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희망의 까치

주님 공현 전 토요일 (2004-01-03)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 저기 오신다.
나는 지금 이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증언하는 것이다.”
(요한 1,29-34)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추운 겨울 날씨에 온세상 새하얀 눈이 가득 내리면 어린시절 우리는 너무
좋아서 뽀드득뽀드득 발자국 소리를 내며 눈싸움도 즐기고 대문밖에서 미
끄럼을 타다 쿵웅하고 엉덩방아를 찌어도 우리는 참으로 행복했습니다.

나무가지에도 들판에도 세상 모두 하얀눈이 내린날이면 기분이 좋아지고
들떠서 말잘듣는 멍멍이랑 신나게 뛰었던 동화같은 겨울의 추억이 날이 갈
수록 아련히 더욱 가슴속 진하게 젖어옵니다. 고향의 겨울은 그렇게 깊어
갔고 우리들의 마음은 늘 평화와 기쁨으로 함께하던 그때 그시절 겨울이 오
늘은 유난히도 그립습니다.

지난해에는 전쟁, 테러, 이란의 지진, 태풍, 사스, 광유병, 또 조류독감등
으로 나라 안팍으로 어둡고 우울한 가운데 새해를 맞게 되었지만 그래도 묵
은 앙금쯤은 이제 새하얀 눈처럼 말끔히 사라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께서 세례자 요한에게 오시는 것을 보고 세례자 요한은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 저기 오신다.라고 말씀하
시지요.

요즘은 조금은 어둡고 힘겨운 삶과 세상을 살지만 하느님이 오심을 매 순간
마다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런지요. 매일 주님을 기억하며 기도를 드리고
미사를 참여하여도 뜨거워진 가슴이 식은지 오래되어 이웃의 아픔을 기억하기
보다 무관심했던 일들을 생각해보니 삶속에서 다가온 이웃이 바로 하느님의
어린양임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난 시간이 안타깝습니다..

겨울 날씨쯤이야 흐리다가 또 추워지다 포근도 하다가 때로는 비도 내리고 강
한 겨울바람도 불어오겠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삶속에서 그래도 흔들림없이 살
아야하는 것은 주님이 계심을 믿는 마음이 있기에 기쁘게 살아야할 이유가 아
닐런지요. 지난해에는 어둠과 두려움으로 살았던 해였다면 이제는 설레임과 기
쁨으로 조용히 한해를 설계해보는 마음입니다.

삶속에서 주님이심을 알아보고 이웃에게 주님을 증언하는 삶이 무엇인지를 구
체적으로 생각하고 계획하면서 세례자요한의 깨어있는 마음에 함께하며 어릴
적 살구나무에서 노래하던 희망의 까치소리를 가슴으로 들으며 힘차게 시작하
고자 합니다.

새해 첫주말과 주님의 날 행복하세요

선교사랑방엘리묵상


이 글은 카테고리: 지난 묵상 보기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