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용어의 개념 정립
마리아의 ‘몽소승천’ 이라는 용어가 지니는 의미는 예수의 ‘승천’ 내용과 구별됩니다. “원죄 없으신 하느님의 어머니, 평생 동정녀 마리아는 지상생활을 마친 후 그 영혼과 육신을 지닌 채 하늘의 영광으로 영입(迎入)되었다”고 교황 비오 12세는 1950년 11월 1일 모든 성인의 날 대축일에 성모께서 하늘에 올림을 받으셨음을 세계교회의 신앙교의로 선포하였습니다.
‘예수의 승천’은 능동적이지만, ‘마리아의 몽소승천’은 피동적입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 이후에 하늘에 오르신 것과는 달리 성모는 하느님에 의하여 하늘에 올림을 받으셨습니다. 이 뜻을 밝히는 명칭은 예전의 ‘몽소승천(蒙召昇天)’이지만, 최근 전례서 안에서는 ‘성모승천’이라고 표기되어 있고, 전례력 안에서도 ‘성모승천 대축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현재 ‘성모 몽소승천’과 ‘성모승천’의 두가지 용어에 있어서 종래 한국교회가 사용해 오던 전자를 취소하고, 후자를 택하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는데, 사실 후자가 이미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새미사경본 한국에 번역판에 사용되었습니다. 후자는 신학적인 뜻을 정확히 밝혀주고 있지 못하고 있지만, 전자의 경우에는 ‘몽소승천(蒙召昇天)’이라는 한자말의 뜻을 대부분의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후자를 택하려는 경향인 것입니다. 천주교 200주년 기념 출판 한국 가톨릭 대사전도 후자를 택하고 있는데 그 이유 역시 ‘몽소승천’이란 말을 많은 이들이 어려워 그 뜻을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2) 몽소승천 교리
(1) 교리의 내용
몽소승천 교리는 “원죄 없으신 하느님의 어머니, 평생 동정녀 마리아는 지상생활을 마친 후 그 영혼과 육신을 지닌채 하늘의 영광으로 영입(迎入)되었다”는 교리입니다. 이 교리는 수 세기 동안 신자들이 믿어내려온 신비로서 교황 비오 12세에 의해 신앙교의로 선포되었습니다. 성서 안에는 성모의 승천에 관한 교리를 명시적으로 말하는 곳은 없지만 교황 비오 12세는 이 교리의 궁극적 근거는 성서라고 하며, 그리스도의 부활이 곧 그리스도인의 부활의 성서적 근거이므로(1고린토 15,14-57) 마리아의 부활, 승천의 근거는 바로 성서임을 역설하였습니다 : “하느니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께서는 천상 성인들 가운데서도 보다 탁월하게 공경을 받으십니다. 그녀의 생애는 하느님으로부터 받으신 사명으로 인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와 아주 긴밀히 연결되어 있고, 아무도 그녀 보다 강생하신 말씀의 발자취를 더 가깝고 더 실제적으로 따라가신 분이 없고, 또 하느님의 아들의 지극히 거룩하신 마음(예수성심)에 있어서, 그리고 천상 아버지와 함께 계신 말씀을 통하여 더 큰 은총과 힘을 받으신 분이 없습니다. 그녀는 게루빔과 세라핌 보다 더 거룩하시고, 그 밖에 천상 성인들 보다 더 충만한 영광을 차지하고 계십니다. 그 이유는 그녀는 ‘은총을 가득히 입으신 분’이시고 하느님의 어머니 이시며, 우리를 위하여 구세주를 복되게 낳아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녀는 ‘자비의 어머니 이시고, 생명의 어머니시며, 기쁨 이시고, 우리의 희망’ 이시므로, 우리는 모두 이 눈물의 골짜기에서 울며 탄식하며 그녀를 부르고 있고, 우리와 우리의 모든 것들을 그녀의 보호하심에 의탁하여 맡기고 있습니다. 그녀는 구세주 하느님께서 자신을 제물로 봉헌하실 때에, 우리의 어머니가 되셨고, 이 호칭에 의하여 우리는 모두 그녀의 자녀들이 되었습니다. 그녀는 우리 모두에게 모든 덕행들을 가르치고 계시고, 우리를 위하여 당신의 아들을 봉헌하시며, 우리가 청하는 모든 도우심을 아들과 함께 주시니, 이는 하느님께서 우리가 마리아를 통하여 받으시기를 원하고 계시기 때문입니다.”(MD:하느님의 중재자 169 ; AAS 39(1947) p.282) 이와 같이 “하느님의 중재자” 칙서의 말씀은 루가 복음 1,28.42에서 말하는 마리아께 부여된 ‘은총의 가득함’은 성모 몽소승천에 의해 성취되었음을 말합니다.
