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함께 있지 않는 사람은
살다보면 웃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자기가 한 일은 모두 옳은 일이고, 남이 한 일은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저런 구실로 그를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고 하고 있다. 물론 나 자신도 마찬가지이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병자를 치유해 주셨다. 군중들은 놀랐지만 더러는 마귀 두목의 힘을 빌려서 쫓아냈다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예수께서 귀신을 쫓아내셨는데 그것은 벙어리 귀신이었다. 귀신이 나가자 벙어리는 말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군중은 놀랐다.
이 마귀는 자기가 사로잡은 사람을 벙어리로 만들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 못하는 사람도 결국 마귀에게 사로잡혀서 그렇게 말 못하는 것이 아닐까? 진실을 말하지 못하고 거짓을 말하는 것도 결국 마귀에게 사로잡혀서 그러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치유받은 사람의 기쁨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고, 그 방법에 대해서만 생각하는 것도 결국 마귀들린 사람의 행동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그들 가운데 몇 사람은 말하기를 “그는 귀신 두목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귀신들을 쫓아낸다” 고 했다.
베엘제불은 에크론의 신 바알즈붑이었다(2열왕기 1,2-16). 에크론의 우상 이름이 어떻게 마귀의 두목과 같은 뜻을 가진 말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런데 이렇게 비방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 마르코 복음에서는 율법학자들이었고, 마태오 복음에서는 바리사이파 사람들이었다. 어느 편이든 그들은 그 학식 때문에 민중의 존경을 받고 있었다. 때문에 그들의 비방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중상모략은 백성들이 예수님께로 향하지 않고, 자신들을 향하도록 만들려는 의도였을 것이다.
또 다른 사람들은 (예수를) 시험하여 당신에게서 하늘로부터 (오는) 표징을 요구하였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사람들이다. 병자를 고쳐주신 예수님께 감사하기는커녕 오히려 다른 것을 보여달라고 억지를 부리고 있으니… 이들은 그기적의 가치를 부정하고 보다 적절한, 그리고 그들의 눈으로 보아 부정할 수 없는 하느님의 증명을 즉 하늘에서 오는 기적을 요구하고 있다.
엘리야도 자기 사명의 진실성을 증거하려고 하늘에서 불이 내려오게 하고 비(雨)에다 명령했다(1열왕 17,1;18,38.41;2열왕1,10). 그러나 지금 그들에게 그와 같은 징표를 보여 주면 믿을 것인가? 요컨대 그들의 요구는 진실성이 없는, 예수님을 떠보려는 수작인 것이다. 만일 그러한 징표를 보여 줄지라도 또 무슨 구실을 마련하여 빠져 나갈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닫힌 마음에 요나의 기적만을 보여 주실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루가11,29-30)
또한 이들의 요구는 광야에서 예수님을 유혹하고 있는 악마와 같은 모습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 “당신이 만일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결국 그들이 마귀의 유혹에 빠져 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벙어리가 되었던 사람은 마귀로부터 자유로워졌지만 백성의 지도자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은 결국 마귀의 노예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 사람들이 백성의 지도자라니…
그러자 예수께서는 그들의 생각을 알아채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느 나라든지 스스로 갈라지면 망하고 집이란 집은 다 무너집니다.
예수님께서는 반대자들의 본심을 꿰뚫어 보고 계신다. 그리스도의 능력과 악령의 능력이 대립되어 있는 것이라면 어느 편인가 하나를 택해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예를 들어가며 설명을 해 주신다. 무정부상태는 나라를 망친다. 만일 자기가 사탄의 힘으로 사탄을 쫓아낸다면 사탄은 제 자신에게 칼을 휘두르고 있는 셈인 것이다.
사탄도 스스로 갈라지면 어떻게 그 나라가 지탱하겠습니까? 그런데 여러분은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귀신들을 쫓아낸다고 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에 복종한다는 것은 마귀의 뜻을 거스르는 일이다. 예수님께서는 공생활을 통하여 많은 구마활동을 하셨는데 그 때마다 마귀들은 수치스럽게 물러갔다. 만일 마귀가 예수님의 힘을 돕고 있다면 그것은 참으로 그들 나라를 망치는 것이므로, 자기 자신의 나라의 멸망을 바라고 있는 셈이라는 것이다.
