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진정한 제자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10월28일]


"제자들을 불러 그 중에서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다."

[루가6,12-19]

십여년 전에 남동생이 횡단보도를 건너다가 르망 승용차에 치여 교통
사고를 당한 적이 있습니다. 가족 중에서 누구 하나가 병원에 입원하
고 있으면 생활의 리듬이 깨지고 집안 식구 모두 동원되어야 합니다.
특히나 장기입원할 경우에는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이지요. 누가 돌보
느냐 하는 문제와 더불어 날로 늘어가는 병원비와 다들 바쁘고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참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병원에서는 간병인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인 듯 싶습니다. 안나 자매님도 종합병원 간병인으로 일
을 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생활에 보탬이 될까 싶어서 시작을 하였지
만 이제는 당당한 직업인으로서 긍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병원에서 즐겁고 신나는 일보다는 우울하고 어두운 일을 접하다 보니
삶과 죽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어 신앙을 갖게 되었고, 죽음을
앞둔 환자들을 대할 때마다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감사하는 마
음으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십여년 남짓 일을 하다보니 환자 가족들만 보아도 집안 분위기
를 알 수 있고 어떤 자식이 효성이 깊은지 금방 한눈에 들어오고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 있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위로와 미약하지만 하느님
말씀을 전할때면 허약한 영혼에 성령의 이끄심으로 주님을 애타게 찾
을 때면 자신도 모르는 뜨거운 감동과 보람을 느낍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게서는 산에 들어가 밤을 새우며 하느님께 간절히
기도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불러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셨습
니다. 그중에 가리옷 유다가 배반하리라는 것을 알고도 열두 사도에 포
함시킨 예수님의 마음에 주목하게 됩니다.

공동체 생활을 하다보면 저 자매님이나 형제님은 차라리 공동체 활
동을 아니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들때가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자신
도 예외가 될수는 없겠지만 일치와 화해를 위해 일하기 보다는 교만과
분열만을 일으키고 평화를 깨뜨리는 사람이 간혹 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죄없고 깨끗한 사람만 모인 공동체라면 진정한 의미가
없을것입니다. 다 부족하고 나약한 사람들끼리 서로 돕고 이해하고 용
서하며, 당장은 제자로서 우리 모두 부족하지만 사랑받는 공동체를 위
해서 애쓰고 노력한다면 주님께서 이끌어주시고 함께해주심을 믿습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치유받은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기뻤으면 예수님의 옷
을 만지려고 하였을까요. 세상적인 달콤함과 인간적인 목마름에서 벗
어나 하느님 사랑에 목말라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합당한 주님의 일이
과연 무엇인지, 제자로서의 삶을 제대로 살고있는지 두렵기만 합니다.
간병인 이면서도 열심히 주님의 말씀을 전하고 보람을 갖는 자매님이
바로 진정한 제자가 아닐런지 생각해봅니다.

선교사랑방 엘리묵상

211.42.85.34 루실라: 엘리사벳 자매님 좋은묵상 감사드려요. 쌀쌀한 날씨에 감기조심 하세요 [10/28-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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