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고향의 겨울

연중 제2주간 월요일 (2004-01-19)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마르2,18-22)

설 명절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어릴적 고향마을은 명절 준비로 참으로
바빴습니다. 동네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돼지도 잡아 고기도 나누어 가지고
가래떡도 뽑아서 가족 모두가 옹기종기 모여 밤을 지새우며 썰기도 하고
한과를 만들기 위해 찹쌀을 빻아 반죽하여 튀겨서 말리기도 하고, 동네 아
주머니들 몇 몇씩 어울려 돌아가면서 두부를 만들기도 하고 장작 불 가마솥에
가득 조청을 저으며 주고 받던 정다운 이야기로 고향의 겨울은 깊어갔습니다.

올 해의 농촌마을은 지난해 잦은 비로 많은 아픔이 사라지기도 전에 조류독
감으로 또 한차례 어려움을 겪고 있고, 경기불황으로 늘어만가는 실업자와
더불어 고통받고 소외받는 사람들에게는 우울한 명절이 되지는 않을런지요.
고향 길 안전운행과 서로 정다운 가족끼리 모여서 상처를 주고 아픔을 주기
보다는 위로와 힘을 주는 따뜻한 설 명절을 기원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가나안의 혼인잔치의 아름다운 풍경이 느껴집니
다. 기뻐서 덩실덩실 춤도 추고 흥에 겨워서 노래도 하는 혼인잔치에 신랑의
친구들이 축하해주고 축제의 노래를 불러야 할텐데 바리사이파 사람과 요한의
제자들이 단식한다고 해서 신랑의 친구들까지 왜 단식을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묻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가족이나 이웃안에서 너무 따지고 형식에만 치우쳐서 기쁨과 평화를 잃어버
리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때로는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좀 어리
석어 보일 수 있더라도 그런데로 어울려서 마음 편안하게 기쁨과 사랑을 맘껏
느끼는 그런 따스함이 있는 모습이었으면 합니다. 초대 교회의 모습처럼 고향
의 명절의 기쁨과 사랑은 긴 겨울 내내 지속되었던 축제였던 것 같습니다.

새해가 되어서 복음서의 말씀처럼 낡은 옷에 새 천 조각을 깁는 어리석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자신에게 가지고 있는 낡은 사고, 편견, 업그레이드
되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사고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삶을 살고 있고 그것으로 인하여 이웃이나 형제 자매들을 더 깊이
사랑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하는 자신입니다.

주님은 세상속에서 오늘 하루라는 축제의 잔치를 늘 우리에게 베풀어주십
니다. 특히 신앙생활은 고된 우리의 삶이지만 늘 베풀어주시는 천상의 잔치
의 기쁨을 느낄수 있는 일이 아닐런지요. 바쁘게 살다보니 주위를 돌아볼
여유없이 살고 있는 자신에게 썱고 낡은 부대를 발견하고 하루속히 새 부대
를 가지고 사랑의 술을 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선교사랑방엘리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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