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기를 원하느냐?" (요한5,1-3ㄱ.5-16)
완연한 춘삼월의 따뜻한 봄날입니다. 약동하는 새봄에 사순절도 얼마남지 않
았습니다. 예수님의 고통과 수난에 동참하며 함께 걷는 거룩한 시기 진정한
참회와 보속으로 시작한 재의 수난예식을 잊지는 않으셨는지요. 다시한번 돌아
보시고 더욱 은혜로운 사순절을 빕니다.
어릴적 외갓집 추풍령으로 방학이면 자주 놀러가서 외사촌들과도 신나게 놀
고 무엇보다 가을이면 굵직한 밤송이를 마당가득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동네사
람들과 모여서 소곤대며 밤송이의 알밤을 밝아내는 일이 연일 계속되었지요.
또한 겨울내 벌어건 홍시와 곶감을 맛나게 먹으며 화롯불에 군밤을 구우며 지
새던 하얀 겨울밤의 추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당시 외갓집 사랑방 아늑한
곳에 외할머니가 중풍으로 항상 누워계시고 겨우 앉으실 정도이지만 우리들이
가면 꼭 일어나 앉으시며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그렇게 외할머니는 칠 년동안을 고생하시다가 하느님품으로 돌아가시던 해
겨울에는 눈이 너무나 많이 와서 버스길이 막혀 장례가 끝난 후 참석하는 칠
남매중 막내 딸이었던 친정어머니는 그렇게 마지막 길을 보내드렸습니다. 유난
히 막내로 사랑을 독차지 하였건만 마땅히 효도한번 하지 못하고 칠년을 불쌍
하게 병석에 계시다가 마지막 길도 보지 못하고 보내드린 불효자라는 생각에
한가로운 날이나 바느질을 하는 날이면 외할머니가 생전 좋아하시던 옛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그렇게 설움과 그리움을 달래셨습니다.
오늘의 복음은 베짜타 연못에서 7년이 아니라 38년간이나 고생한 병자를 치유
한 기적의 사화를 전해주고 있는데 누구도 쳐다보지 않는 병자인 그에게 다가
가 예수님께서“낫기를 원하느냐?” 하시고 치유해주는 모습이지요. 환자는
38 년이나 병으로 고생을 했으니 얼마나 지긋지긋하였을지 아픔과 고통이 느
껴지는 것 같습니다.
사순절을 보내면서 자신은 어디가 얼마만큼 아픈지도 모르는 중병을 앓고 있
습니다. 버려도 되살아나는 욕심, 뽑아내어도 자꾸만 싹이 자라는 이기심, 누
군가 비겁하면 그냥 보아넘기지 못하는 더러운 성질, 이웃을 이해와 사랑으로
용서 하기보다는 용서만을 바라며 새롭게 변화하지 못하고 머물러 있는 신앙
인으로 오늘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사순절에 저도 나아서 보다 더 산뜻
한 신앙인으로 살기를 원합니다.
중풍병 환자는 7년이 아닌 38년 동안이나 앓던 병이 나았으니 얼마나 기분이
날아가는 듯 했을까요.."일어나 요를 걷어 들고 걸어가거라"하시는 그말씀에
신명나게 새로운 삶을 살게되었으니 사랑하며 나누며 열심히 살았을 것입니다.
치유를 받았으면 나은 모습대로 살아가기를 원하시는 사랑의 예수님의 간절한
마음을 느끼며 너희는 회개하였다면 그 증거를 행실로 보이라는 주님의 음성을
오늘 다시금 새겨 들으며 자신의 어깨가 한없이 움츠러짐을 느낍니다. 주님!
저도 진정 낫기를 원합니다.

선교사랑방엘리묵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