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단식

처녀적에 단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사순시기에? 노! 살 뺀다고………
일주일 이상 굶었는데 정말 살이 쏙 내리고 피부도 좋아지고 처음에만 어렵지 며칠 지나니까 정신도 맑아지고 견딜만 하더라구요.
게으름 부리는데는 일가견이 있는 사람이므로 쫄쫄 굶고 물만 마시면서 일들은 미루고 책 읽으며 지낼만 하더군요.
책은 간디의 자서전을 읽으니 안성마춤이었어요.
인도의 독립을 위해서 비폭력적인 수단으로 단식을 하고 성실하고 용감한 삶을 정직하게 쓴 책이라 단식하며 읽기에 딱이었어요.
그러나 그렇게 해서 살이 빠진들 뭐합니까……… 도로 원위치로 찌더라구요.
어떻든 그땐 엄마가 딸이 잘못 될까봐 성화하셔서 더 굶고 싶어도 못 굶었으나 요즘은 단식하기도 어렵더라구요?

돌아가신 저의 어머니는 식사 시간에 맛난것은 안잡숫고 안먹으면 변할 것들, 맛없는 것만 잡수시곤 하셨습니다.
그것이 도무지 못마땅해서 엄마는 왜 그렇게 사냐며 제발 그러지 말라고 했었고 제가 살림을 하면서는
생선을 구어도 식구 수만큼의 토막이 되게 하여 꼭 잡수시라고 하면서 평등한 식탁(?)을 부르짖었지요.
이제 어머니는 돌아가셨고 저의 아이들도 많이 자라서 학교 급식을 먹고 밖에서 먹는 때가 많다보니
반찬이며 밥을 조금만 한다고 해도 자꾸 남은 음식이 생깁니다.
“나는 엄마 처럼 안 살거야.” 라고 다짐을 했었지만 자연스럽게 남은 음식을 헤치우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머니 모습이 떠오르면서 나도 결국 엄마와 같아 졌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이번 설에는 글쎄, 손님 치르고 남은 떡국을 몇날 몇끼를 먹었는지 모르겠어요. 다행히 퍼진 떡국을 좋아해서 데워 먹으니 먹을만 했지만………
그렇지만 서글프거나 그런 생각은 안듭니다. 그런 몫이 된 것이 좋기도 해요.
그리고 자꾸 머리를 짜내서 음식을 적게 만들고 남은 음식 활용할 방법을 모색하며 삽니다.

케냐에 선교를 가신 수녀님의 편지와 글을 자주 접하면서 더욱 먹거리에 대해 함부로 못하겠어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항시 배가 고프고 태어나면서 부터 에이즈에 걸린 아이등 에이즈가 만연해서
그곳에 가신 수녀님 신부님들은 헌혈을 할 수있는 한 계속 헌혈을 하시고 식사도 그들과 같이 굶주리며 살고 계신답니다.
그들의 비참한 생활상을 듣다보면 눈물이 저절로 나고 남은 음식을 못 버리지요………
그런데 제가 음식에 대해서 쉽게 못버리고 절식을 하지만 그것을 이웃과 나누는데는 인색했음을 느낍니다.
이번 사순절에는 이웃과의 나눔을 결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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