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눈을 뜨게 해주십시오"
[마르 10,46-52]
시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요즘의 가을의 맑고 푸르른 하늘을 보면
마음까지도 맑고 깨끗해지는 느낌입니다.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우리
들도 이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인간의 심성은 본래 깨끗한 것이라. 이 깨끗한 본래의 심성은 어떠한
번뇌망상으로도 이것을 더럽히지 못하느니라. 마치 저 허공을 그 어느
것도 더럽히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라. 본래의 심성은 한결같아서 차별
이 없으나, 인간들은 본래의 심성이 깨끗하고 차별이 없음을 알지 못
하여 엉뚱하게 번뇌에 얽매어 살고 있느니라.[대집경]에 나오는 말입
니다.
본래의 깨끗한 심성이란 어떤 경우라도 흔들리지 않고, 또한 얽매이지
않으며, 어느 무엇으로도 더럽혀지지않는 마음이지만 우리는 그 마음
을 등진채 욕망에 물들고, 즐거움에 흔들리며 살고 있는 듯 느껴집니
다. 그것은 우리가 스스로 나약하고 어리석기 때문이 아닐런지요.
오늘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예리고에 들렀다가 바르티메오라는 앞못보
는 거지에게 눈을 뜨게 해주시는 모습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 당시
앞을 못보는 사람이라면 사람들로 부터 소외되고 버림받은 천덕꾸러
기의 삶을 살고 있었기에 거지라는 표현이 적절하였을 것입니다.
많은 군중속 소경의 초라한 모습이지만 작은 외침을 외면하지 않으시
는 사랑의 예수님은 "그를 불러 오너라" 하시자 소경은 겉옷을 벗어버
리고 벌떡 일어나 예수께 다가갔습니다. "선생님 제 눈을 뜨게 해주십
시요"라고 말하며 "가라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라고 하시며 깨끗하게
치유되어 예수님을 따라 나섰습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삶속에서 자신은 물질적인 유혹도 뿌리치기가 힘들고
세상적인 즐거움에 젖어서 비신앙인과 다름없이 늘 어둠의 늪에서 망
신창이가 되어 허우적거리는 자신을 돌아봅니다. 나약하고 부족하기에
조금만 힘을 내어 예수님을 향해서 이기심과 탐욕의 옷을 거침없이
벗어버리고 달려가 깨끗한 사람으로 고침받고 싶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오늘도 부드럽고 평화로운 모습으로 "내게 바라는 것이
무엇이냐"고 자신에게 물으십니다. 아직도 제 세상인 양, 제 몸인 양,
제 뜻대로 살아가고 있으며, 세상적인 눈으로만 당신을 보려하고 있으
니 사랑이신 당신이 보이지를 않습니다. 이제는 가을 하늘처럼 맑고
깨끗한 마음의 눈을 뜨고 싶습니다.

선교사랑방 엘리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