몽소승천 신비를 이해하는데 있어서 교부들의 저서에 구체화된 관념은 마리아는 ‘새 하와’라는 것입니다. 옛 하와는 불순종으로 죄와 죽음을 당해야 했지만, 새 하와는 불순종을 순종으로 바꾸심으로써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의 협력자가 되셨음을 말합니다. 마리아의 죄없는 잉태와 승천 교리는 초대 교회 교부들로부터 수십세기에 이르도록 변호되어 왔습니다. 그리스도의 승천의 개가에 당신의 구속사업을 협력하신 새 하와 마리아는 그리스도의 구속의 은총으로 부활하여 승천함을 받으시게 되셨다는 이 교리는 그리스도 신자들의 실존적인 신앙의 여정을 마리아처럼 살게하여 천국에 이르게 되는 크리스챤 희망의 참 증거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성모의 ‘몽소승천’을 공간적 표상과 결부시켜 실상을 이해하려고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 교리를 마리아의 “현양”교리라고 지칭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교의(敎義)의 본연의 내용은 마리아가 지상의 생애가 끝나자 그녀의 구세사적 목표에 이르렀다는 점입니다. ‘하느님의 모친’이라는 힘 때문에 마리아는 완전히 거룩한 인간이 되었으며, 자기 안에 하느님의 목표를 이룬 인간입니다. 하느님의 목표는 인간의 구원으로서 하느님과의 일치이며, 이 일치가 지상에서는 씨앗의 형태로서 은총 가운데 이루어지고 지상 생애가 끝난 다음에는 하느님과의 직접적 일치 안에서 이루어 집니다. 마리아가 하느님의 모친이라는 사실로부터 그녀의 천상 현양이라는 종말론적 충만이 결정되는 것은 내적 논리에 부응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몽소승천’ 내지 ‘현양’ 교의는 신약성서의 증언에 부합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2) 비오 12세 사도헌장 : 「지극히 자애로우신 하느님」
교부들과 위대한 교회 학자들이 천주의 모친 승천 축일을 맞아 크리스챤 백성들에게 행한 강론에는 성모승천을 모든 크리스챤 세계가 이미 알고 또 인정한 교리로 보고 있습니다. 강론에서 그들은 이 교리를 좀더 길게 설명하고 더 분명히 이해할 수 있도록 의미를 더 깊이 밝혀 냅니다. 그들은 특히 이축일이 기념하는 것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육신이 부패를 벗어났다는 것만이 아니라 성모님이 당신 외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죽음을 이기시고 천상 영광을 얻으셨다는 것을 분명히 합니다.
2세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교부들은 동정 마리아를 새 아담과 밀접히 연관되고 그에게 종속된 새 에와(하와)로 제시해 주면서 모친과 아드님께서는 지옥의 원수와 투쟁하는데 언제나 연관시키는 “죄와 죽음”을 함께 누르시고 함께 완전한 승리에 도달하게 되시리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영광스러운 부활은 이 마지막 승리의 본질적 부분이고 상급이었던 것처럼 복되신 동정녀께서 아드님과 함께 한 그 투쟁도 성모님의 동정 육신이 영광을 받음으로써 끝맺어져야 했습니다.
