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복음 묵상을 하려 해도 주님께 따질 일이 있어 묵상이 안되더군요.
정말로 부끄러운 얘긴데요, 어찌 이리 사람이 철이 안드는지 원……
이틀 전엔가 십자가의 길을 함께 잘 바치고 집에 오는 길에 누군가가 酒님을 모시자고 선수를 쳤고
모두들 가볍게~ 를 부르짖으며 자리가 마련 되었어요.
이런 저런 얘기 나눴는데 말에 말을 하다보니 제가 아주 고생바가지로 하는 사람으로 대화가 발전하게 되었답니다.
안그래, 괜찮아, 내가 하는게 뭐있다고 — 이랬거든요?
정말 그자리에서는 별로 마음이 불편하지 않았는데 집에 와서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저만 고생스럽고 뭐하나 잘하는 것도 없다…..
이런 자격지심과 열등감과 뭐 하여튼 좋지 못한 마음이 엄습해버렸습니다.
쭈그리고 앉아서 나쁜 뜻은 전혀 아니었을 그렇게 말한 자매(평소 부러움의 대상)와 저와 이것 저것
모조리 비교, 또비교하는 한심한 시간을 보냈어요.
정말 바보같고 한심한 짓이라는 것 알면서도 비교에 비교를 한 저의 어리석음이여……….
그리고는 오늘 주님앞에 앉아 따졌어요.
코너에 몰린 것같은 요즘 생활이 싫다, 뭐하나 시원찮은게 없으니 속상하다 거기다 사람은 왜이리 못났냐–
쥐도 코너에 몰리면 고양이를 문다는데 쥐는 저고 고양이는 예수님이죠 뭐 이러면서요.
저의 이런 모습이 철없는 둘째 아들같기도 하고 불쌍한 큰아들 같기도 하고 하여튼지 다음에 또 보시자며 일단 묵상 시간을 끝마쳤답니다.
그리고 10시 미사에 가서도 그저 그런 기분으로 앉아 있었는데 성체성가가 151장 주여 임하소서 였어요.
성가책도 안펴고 눈감고 ‘주우여, 임하소서~……..’ 성가를 부르는데 눈물이 주룩 흘렸습니다.
‘내가 너를 사랑하잖느냐’ 고 하시는듯 했어요. 정말 주님이 임해주시는 듯 했답니다.
‘누구는 안 사랑하시나요, 똑같이 사랑하시믄서 뭐? 저만 사랑한다면 또 모를까 -‘
이렇게 말씀을 드리기는 했지만 기분이 신기하게도 다 풀려버리네요?
언제나 사람이 성숙해지려는지……….
주님의 자비만을 바랄 뿐이외다. 내치지 마시고 당신의 넒은 가슴으로 안아주시기를 바랄 뿐이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