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물같은 마음

토마스 데 아퀴노 사제 학자 기념일 (2004-01-28)  


"씨가 좋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은 그 말씀을 듣고 잘 받아들여
삼십 배, 육십 배, 백배의 열매를 맺는 사람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마르 4,1-20)

어릴적 기억 우리들은 옹기종기 흙바닥에 모여앉아 해지는 줄 모르고 재
빠른 손놀림으로 공기놀이를 많이했습니다. 맏딸인 자신은 늘 막내 동생을
돌보아야 했기에 친구들과 마음 놓고 공기놀이 한번 실컷 해보았으면 하고
소원할 때도 있었는데, 가끔은 등에 엎힌 동생이 울어서 어머니가 젖을 물
리면 틈을 타서 대문을 박차고 달려나갈때면 등뒤로 부르는 어머니의 애타
는 소리를 못들은 척했습니다.

어제는 우리 아이들과 공기놀이를 하였습니다. 비록 흙냄새 나고 시원한
나무그늘은 아니지만 거실에 옹기종기 모여 예전 기억을 되살리며, 모처럼
의 엄마의 이런 모습이 무척이나 신나고 즐거운 모양입니다. 연신 아이들
은 싱글벙글 웃고 박수를 치는 모습을 보니 기쁨과 평화는 큰 것이 아님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호숫가에서 군중이 많아 배를 띄우고 앉으신 예수님은 씨뿌
리는 사람의 비유를 들어서 가르치고 계시지요. 어떤 씨는 길바닥에 떨어져
새들이 쪼아먹기도 하고 돌밭에 뿌려지기도 하고 가시덤불에 떨어져 제대로
자라지 못하지만 좋은 땅에 떨어져서 싹이 나고 많은 열매를 맺어 그 열매가
삼십 배, 육십 배가 된 것도, 백 배가 된 것도 있다고 하십니다.

얼마전 한의원에서 의사가 하는 말 자신이 까다롭고 예민한 성격이라 해서
정말 뜻밖이어서 곰곰히 다시 생각해보니 많은 동생들 틈에서 자라서 늘 희
생하고 양보하고 돌보아주어서 둥글둥글하고 이해심도 많다고 생각했는데
가족과 이웃에게 작은 것 하나 이해하지 못하고 돌밭같은 마음으로 예민하게
받아들이니 가시덤불같은 자신에게서 답답하고 숨막혔을지 생각하니 누구에
게나 편한사람이 된다는 것이 부러웠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르고 연한 물이 세상에서는 제일 강하다고 하지요. 물은
틈이 없는 곳으로도 마음대로 스며들고 부드럽고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것을 받아들이니 물처럼 자유로운 마음이 좋은 밭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
닐런지요. 바쁘다고 하더라도 좀더 편안한 사람으로 가족과 이웃에게 작지만
기쁨으로, 따뜻한 격려로 힘을 주는 물같은 낮은 마음으로 사랑을 흘려보내어
많은 열매를 맺는 삶이고 싶습니다.

선교사랑방엘리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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