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자 요한의 죽음

 

의로운 사람의 죽음. 옳은 말을 했기 때문에 죽을 수 밖에 없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예언자들이 그랬고, 예수님 또한 그러셨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옳은 말을 하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고, 자신들의 허물을 감추기 위해서 누군가를 죽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더러는 방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내가 옳은 말을 하면 남이 싫어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17  사실 헤로데는 (전에 사람을) 보내어 요한을 붙잡아서 감옥에 묶어 두었었다. 이는 그의 동기 필립보의 아내 헤로디아 때문이었는데, 그는 이 여자와 결혼했던 것이다.


나바태아인의 침략 위협을 받은 안티파스는 동쪽 국경을 굳게 지키려고 그들의 왕 아레타 4세의 딸과 정략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나 자기의 이복 동생 헤로데 필립보를 찾아 갔을 때 계수요, 조카벌인 헤로디아를 만나 자기와 결혼하자고 유혹을 했습니다. 허영심에 가득 찬 헤로디아는 인륜을 저버리고 곧 승낙을 했습니다. 이것을 알게 된 아레타의 딸은 쫓겨날 비참한 운명을 비하려고 스스로 친정으로 돌아갔고, 헤로디아는 필립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딸 살로메를 안티파스의 양녀로 삼아 데리고 갔습니다.




18  그래서 요한은 헤로데에게 말하기를 “당신은 동기의 아내를 데리고 살아서는 안됩니다” 하곤 했었다.


헤로데 대왕이 죽었을 때, 그 영토는 세 아들에게 분배되었습니다. 아르켈라오는 유다를 차지하고, 헤로데 안티파스는 갈릴래아와 페레아를 차지하고, 필립보는 트라코니티스와 이두레아를 차지하였습니다. 그런데 헤로데 대왕에게는 또 한 아들(이 아들도 헤로데라고 불렸고, 마태오와 마르코에 따르면 필립보라고 불렸다) 헤로데 필립보는 팔레스티나 바깥 외지에 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토를 분배받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로마에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역사가 요세푸스에 따르면 헤로데 안티파스가 로마로 가는 도중에 헤로데 필립보를 방문하였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헤로데 필립보는 아리스토 불루의 딸, 헤로데 대왕과 마리안네의 손녀, 자기의 조카 딸인 헤로디아를 아내로 삼고 있었습니다.


헤로데 안티파스는 아레타 왕의 딸을 아내로 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행하는 동안에 그 집안의 비극이 시작됩니다. 헤로데 안티파스는 동생의 아내(계수)가 되는 헤로디아를 사랑하게 되고, 그녀에게 결혼을 신청하였습니다. 그 여자는 즉시 응하였습니다. 권력이 없는 헤로데 필립보 보다는 권력을 가지고 있는 헤로데 안티파스가 자신에게 더 큰 것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헤로데 안티파스는 로마에서 돌아 오자마자 아레타 왕의 딸을 쫓아 내고 헤로디아를 아내로 맞아 들였습니다. 아레타 왕의 딸은 자기 부왕의 궁전이었던 베트라로 달아났습니다. 이 사건이 정치 문제화할 것을 헤로데 안티파스는 미리 생각했어야 했을 것입니다.  아레타 왕은 자기 딸 때문에 노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헤로데 안티파스를 상대로 전쟁을 일으켰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헤로데 안티파스 사건은 동생의 아내이며 자기의 조카벌 되는 헤로디아 사이에 간통죄가 될 뿐 아니라, 레위기(18,1-8)에 따르면 근친상간의 죄도 성립하였습니다.  역사가 요세푸스는 세례자 요한이 체포된 것은 정치적인 이유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곧 세례자 요한의 선교가 폭동의 계기가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의 엄중한 비난의 소리가 그 체포에 박차를 가하게 하였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19  이에 헤로디아는 요한에게 앙심을 품고 그를 죽이려고 애썼으나 그럴 수 없었다.


패륜의 이 한 쌍은 추문을 만들어 냈습니다. 이들의 행위는 간통이요, 가정파괴요, 용서할 수 없는 악행이었습니다. 요한은 이것을 솔찍하게 꼬집어 주었습니다. 세례자의 이 비난은 안티파스에게 아물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입혔고, 또 허영심 때문에 패륜의 길을 걷는 헤로디아에게는 복수심을 뿌리박게 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위협이나 협박도 세례자 요한의 입을 막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을 감옥에 가두었던 것입니다.


당시 세례자 요한은 살림 부근 애논을 떠나서 전도를 계속하려고 갈릴래아 지방에 왔기 때문에 헤로데가 쉽게 체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감옥이라 할지라도 갈릴래아에 두면 그의 제자들이 폭동을 일으킬 위험이 있었기에 마케론데 성으로 보냈습니다. 마케론데는 헤로데 대왕이 나바태아 사람들의 침입을 막으려고 사해 동쪽, 에브론 건너편에 만든 커다란 성이었습니다. 마케론데에는 병사와 감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기원 전 25년에서 13년에 걸쳐 헤로데 대왕이 온갖 사치를 다해 만든 큰 저택이 있었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체포된 것은 28년의 4월이나 5월이라고 생각됩니다(마태11,2;루가7,18을 보면 갈릴래아에서 예수님이 전도를 시작하고, 최초의 성공소식이 퍼지자 요한이 예수님께 제자들을 보냈습니다). 그는 몇 달 동안 마케론데 성의 감옥에 있었고, 그의 사형은 28년 말 또는 29년 초라고 생각됩니다.




