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다." (루가11,14)
며칠 전 남성구역 모임이 있었습니다. 구역장이었던 남편은 쉬는 교우 여섯
명을 이번 사순절에 주님 품에 꼭 보내고 싶다는 약속을 주님께 지키려고 정
말 정성을 들이고 구역모임에 왜 나오고 싶지 않은지 그들의 아픔이 무엇인
지, 어떻게 하면 참여할 수 있는지 그들의 마음과 하나되고자 옆에서 보아온
저로서는 저희 가족보다 더 사랑이 지극했습니다.
주님의 이끄심과 남편의 노력으로 결국 새롭게 세분이 나왔습니다. 그들은
안나오면 미안할 것 같아서 나왔다며 빠지지 않겠다는 말을 들은 남편은 기
분이 너무 좋아 연이어 술을 마셨습니다. 주일 저녁에 구역모임을 하기 때
문에 지방에 근무하는 사람은 근무지로 향하기에 못나오고, 가족이 입원하
여 병간호 때문에 못 나오는 형제, 또 구역모임하는 시간에 생업에 종사하
는 형제, 모임에 나오더라도 공동체에 가입 권유가 부담스럽고, 복음나누기
가 부담 된다는 등 참으로 많습니다.
남편은 청년회때부터 레지오 활동을 했고 얼마 전에는 청소년분과장을 하
기도 했지만 생각 같아서는 만년 구역장을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합
니다. 그것은 가까이 살고 있는 낯익은 사랑하는 형제들을 주님의 품으로
회두 시키는 일이 무엇보다 어렵고 힘들기는 하지만 정말 기쁘고 보람있는
일이라는 이유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벙어리 마귀 하나를 쫓아내셨습니다. 그것을
보고 마귀의 두목의 힘을 빌려 마귀를 쫓아낸다고 빈정되고 예수의 속을 떠
보려고 하늘에서 오는 기적을 보여 달라는 사람도 있었습니다..예수님께서
는 내 편에 서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사람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
지 않는 사람은 헤치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공동체의 일을 한다는 것이 사실 어느 일이나 어렵습니다. 때로는 공동체
안에서 크고 작은 상처로 너무 힘들어 합니다. 식구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에
눈을 뜨게 하려고 각종 자료를 챙겨 주기도 하고 모임 전에 성가연습도 열
심히 하여 정성을 들입니다. 그런데 도움은 주지 못하고 대충해도 되는데
그리 열심히 하느냐며 빈정거리고 때로는 의지를 꺽거나 약화시키는 형제때
문에 모두를 끌어 안아야 하는 구역장이기에 하고픈 말을 참으며 너무 힘들
고 아파했습니다.
공동체의 일은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골라내고 마음에 드는 사람하고
만 일을 할 수는 없습니다. 자신의 힘과 능력이 아니라 하느님의 능력으로
하는 일이기에 우리는 최선을 다해 주님의 편에 서 있도록 노력해야합니다.
자신은 공동체 안에서 남을 헤치고 상처만 주는 사람은 아닌지 다시한번 돌
아봅니다. 사순절에 사랑하는 형제 자매들이 주님의 따뜻한 품으로 돌아와
우리 모두 같은 편이 되었으면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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