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종의 고백이 무슨 말인지 조금은 알아 듣겠습니다.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
자신의 일이 아니라 주인의 일이기에 생색 낼 수도 없잖아요.
종은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주인을 바라보고 있었으니 참 복된 사람이에요.
자신의 처지와 해야 할 소임을 분명히 인식했으니 말에요.
음,
종은 자신의 자아도 말끔히 비운, 오로지 주인의 지향에 합일하여
한몸이 되어있었으니 안나도 성실한 당신 종을 칭찬하고 싶어요.
주님!
안나도 당신 하라시는 대로 항상, 즉시 기쁘게, 예! 하는 당신 종을 닮고 싶어요.
무슨 일이 주어지던지, 어떤 대접을 받던지 당신 일이라면 그렇게 하고 싶어요.
비천한 신분이 주어지더래도 당신이 함께 계신다면 그렇게 하도록 노력해 볼께요.
할 일을 다한 종에게 커다란 선물을 주셨지요?
평화와 관대한 마음과 남다른 사랑을!
안나에게도 그런 느낌의 경험이 있어요.
언젠가 하면요,
12년 간 교회에 봉사하고 얼마 전 당신이 쉼을 허락하셨을 때 이와 비슷한 느낌을 가졌습니다.
수 없는 시행착오와 미진함으로 부끄럽지 않고 그저 담담하고 평화로웠습니다.
감사와 사랑이 일었습니다.
남는 것이 감사 뿐이었습니다.
언제 무엇을 했는지도 생각에서 사라지는 빈 마음이었습니다.
안나도 그때 이렇게 흉내를 내었답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요.”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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