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습니다.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그리고 하느님의 깊은 비밀까지도 통찰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과 달리,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7-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또 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자기 아내를 버리는 자는 그 여자에게 이혼장을 써 주어라.’ 하신 말씀이 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는 자는 누구나 그 여자가 간음하게 만드는 것이다. 버림받은 여자와 혼인하는 자도 간음하는 것이다.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네가 맹세한 대로 주님께 해 드려라.’ 하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또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하느님의 옥좌이기 때문이다.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그분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위대하신 임금님의 도성이기 때문이다.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네가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김수환 추기경님이 선종하신 지 오늘로 꼭 다섯 해가 되었습니다. 2009년 2월 16일, 그분이 숨을 거두시자 추운 날씨에도 며칠 동안 명동 성당 앞에 늘어선 추모객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우리는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웠던 그 기억은 이 땅의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교회를 넘어 그분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바르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추기경님의 모습을 더욱 생생히 떠올리며 생각하게 되는 장소들이 있을 터인데, 저에게는 모교인 서울 신학교의 주교관과 우리 본당의 고해소입니다. 강의하러 신학교에 가, 지난날 부제품을 받기 전 추기경님과 마주앉아 면담을 한 주교관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우리 본당의 고해소에 들어가 그 문 안쪽에 누군가 붙여 놓은, ‘별이 지다.’라는 문구와 함께 환하게 웃으시는 추기경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엽서를 보면서 저는 그분을 가슴속에 그려 봅니다. 그런데 추기경님의 ‘옹기’라는 아호의 뜻에 대해서는 선종하시고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본당의 한 교우분에게서 추기경님 관련 사진과 그분을 추모하는 글을 모은 아름다운 책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 책에는 질그릇을 뜻하는 추기경님의 아호에서부터 그분의 삶과 죽음이 우리에게 특별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 있었는데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였습니다. “과연 우리는 질그릇인가? 뭇사람은 별과 같은 존재, 보석과 같은 존재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추기경님이 다르신 이유는 바로 별이 아니라, 보석이 아니라, 질그릇이 되셨기 때문이다”(김명훈).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직접적인 인연이 없어도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김 추기경님은 그러한 분이셨기에 수많은 이의 영적인 아버지가 되셨던 것입니다. 질박한 옹기그릇처럼 진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우리가 그리워하는 그분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매일 미사-




저녁노을(모니카)


♬ 내가 만난 그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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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uest 님의 말:


    연중 제6주일(2/16)


