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어린아이와 같이..

초등학교 1학년 남자 조카녀석이 넓적한 막대를 가져다 놓고 칼을 만들겠다고 난리입니다.
아무도 들어 주지 않자 어느새 조용히 나가서 톱을 찾아다 톱질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띠용… ㅡㅡ;;;

긴 막대를 제법 반으로 자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고 조그만 손이 하도 재밌어서, 한 손은 톱질을 하고 한 손은 나무를 잡고..
고 조그만 손이 하도 재밌어서 하하~ ^^ 웃고는 제가 해주겠다 했지요.
긴 막대의 반만 잘라 주면 되는 줄 알고 조그만 놈 앞에서 으스대며 톱질로 반을 뚝~ 잘라냈습니다.(아고, 팔이야.. ㅡㅡ!!)
슬근슬근 스걱스걱 사각사각.. 톱질 소리에 톱밥이 소복히 쌓입니다.

“됐지?(으스대며.. 스스로도 뿌듯하여^^)”
“여기두 이렇게 이렇게 해야지~이.”
ㅡㅡ!! 끝 부분을 뾰족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하긴.. 제가 봐도 그냥 넓적한 막대를 반 잘라 놓은 것은 하나도 칼 같지가 않습니다.
소란을 떨어가며 끝 부분을 세모꼴로 잘라서 뾰족한 칼을 만들었습니다.

“됐지?(이번엔 좀 불안해하며..ㅜㅜ)”
“손잡이도 만들어야지.”
ㅡㅡ!!!!!!!!!!!!!!!!!!!!!!!!!!!!
그건 정말.. 손잡이는 정말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이미 톱질에 팔도, 허리도 아프고.. 손잡이를 만들려면 네 군데나 잘라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건 못한다, 안 된다 이리 달래고 저리 달래도 아이는 들어먹지 않습니다.
하긴.. 제가 봐도 넓적한 막대를 아이의 작은 손으로 잡을 수도 없습니다.(여기서는 ‘이런 제길…’이 나오지요. ㅠㅠ)
괜히 시작했다 싶었습니다.
팔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쪼그려 앉아 다리도 저리고 땀 범벅입니다.

그런데 조카녀석이 지금까지 만든 것만 봐도 할 수 있다는 듯이 기대에 차서 저를 바라봅니다.
한 술 더 떠서..
“와, 꼬고모(꼬마고모) 톱질 디게 잘 한다. 공사해라 공사.(공사장에서 일하라는 얘기입니다.^^) 공사해서 돈 벌어라” 하며 감탄 섞인 칭찬을 해대는 것입니다.
“꼬고모 손바닥에 물집 생기면 어떡하지?” 걱정도 곁들여 줍니다.

그런데 저는 칭찬과 걱정만으로는 부족하여.. ^^;;
“야, 허리 좀 두드려봐!” 토닥토닥토닥, 투닥투닥투닥, 툭툭, 펑펑펑!!
어째 점점 안마가 아니라 두드려 패는 수준이 됩니다. ㅡㅡ^
이번엔 “야, 꼬고모가 이거 만들어 주면 너 꼬고모 뭐 사줄 거야?”(속보입니다..^^)
“알았어. 내가 한턱 쏠께.(헉스~) 피자 사줄까? 치킨 사줄까?”
“치킨!!!!!” ^_________^

반듯하지도 않고 길이도 다른 손잡이를 만들었습니다. ㅜㅜ
그런데도 아이는 “와~~~~~~~~~” 좋아라 하며 들고 뛰어나갑니다. ^^

쿠헤헤…
그 넓적하기만 했던 막대는 이제 아이한테 ‘꼬고모가 만들어준 칼’이 되었습니다.
분명.. 애지중지 할 거라는 거 알 수 있습니다. 귀여운 넘…
제가 조카의 칼이 아니었다면 톱질할 일이 있기나 있었을까요? ^^

예수님..
아이들의 마음은 참.. 단순합니다.
아이는.. 제가 톱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도 모르고 그저 자기보다 덩치가 큰 어른이다 하여 저를 믿어요.
서툴고 엉망인 톱질에도 칭찬에 감탄에 난리예요.
참 신기하지요?
아이들의 어른에 대한 믿음..
참 단순하지요??

예수님..
아이들의 마음은 또.. 참 따뜻합니다.
아이는.. 그저 가까이에 있다는 것만으로 그 사람을 믿어요.
가까이에서 함께 한 사람이란 것만으로 아이들에게는 믿음의 대상이 됩니다.
참 따뜻한 마음입니다.

우리 어른들은..
가까이에 있는 사람일수록 잘 믿지 못하는 실수를 자주 저지르는데요.
내가 많이 보아오고 겪어 온 사람일수록 그 사람에 대한 나의 판단이 많아져서 그 사람을 그대로 보아주고 믿어주는 것이 아니라 나의 판단대로 보고 그 판단을 믿어버리는 실수 말예요.
예수님 고향 마을 사람들처럼..

예수님..
우리 어른들도.. 분명 아이였던 때가 있을텐데요.
아이의 단순함, 믿음..
그 마음으로 돌아가서 예수님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어요.
예수님 앞에서 어린아이 되어 단순한 마음으로 믿음 드리면.. 좋겠어요.

예수님~
제가 어제 ‘일일 목수체험’ ^^;;;을 톡톡히 하였어요.
어린아이 마음 다시 돌아 볼 수 있게 해준 조카한테 고마워해야 하는데 오히려 제가 치킨을 얻어 먹었네요~~
에구, 저 사기꾼 같지요? ^^
그래도 무지 맛있었답니다. 에헤헤헤~~ ^___________________________^

오랜만에 집에 와서 즐겁습니다.

예수님..
단순함 드립니다.
믿음 드립니다.
감사함.. 드립니다. 아멘.

(바실리오 형제님~ 저 남자 아니고 여자인데요.. 제가 왜 ‘남자’가 된거죠? “사자”라고 해서 남자인줄 아셨던가봐요. ^^ 저 암사자인디……. ㅡㅡ;; 생각하셨던 숫사자 아니고 엉뚱하게 암사자여도 이뻐해주셔요.. 감사합니다~ ^^)

211.194.124.5 루실라: 아이고 저두 헷갈렸는데 오늘 확실하게 밝혀주시니 좋습니다. 다음엔 세례명도 알려주실거죠? 웃는사자 자매님 ! 모처럼 가족과 함께 좋은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07/06-11:43]
211.203.38.238 흑진주: 그러게요~저희는 모두 속았다 웃는사자님한테..님의 글을 읽고 참 행복한 하루를 보냈구나싶고,밝은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솨~~정말 어린아이들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믿음을 갖고 살아요. 사랑도 베풀면서..^0^ [07/06-11:55]
211.42.85.34 함 바실리오: 그럼요.. 묵상글읽어면서 빙긋이 웃었습니다. 좋은 묵상글 감사합니다. [07/06-14:14]
219.249.0.162 이 헬레나: 웃는사자? 상상이 안되네요 반갑습니다 깊은묵상으로 저희에게
기쁨을 주시는 자매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곳에서 자주 만나뵙길 기도 합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안녕 [07/06-14:15]
221.142.146.61 ….: 난 알 것 같아요..ㅋㅋ 내가 누구게요? [07/06-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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