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종훈 스테파노 신부님의 은퇴미사를 다녀왔다.
41년 동안의 사제생활을 돌아 보시며 겁없이 사셨다는
신부님의 말씀을 들으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내 인생길에 중요한 역할을 하신 분이시다.
아주 어릴적 내가 처음 친구따라 갔던
수원에 있는 북수동 성당의 보좌신부님이셨다.
40년전 수원시내에서 본 소녀단원들의 모습을 보고
성당에 다니는 친구를 따라 가게 된 것이 중학교 2학년 14살 때이다.
평소 집안에서 외롭게 지내던 나는 정말 성당에서 살다시피 했었다.
서신 앞바다로 야영을 갔을 때
신부님께서 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은영아, 너 참 착하구나,, 내 딸 할래!,,”
난 그 말이 너무 좋았었다.
그리고 나는 정말 착한 사람이 되려고 많이도 애를 썼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게엄령 선포로 학교에 가지 않았던 날이 많던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스카웃 단복을 입고 영화 구경을 갔다가
학교에서, 성당에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얼마나 혼이 났었는지 모른다.. 어린 마음에 세상이 다 무너지는 것 같았다.
학교에서도 귀염을 받던 나는 하루 아침에 낙인이 찍혀
더욱 우울한 시간들을 보내고 있을 때였다.
두려운 마음을 안고 성당 마당에 들어섰을 때
등나무 아래 있던 보이 스카웃아이들의 비아냥 거림을 들으며
걸었던 그 운동장이 왜 그리 넓은지….
그 때 신부님께서는 내 등을 두드리시며
“어쩌다 그랬니? 너무 걱정하지 말아라..” 하시며 조금도 변함없이 대해 주셨다.
그리고 스카웃 생활 잘한다고 특별 교리를 받게 해주시어
영세를 받게 된것이다.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나서 가시고 나서도
길에서라도 만나면 언제나 반겨주시던 신부님~
그 시절 꽤나 한적했던 수원시내를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시던
멋쟁이 신부님,,,,
쌔에엥 달리시다 길가던 우리를 만나면 앞에 서시며
“은영아, 잘있었니?” 하고 말을 걸어 주셨을 때는
정말 어깨가 다 으쓱했었는데…
결혼하고 비산동 성당에서 성령세미나 지도신부님으로
오셨을 때 뵙고 몇 년이 지나 신부님의 병환 소식을 듣고
성모병원으로 찾아 가 뵜던 것이 이십년 전 쯤이다.
언제나 활기차고 의욕에 차 계시던 분이셨는데….
안양으로 오시고 나서는 내가 힘들적마다 찾아 뵙고
내가 하느님께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하고 오곤 했었다.
뒤늦게 은퇴 소식을 듣고 어제 찾아 뵈었다.
너무나 작아진 몸에 가슴이 아팠다.
후두암으로 오래 고생을 하셨음인지 말씀하시기도 힘들어 하신다.
지금은 미음도 힘들게 넘기신다는데… 그동안 나는 너무 무심했던 것 같다.
가까운 곳에 아파트를 얻어 사신다니 이제 자주 찾아 뵈어야 겠다는 생각을 한다.
정말 내 인생에서 나에게 희망을 주시고 따뜻한 사랑을 알게 하신 분,,
신부님은 정말 어리고 외로웠던 한 영혼에게 힘을 주셨다.
그리고 복음은 그렇게 향기를 전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신 분이시다.
이제는 보속의 삶으로 감사하시며
모든 이웃을 위하여 기도하시며 사시겠다는 신부님을 저도 많이 기억하겠습니다.
루실라: 가슴 찡한 글 잘 읽었습니다. 저도 한종훈 스테파노 신부님의 영육간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01/14-07:20]
이헬레나: 저도 제 인생에서 희망을 주시고 따뜻하게 해주시는 신부님이 계시는데
자주 찾아뵙지못해 죄송했는데 자매님의 글을 읽으니 신부님께 전화라도
자주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묵상하신 글을 읽으며 제 자신 깨닫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좋은 나날 되세요 안녕 [01/14-18:4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