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기도는 기다림







    기도는 기다림

    하느님의 축복은 한정되어 있는 것일까? 이사악이

    야곱에게 준 축복을 에사오에게는 나누어줄 수 없었던

    것처럼.(창세 27,’37) 그러고 보면 세상만사는

    평형저울의 원리란 말인가? 승자의 영광 뒤에는 반드시

    패자의 눈물이 있듯이.

    얼마 전 말기암으로 투병중인 한 젊은 엄마의 치유를

    위해 여기저기 기도를 청한 일이 있다. 공교롭게도

    기도 부탁을 받은 할머니 한 분은 그 다음날로 발가락에

    금이 가서 꼼짝도 못하고 깁스를 하고 있다면서 전화로

    환자의 병세부터 묻는 게 아닌가. 그런데 희한하게도

    환자는 조금 차도가 있어 산책까지 하고 왔다는

    소식이다. 그렇구나,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서는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구나.

    인간에게는 귀소본능이나 절대의존 감정 외에도 수평유지

    본능이 있다고 한다. 누군가 부를 누릴 때 다른 누군가는

    굶주려야 하며, 많이 배운 사람이 있으면 못 배운 한을

    안고 사는 사람이 있으며, 누군가의 웃음 뒤에 누군가의

    슬픔이 있으며,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그 누군가는 불행을

    짊어져야 한다는 말인가?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따르는 게 필연이듯이.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수평을 유지하기 위해서 건강한

    이는 병약한 이를 위해, 부유한 이는 빈한한 이를 위해,

    명예를 누리는 이는 무력한 이를 위해 헌신하지 않으면

    안 된다. 반대로 강자가 약자를 짓누르고 유식한 자가

    무능한 자를 배척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오히려

    그들을 존경하고 감사하며 나누는 게 순리인 것 같다.

    누구든 많이 주신 사람에게는 많이 요구하실 것이고,

    많이 맡기신 사람에게는 더욱더 청할 것이라는 주님

    말씀의 의미를 깨달을 은혜를 구해야겠다.

    이호자 수녀(서울 포교 성 베네딕도수녀회. 상지피정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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