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의 신적 모성

 

1.1. 마리아의 신적모성(神的母性, Theotokos)


1.1.1. 신적모성 교의의 형성과정


성서는 마리아를 ‘예수의 어머니’로 명시하고 있다(마르 3,31-35; 사도1,14). 성서가 말하듯이 마리아가 예수의 어머니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다. 교회 전승에 있어 마리아가 예수의 어머니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마리아는 여느 어머니와는 달리 ‘거룩하신 어머니’로 이해되고 있다. 이러한 이해는 하느님의 선택, 하느님의 은총을 근거로 하고 있다. 마리아는 우연히 예수의 어머니가 되신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계획과 그 선택, 그리고 거기에 자발적이고 인격적인 응답의 결과이다.1)


사도시대 이후 많은 교부들은 마리아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은총과 그분의 신앙 응답을 ‘거룩함’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하였다. 따라서 마리아의 신적 모성이 언급되기 시작하였다. 사실 성서에서 ‘주님의 어머니’(루가 1,43)라는 표현은 나타나지만 ‘천주의 모친’이라는 칭호는 발견되지 않는다. 이 칭호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라는 원초적인 칭호에 대한 신앙 통찰의 열매이다. 이 칭호는 마리아를 ‘여신’으로 간주하게 할 위험을 안고 있었다. 이런 점에서 이 칭호는 첨예하게 대립하는 논쟁의 주제가 되었다.2)


3세기경부터 오늘날까지 전해져 오는 ‘거룩하신 천주의 성모님'(Suub tuum praesidium)이라는 기도문은 마리아를 ‘천주의 모친’(Theotokos)으로 부르고 있다. 그후로도 아타나시오, 치릴로, 바실리오를 비롯한 까파도치아의 교부들에 의해서도 사용되고 있다. 특히 니싸의 그레고리오와 나지안즈의 그레고리오는 마리아를 ‘천주의 모친’으로 부르는 것이 정통신앙의 기준이 된다고 주장한다. 라틴 교부 암브로시오는 희랍어 Theotokos를 라틴어 Mater Dei로 번역하여 부르고 있다.3)


‘천주의 모친’이라는 칭호가 공적인 문헌에서 처음 나타나는 것은 알렉산드리아의 주교인 알렉산델이 콘스탄티노플의 알렉산델 주교에게 보낸 편지에서이다. 여기서 알렉산델 주교는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하던 아리우스 이단을 파면시켰다는 소식을 주교들에게 알리면서 ‘천주의 모친’이신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잉태하셨다고 말한다. 알렉산델 주교가 아무런 설명 없이 그러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위의 표현이 그 당시에 이미 통용되던 용어임을 알 수 있다.4)


‘Theotokos’ 칭호는 3세기와 4세기경의 그리스도론 논쟁을 통해 점점더 명확해지게 되었다. 논쟁의 발단은 유명한 강론가였던 프로클로가 마리아에 관한 강론에서 마리아에게 ‘Theotokos’ 라는 칭호를 사용하면서 부터이다. 때마침 그 축일 미사에 참여하였던 네스토리우스 주교는 이 칭호에 대해 반발했는데 이 논쟁은 알렉산드리아 주교 치릴로가 프로클로를 적극 지원하면서 더 확대되었다.5)


네스토리우스(Nestorius, 381-451)는 그리스도의 인격의 단일성 안에서 그분의 신성과 인성 사이에서 ‘속성교환의 원칙’이나 고유성의 교환을 문제로 삼는다. 네스토리우스는 예수의 삶과 수난과 죽음 사건들이 하느님이신 말씀에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결국 그는 교회의 공통된 전통에 반대하여 이를 부정한다. 그는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단일성을 인정하지만 ‘마리아는 신성을 낳지 않았다. 하느님 아버지는 동정녀에게서 말씀이신 하느님의 아들을 낳은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마리아로부터 예수가 태어나셨다는 사실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국 하느님이신 말씀과 인간 예수 사이에 실질적인 분리를 설정하게 된다. 그의 이 단일성의 논증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에게서 나오고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신 분이 참으로 한 분 동일한 그리스도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모친이 아니라 오직 인간 예수의 모친이 되어 버린다.6)




1.1.2. 에페소 공의회의 가르침


이 논쟁은 에페소 공의회의 중요한 의제로 다루어졌다. 에페소 공의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맡은 교부는 알렉산드리아 학파에 속하는 총대주교 치릴루스(+444)인데,그는네스토리우스를거스려‘본체적(위격적) 결합’(unio hypostatica, unio naturali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그리스도의 신성과 인성의 단일성을 표현한다. 그리스도의 모든 호칭들은 각기 따로 적용되어서는 안되고, 하느님 말씀의 강생되신 ‘한 본성’(mia physis : una natura)에 모든 칭호들을 적용시켜야 한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말씀은 ‘위격적 방식’(secundum hypostasiam : secundum subsistentiam)으로 인간의 육신에 결합되었기 때문이다.7)


에페소 공의회는 치릴루스의 이론을 수용하여 네스토리우스를 단죄하면서 그리스도 안에 신성과 인성이 위격적 방식으로 즉 본체적으로 결합되었음을 선언함으로써 마리아가 하느님의 참된 어머니임을 확인하고 정의하였다. 그리하여 하느님의 말씀이 마리아에게서 인성을 완전히 취하셨음을  선언하는 ‘천주의 모친(Theotokos)’의 칭호를 붙여드리고 교의로 선포하였다.8)




1.1.3. 신적모성과 마리아의 중재


마리아의 신적모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한 위격 안에 있는 신적인 본질과 인간적인 본질이 분리되어 있지 않고 하나임을 말해준다. 마리아의 신적모성은 마리아의 모든 신비의 중심축이다(38항). 구세사 안에서 마리아의 특별하고도 예외적인 중재 역할의 근원은 마리아의 신적모성(神的母性)에서 비롯된다. 회칙은 구세사 안에서 마리아의 특별하고도 예외적인 역할의 근원이 마리아의 신적모성(神的母性)에서 비롯되는 것이며, 신적모성에 대한 완전한 진리를 기초로 해야만 신앙생활 안에서 생활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38항).


마리아의 신적모성은 마리아의 모든 신비와 사명의 중심축이다. 하느님의 아들이 한 여인(갈라 4,4)으로부터 인성을 받으셨다는 마리아 모성의 신비는 그분의 모성과 사명이 마리아 자신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구원을 향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마리아의 모성은 아들의 신비를 통하여 분명히 드러난다. 마리아는 예수를 자신의 뱃속에 잉태하고 낳았으며, 젖을 먹이는 어머니로 나타나신다(루가 1,32 참조). 예수는 마리아의 살과 피에서 나오셨다. 이 모성 때문에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들이신 예수는 참된 사람이 되신 것이다(20항).



이 글은 카테고리: catholicdata2020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유주소를 북마크하세요.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