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몸 쉬어 가는 곳
한계령’이란 노래 가사는 이렇게 끝난다. ‘저 산은
내게 내려가라 내려가라 하네 지친 내 어깨를 떠미네.’
교회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 나는 이 노래 가사를
떠올린다. 교회는 한편으로는 현성용의 신비로움을
체험하는 곳이다. 놀라운 광경을 목격하기도 하고,
신비로운 음성을 듣기도 하는 곳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산 아래 형편을 기억하고 그곳으로 나아가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산 아래에는 귀신 들린 아이가 심히
고생하며 불에도 넘어지고, 물에도 빠지는 고통 가운데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엘리야가 호렙산에 이르러 싸리나무 아래서 쉬고 있을 때
천사가 마실 물과 떡을 주어 다시 힘을 얻어 가던 길을
마저 가게 하였다. 그 싸리나무 그늘이 바로 교회가
아닌가 싶다. 지친 몸을 쉬어 갈 수 있는 곳, 그러나
거기서 머물지 않고 새로운 힘을 얻어 다시 가던 길을
마저 가도록 하는 곳이 교회이기에.
산 위의 신비로운 체험이 없는 교회는 산 아래의 고통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 그러나 산 위의 신비로운 체험에만
머물러 산 아래의 고통을 외면하면 그것은 더이상
교회가 아니다. ‘지친 내 어깨를 떠밀어 산 아래로
내려가게’ 하는 교회, 이런 교회를 늘 꿈꾸어 본다.
최연석 목사(전남 여수시 중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