교황 비오12세께서는 성모승천에 대해 사도적 헌장 “지극히 자혜로우신 하느님”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 하셨습니다 : “그러므로 본인은 동정녀 마리아께 당신 자신의 특별하신 인자를 베푸신 전능하신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고, 세기의 불멸의 임금이시고 죄와 죽음의 승자이신 당신 아들의 영예를 위하고 또한 그 아들의 존엄하신 모친의 영광을 더함과 동시에 온 교회의 기쁨과 용약을 더하기 위하여,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복되신 사도 성 베드로와 바오로와 본인에 주어진 권위로써 “원죄 없이 잉태되신 하느님의 어머니, 평생 동정녀 마리아는 지상생활을 마친 후 그 영혼과 육신을 지닌채 하늘의 영광으로 영입(迎入)되셨다는 것을 선포하며 하느님으로부터 계시된 교의임을 정의하는 바이다. 그러므로 만일 누가 하느님께서 밝혀주시고 본인으로부터 정의된 바를 거부하거나 그릇되게 의도적으로 의혹을 불러일으켜 물의를 빚게 된다면, 스스로 자신은 하느님과 가톨릭 교회의 신앙을 전적으로 배반하였다는 것을 명심할 것이다.”
비오 12세에 의하여 정의된 ‘몽소승천’진리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에 의하여 재확인 되었습니다. 공의회는 몽소승천에 대한 교회의 신앙을 다음과 같이 표명하고 있습니다 : “티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 조금도 원죄에 물들지 않으셨으며, 지상생활을 마치신 후에, 영혼과 육신이 천상 영광에로 부르심을 받으시어, 주님으로부터 천지의 모후로 추대받으셨다. 이로써 마리아는 다스리는 자들의 주님이시며 죄와 죽음에 대한 승리자이신 당신 아드님을 더욱 완전히 닮게 되셨다”(교회헌장 59항).
3) 성모승천의 의미와 우리
(1) 교의(Dogma)의 내용
가> 교리의 정의는 그 대상의 내용을 매우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 “지상의 생애를 마치신 뒤, 마리아는 영혼과 육신이 함께 영광을 받으셨다.” 말하자면, 마리아는 그리스도 안에서 죽은 사람이 장차 얻게 될 신분을 이미 받았다는 뜻입니다. 또한 지상적인 삶의 고유한 형태인 육체적 조건이 영생의 고유한 형태인 신비스럽고도 실제적인 신분으로 변화되었다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 비오 12세는 교회의 통상적인 교도권의 확고한 동의를 얻은 뒤에, 그리고 필수적인 조처를 취한 후에 마리아의 몽소승천을 믿을 교리로 정의하였습니다. 이러한 신조는 교도권의 가르침에 대한 신자들의 동의로 보편화 되지만, 역사를 보면 신자들이 교도권에 영향을 끼칠 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자들의 의식”도 “신학적 원천”이 되는 것입니다.
다> 성모 몽소승천은 새로운 계시인가? 비오 12세의 선언대로, “하느님이 계시하신 교의”라고 하면, 계시의 원천을 밝혀야 합니다. 사도적 헌장 “무니피첸띠시무스 데우스(Munificentissimus Deus:지극히 자혜로우신 하느님)”는 이 점을 인식하고, ‘확정된 진리’의 궁극적인 기초는 성서 안에 있다고 하였습니다.
(2) 마리아의 몽소승천의 의미
가> 몽소승천으로 마리아는 그의 구세사적 목표에 이르렀습니다. 마리아는 “주님의 약속의 말씀이 꼭 이루어지리라 믿으셨다.” 그래서 “정녕 복되시다”(루가 1,45). 이 주님의 약속이 마리아께 성취된 것입니다.