      오늘 전례 ▦ 주님의 계명은 주님께서 우리가 온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신 선물입니다. 그러기에 계명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외적인 법조문의 준수와는 다릅니다. 주님에 대한 감사와 이웃에 대한 사랑의 마음에서 기꺼이 실천하는 사랑의 계명이야말로 우리를 참된 행복으로 이끕니다. 생명의 길로 이끄는 주님의 계명을 깨닫고 살아갈 수 있는 은총을 청하면서 이 거룩한 미사에 참여합시다.
      말씀의 초대
      계명을 지키고 충실하게 사는 것은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으니, 각자에게는 생명과 죽음이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주님을 경외하는 이는 합당한 것을 바란다(제1독서).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지혜는 하느님의 지혜를 뜻한다. 세상의 권력자들에게는 그것이 보이지 않았기에 그들은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았다(제2독서).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없애시려는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오셨다. 주님께서는 법조문의 외적 준수보다는 깊은 내면에서부터 올바른 행위를 선택하는 것을 요구하신다(복음).
      제1독서
      <주님께서는 아무에게도 불경하게 되라고 명령하신 적이 없다.> ▥ 집회서의 말씀입니다. 15,15-20 네가 원하기만 하면 계명을 지킬 수 있으니, 충실하게 사는 것은 네 뜻에 달려 있다. 그분께서 네 앞에 물과 불을 놓으셨으니, 손을 뻗어 원하는 대로 선택하여라. 사람 앞에는 생명과 죽음이 있으니, 어느 것이나 바라는 대로 받으리라. 참으로 주님의 지혜는 위대하니, 그분께서는 능력이 넘치시고 모든 것을 보신다. 그분께서는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을 굽어보시고, 사람의 행위를 낱낱이 아신다. 그분께서는 아무에게도 불경하게 되라고 명령하신 적이 없고, 어느 누구에게도 죄를 지으라고 허락하신 적이 없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2독서
      <세상이 시작되기 전,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지혜를 미리 정하셨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코린토 1서 말씀입니다. 2,6-10 형제 여러분, 성숙한 이들 가운데에서는 우리도 지혜를 말합니다. 그러나 그 지혜는 이 세상의 것도 아니고 파멸하게 되어 있는 이 세상 우두머리들의 것도 아닙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신비롭고 또 감추어져 있던 지혜를 말합니다. 그것은 세상이 시작되기 전, 하느님께서 우리의 영광을 위하여 미리 정하신 지혜입니다. 이 세상 우두머리들은 아무도 그 지혜를 깨닫지 못하였습니다. 그들이 깨달았더라면 영광의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에 기록된 그대로 되었습니다.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 것들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해 두셨다.” 하느님께서는 성령을 통하여 그것들을 바로 우리에게 계시해 주셨습니다. 성령께서는 모든 것을, 그리고 하느님의 깊은 비밀까지도 통찰하십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하느님, 감사합니다.
      복음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과 달리,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17-37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율법이나 예언서들을 폐지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마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오히려 완성하러 왔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계명들 가운데에서 가장 작은 것 하나라도 어기고 또 사람들을 그렇게 가르치는 자는 하늘 나라에서 가장 작은 자라고 불릴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지키고 또 그렇게 가르치는 이는 하늘 나라에서 큰사람이라고 불릴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의 의로움이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지 않으면, 결코 하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살인한 자는 재판에 넘겨진다.’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자기 형제에게 성을 내는 자는 누구나 재판에 넘겨질 것이다. 그리고 자기 형제에게 ‘바보!’라고 하는 자는 최고 의회에 넘겨지고, ‘멍청이!’라고 하는 자는 불붙는 지옥에 넘겨질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 너를 고소한 자와 함께 법정으로 가는 도중에 얼른 타협하여라. 그러지 않으면 고소한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넘기고 재판관은 너를 형리에게 넘겨, 네가 감옥에 갇힐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네가 마지막 한 닢까지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에서 나오지 못할 것이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음욕을 품고 여자를 바라보는 자는 누구나 이미 마음으로 그 여자와 간음한 것이다. 네 오른 눈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빼어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또 네 오른손이 너를 죄짓게 하거든 그것을 잘라 던져 버려라. 온몸이 지옥에 던져지는 것보다 지체 하나를 잃는 것이 낫다. ‘자기 아내를 버리는 자는 그 여자에게 이혼장을 써 주어라.’ 하신 말씀이 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불륜을 저지른 경우를 제외하고 아내를 버리는 자는 누구나 그 여자가 간음하게 만드는 것이다. 버림받은 여자와 혼인하는 자도 간음하는 것이다. ‘거짓 맹세를 해서는 안 된다. 네가 맹세한 대로 주님께 해 드려라.’ 하고 옛사람들에게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또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하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하느님의 옥좌이기 때문이다. 땅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그분의 발판이기 때문이다. 예루살렘을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위대하신 임금님의 도성이기 때문이다. 네 머리를 두고도 맹세하지 마라. 네가 머리카락 하나라도 희거나 검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의 묵상
      김수환 추기경님이 선종하신 지 오늘로 꼭 다섯 해가 되었습니다. 2009년 2월 16일, 그분이 숨을 거두시자 추운 날씨에도 며칠 동안 명동 성당 앞에 늘어선 추모객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우리는 그 모습을 잊을 수 없습니다. 슬프면서도 아름다웠던 그 기억은 이 땅의 그리스도인뿐 아니라 교회를 넘어 그분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바르고 아름다운 삶을 사는 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추기경님의 모습을 더욱 생생히 떠올리며 생각하게 되는 장소들이 있을 터인데, 저에게는 모교인 서울 신학교의 주교관과 우리 본당의 고해소입니다. 강의하러 신학교에 가, 지난날 부제품을 받기 전 추기경님과 마주앉아 면담을 한 주교관을 바라보면서, 그리고 우리 본당의 고해소에 들어가 그 문 안쪽에 누군가 붙여 놓은, ‘별이 지다.’라는 문구와 함께 환하게 웃으시는 추기경님의 모습을 담은 사진엽서를 보면서 저는 그분을 가슴속에 그려 봅니다. 그런데 추기경님의 ‘옹기’라는 아호의 뜻에 대해서는 선종하시고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야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본당의 한 교우분에게서 추기경님 관련 사진과 그분을 추모하는 글을 모은 아름다운 책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그 책에는 질그릇을 뜻하는 추기경님의 아호에서부터 그분의 삶과 죽음이 우리에게 특별했던 이유를 생각해 보게 하는 대목이 있었는데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였습니다. “과연 우리는 질그릇인가? 뭇사람은 별과 같은 존재, 보석과 같은 존재로 인정받기를 원한다. 추기경님이 다르신 이유는 바로 별이 아니라, 보석이 아니라, 질그릇이 되셨기 때문이다”(김명훈).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직접적인 인연이 없어도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김 추기경님은 그러한 분이셨기에 수많은 이의 영적인 아버지가 되셨던 것입니다. 질박한 옹기그릇처럼 진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는 삶이야말로 우리가 그리워하는 그분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의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출처 매일 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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