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마태 6,7-15)
3월! 새로운 희망의 달입니다.
겨우내 얼었던 대지에 연약한 싹이 고통스럽지만 생명으로 움트는 숭고한 의
미를 생각하는 희망의 달을 소망합니다. 가끔씩 병원에 가면 신경좀 덜쓰시면
안될까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시지요. 라는 말을 듣습니다. 요즘처럼 어려운
세상을 살면서 무신경하게 덤덤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래도 신앙인
이라고 하면서 스트레스를 받지 말라는 의사의 충고를 들으면 왠지 모르게 자
신의 어깨가 작아지고 부끄럽습니다.
변화된 세상속에서 육체적으로는 편해졌을지 모르지만 경쟁적이고 수직적인
계층속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이기적인 삶이다보니 매사가 예민하게 받아들이
게 되고 메마르고 삭막한 마음으로 지치기도 하다가 결국 정신적인 과로를
이기지 못하고 육체적인 건강까지 헤치며 살고 있는 우리는 숨쉬는 한 이러
한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살기도 바쁜데 무슨 성서공부를 해야하고 서울까지 가서 강의를 들어야 하며
또 직장에서 어려운 휴가를 내어 피정을 다녀야 하는지 그토록 어렵게 신앙생
활을 해야만 하느냐고 유혹적인 이야기도 종종 듣습니다. 구역에서 형제자매가
왜 냉담하는지 궁금하지 않고 공동체 속에서도 형제 자매나 신부님에게 적당한
말과 행동으로 바른말 한번 하지 않고 비위 한번 거스리지 않는다고 주님 보시
기에 과연 바른 신앙인의 모습일런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기도하는 방법에 대해서 일러주시며 가장 아름다
운 기도인 주님의 기도를 가르쳐 주십니다. 며칠 전 온 가족이 저녁식사를 하는
데 초등생 5학년이 된 마리아는 '예수님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알고 계시는데 왜
기도를 드려야 하는거죠?' 라고 물었습니다.
주님은 우리의 머리카락 수까지 세고 계시지만 그분에게 끝없이 도우심을 청하
지 않고서는 세상적인 이기심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벗어날 능력이 없으며 달콤
한 유혹을 물리칠 힘이 없습니다. 이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적당한 유혹이나 욕
심과 타협하기도 하고 기도 한번 안드려도, 미사 한 번 참례하지 않아도 당장
무슨일이 일어나지 않는데 하는 게으름에 넘어지기도 합니다.
편안하고 적당한 신앙생활 보다는 보다 더 뜨겁게 형제 자매와 공동체를 더욱
사랑하는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항상 기도하며 또 도우심을 청하며 형제
자매와 함께 주님께 적극적으로 나아가려고 노력한다면 주님보시기에 얼마나
아름다운 공동체일런지요. 미지근한 신앙생활로는 절대로 항구히 기도할 수
없으며 세상속에서 손짓하는 악과 유혹을 뿌리칠 수 없습니다. 적당히 이기심
만을 위하여 빈말만 되풀이하는 뜨겁지 않은 기도만 드리는 자신을 반성합니다.

선교사랑방엘리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