영혼과 육신이 영광받으시고 현양받는 것은 하느님의 무한하신 은총의 결과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지상에서 불리신 소명의 결과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와 평생 동정은 초자연적 모성이라 부르는 것처럼, 마리아의 신적 모성은 당신의 승천과도 조화를 이룬다고 하겠습니다. 당신 태중에서 인간을 구원하려고 “말씀이 사람이” 되셨는데, 그 낳으신 육신이 어떻게 무덤 속에서 부패되어야 하는가? 원죄에 물듦이 없는 티없이 깨끗한 육신이 아닌가? 하느님의 구세 목표는 곧 인간 구원, 즉 우리와 하느님과의 일치가 아니가? 따라서 마리아가 천주의 모친이기 때문에 마리아가 천상 영광을 미리 입은 것은 종말론적 충만 곧 구세사적 목표에 이르렀음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마리아의 몽소승천은 세상 종말에서의 교회 현양을 위한 보증이 되는 것입니다.
나> 몽소승천은 하나의 새로운 시작입니다. 마리아는 지금 영생 가운데 계십니다. 마리아의 개인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것은 빛이요 생명이며 사랑뿐이신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축복과 기쁨을 의미합니다. 또한 이것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과의 완전한 일치 그리고 하느님이 사랑해 주시는 모든 이들과의 충만한 일치를 뜻하기도 합니다.
(3) 몽소승천과 우리
가> 마리아께 “일어난” 모든 일들은 당신이 지체이시고 전형이시며 어머니이신 교회와 직접 관련됩니다. 주님이 마리아의 승천에서 행하신 일은 곧 교회에 대한 완전한 영광의 표시이자 약속입니다.
나> 마리아의 태중에서 당신이 강생하심으로써, 그리스도는 인간적인 모든 것을 당신 자신과 합일시킴으로써 성령을 통하여 성부께 다시 봉헌코자 원하십니다. 따라서 “인간적인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의 영향권을 벗어 날 수가 없습니다. 주님은 당신 어머니께 특별한 소명에 따라 승천의 영광에 이르게 하신 그 여행길을 걷게 하셨습니다. 그러므로 마리아의 승천은 우리로 하여금 주님과 동료 인간들을 위하여 일상생활 속에서 더욱 능동적인 봉사를 하도록 요구하는 것입니다.
다> 마리아에게 있어서 당신의 승천은 하나의 “특권”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와 상관없는 특권이 아니라 우리와 더욱 가깝게 해주는 특권입니다. 당신 아들을 믿은 충실한 제자이신 마리아와 일치하면 할수록, 그분과의 일치는 더욱 견고해지는 것입니다.
‘믿음의 승리’ 축일인 성모승천 대축일을 우리가 경축하고 기리는 참 뜻은 우리 자신의 승리를 위한 신앙의 갑옷을 입고 투구를 쓰고 죄와 악마와의 투쟁의 전장(戰場)으로 가기위한 승리의 전법의 숙지이고, 영원한 진리이신 성신으로 단련되는 전술의 연마입니다. 그것은 바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그분의 말씀을 따르는 우리의 내면생활의 쇄신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믿음, 겸손, 순종, 순결, 그리고 봉헌, 기도와 전례, 성사생활, 사랑의 봉사, 우리의 모든 걸음의 동행자이신 마리아, 승리자이신 마리아의 작전명령의 수용입니다. 관상과 묵상, 그리고 신심수련을 위한 피정, 영성화가 우리의 생활의 촛점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세례를 받아 이 믿음의 길을 출발한 이래 계속 우리의 종착지에 다달아 승리의 월계관을 얻기 위한 그 전법과 병법을 마리아로부터 배워야 합니다. 우리가 이 승리의 월계관을 약속받고 있으니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도 이 월계관을 주실 것입니다. 달릴 길을 다 달리고 믿음을 지킴으로써 우리는 승리합니다. 우리에 앞서 신앙의 여정에 종착지에서 오늘의 영광의 월계관을 받아쓰고 계신 성모님은 우리를 위하여 모성적 중재로 우리의 신앙의 여정을 돕고 계심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가난하고 비천하고 고통과 슬픔으로 뒤범벅이 되었던 나자렛 동정녀의 개선의 승리를 보며 어떠한 역경중에도 좌절하거나 신앙의 여정을 중단하고 서 있어서는 안됩니다. 마리아가 우리 희망이고 영원한 행복의 보증이란 말을 이 세상 안에 있는 모든 불행을 용감히 이겨낸 모범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성모승천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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