만일 내가 베엘제불의 (힘을) 빌려 귀신들을 쫓아낸다면 여러분의 아들들은 누구의 (힘을) 빌려 (귀신들을) 쫓아낸단 말입니까? 그런즉 바로 그들이 여러분의 재판관이 될 것입니다.
당시 유다인들도 구마활동을 하고 있었다. 만일 그 구마활동이 하느님의 능력으로 한 것이라면, 왜 예수님의 경우에만 마귀의 능력을 빌어 했다고 말할 수 있는가? 만일 그들이 성실하다면, 예수님의 능력도 하느님에게서 왔다고 해야 할 것이고, 그것을 부정한다면 그들의 구마활동도 마귀의 힘을 빌어 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그들의 잘못을 판가름하는 것은 그들 곧 유다인 자신들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하느님의 손가락으로 귀신들을 쫓아내고 있으니 그렇다면 하느님의 나라는 여러분에게 왔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능력으로 마귀를 쫓아내신다. 또 마귀에 대한 그분의 방법은 유다인의 모든 구마자들 보다 뛰어나시고, 단 한 마디로 충분하셨다. 이 부정할 수 없는 전능은 곧 메시아로서의 자격과 유다인 사이에 이미 하느님의 나라가 온 것을 증명한다. 마귀에 대한 예수님의 투쟁은 사막에서 받은 유혹을 이긴 것으로 시작되어 지금에 이르렀으나 그들은 그 때마다 비참한 패배를 맛볼 뿐이었다.
처음 마귀는 아담과 하와를 타락시켜 인류의 적으로 행동해 왔으나, 끝내는 구세주에게 패배하고 구세주의 승리로 돌아가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수님의 승리는 구원사업의 시작을 잘 보여 주고 있다. 그것은 정녕 이 세상에 세운 하느님 나라의 현존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힘센 자가 무장하고 자기 저택을 지키는 동안 그의 재산은 안전합니다.
하느님 나라의 발전은 사탄에 대한 승리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런데 내 안에 마귀가 무장을 하고 틈을 주지 않으면 바리사이파 사람들이나 율법학자들과 같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알아보지 못하고 그분께 불경을 저지르게 된다. 마귀가 힘차게 자리잡고 있는 한 내 안의 불신은 조금도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힘센 이가 덮쳐 와서 그를 이기면 그가 의지했던 무기를 모조리 빼앗고 그의 전리품을 나누어 줍니다.
그러나 마귀보다 힘센 분이 나타났으니 그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시다. 이 세상에서 마귀는 굳게 방비한 요새에 있는 것처럼 불신자들의 마음에 버티고 있다. 하지만 하느님의 능력은 마귀의 요새를 정복해 버린다.
나와 함께 있지 않는 사람은 나를 반대하는 것이며, 나와 함께 모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흩어 버리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탄과의 싸움에 있어서 구경꾼이 되지 말라고 하신다. 우리 또한 한쪽 편에 서야 한다. 예수님 편에 설 것인가? 마귀의 편에 설 것인가? 우리는 한쪽을 선택해야만 한다. 하지만 예수님 편에 서서 함께 싸우는 사람만이 추수할 때 영원한 생명의 열매를 맺게 된다. 하지만 마귀의 편에 선 사람은 쫄딱 망하고 말 것이다. 그들의 마지막 한마디…“망했다.”
<함께 생각해 봅시다>
1. 다른 이들의 선의의 행동이나, 좋은 표양을 나는 어떻게 평가하고 있습니까? 혹시 깎아 내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2. 나는 예수님 편에 서던지, 마귀의 편에 서던지, 둘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나는 어떤 편에 선 사람입니까? 혹시 내안에 가득한 마귀의 힘이 나를 벙어리로 만들어 아무 말 못하고 끌려 다니고 있지는 않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