20  헤로데는 오히려 요한이 의롭고 성스러운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보고 그를 두려워했기 때문이다. 헤로데는 요한을 감싸 주고, 또한 그의 말을 들을 때 몹시 난처해하면서도 기꺼이 귀담아 듣곤 했던 것이다.


세례자 요한의 적은 안티파스가 아니라 그 불륜의 처 헤로디아였습니다. 그녀는 귀찮은 설교가를 없애려고 하였지만 헤로데의 반대로 좌절되었습니다. 헤로데는 사치를 좋아하고 쾌락을 즐기며, 잔인하고 교활하였지만, 미신적인 두려움을 품고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래서 세례자 요한의 생명에는 손대려 하지 않았고, 더 나아가 이 성스러운 세례자와 대화하기를 즐겼던 모양입니다.




21  그러다가 좋은 기회가 왔다. 헤로데가 자기 생일에 고관들과 무관들과 갈릴래아 유지들을 (초청하여) 잔치를 벌인 날이었다. 22  그 헤로디아의 딸이 들어와서 춤을 추어, 헤로데와 또한 그와 함께 음식상을 받은 사람들의 마음에 들었다. 왕은 어린 소녀에게 “네가 원하는 것을 나한테 청하거라. 그러면 너에게 주리라” 하고 말했고 23  더구나 소녀에게 “나한테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비록 내 나라의 반이라도 너에게 주리라” 하고 굳게 맹세까지 하였다.


헤로데의 반대를 꺾고 세례자를 죽일 좋은 기회가 헤로디아에게 왔습니다. 이 잔치는 마케론데 성에서 베풀어졌습니다. 헤로디아의 딸이 춤을 추게 되는데 보통이런 춤은 매춘부들이 추었습니다. 귀한 공주가 몸소 춤을 춘다는 것은 일찍이 찾아 볼 수 없는 광경입니다. 헤로데는 딸의 매력에 마음을 빼앗기고, 맹세를 하면서 무슨 청이나 들어 주겠다고 약속을 합니다.


헤로디아와 그녀의 딸의 음모는 계획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24  그러자 소녀가 나가서 자기 어머니에게 “무엇을 청할까요?” 하니, 그 여자는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청하거라)” 하고 일렀다. 25  소녀는 곧 서둘러 왕에게 돌아와서 “바라옵건대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얹어 저에게 가져다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다.




참으로 무섭습니다. 어떻게 어머니가 딸을 이용하여 그런 살생을 저지를 수 있으며, 그런 생각을 실천할 수 있는가? 살로메는 돌아와서 “당장” 세례자 요한의 목을 달라고 청합니다. 왕에게 생각할 여유를 조금도 주지 않습니다. 소녀의 거리낌없는 요청, 명령조의 서두르는 말투, 그것은 무엇보다도 헤로디아의 심리상태를 잘 보여 준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사실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자신의 수치심을 극복하기 위해서, 복수를 하기 위해서 상대방을 헤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녀는 부끄러움이 무엇인지를 모릅니다. 단지 복수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권력을 마음껏 휘두르는 사람의 모습이 어떤 것인가를 보여줄 뿐입니다.




26  그러자 왕은 괴로웠지만, 이미 맹세까지 했고 또한 같이 음식상을 받은 사람들 앞이어서 소녀의 (청을) 물리치고 싶지 않았다. 27  왕은 즉시 경비병을 보내며 요한의 머리를 (베어)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경비병은) 곧 물러가서 감옥에서 요한의 목을 베었다.


사실 지키지 않아도 되는 맹세가 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것들. 그것이 죄악이라면 지키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체면 때문에 그것을 행한다면 그는 더 나쁜 사람인 것입니다. 헤로데는 결국 더 나쁜 사람이 되고 맙니다. 나라의 반이라도 주겠다는 호언장담. 사실 그 맹세는 지키지 않을 약속이었고, 그가 실현하지도 못할 약속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모녀의 입을 빌려 세례자 요한을 죽게 만든 것입니다.  더 나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사실 그 일이 아니더라도 세례자 요한은 헤로데가 죽였을 것입니다.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 폭동. 그 폭동 가운데는 세례자 요한이 자리할 수 있기에 헤로데는 세례자 요한을 주시해야 했고, 그런 모험을 할 필요가 없기에 죽여 버리려 했을 것입니다.




28  그리고 그의 머리를 쟁반에 얹어 날라 와서 어린 소녀에게 주니, 어린 소녀는 그것을 자기 어머니에게 갖다 주었다. 29  요한의 제자들이 (소문을) 듣고 와서 그의 시체를 거두어다가 무덤에 안장하였다.


헤로디아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살로메의 행동은 더욱 경악스럽게 합니다. 그녀는 쟁반에 든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들고 어머니 헤로디아에게 갑니다. 불쌍한 가족의 모습입니다.


비통한 제자들은 스승의 시체를 거두어다가 장례를 지냈습니다. 제자들의 머리 속에는“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느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떠오르지 않았을까요?




3.함께 생각해 봅시다


1. 헤로데와 헤로디아의 관계를 생각해 보면서 내가 세례자 요한이었다면 그들에게 어떤 말을 해 주었을까요?




2.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대단한 용기이며, 힘입니다. 나는 어떻습니까? “아니오”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아닌 것을 예”라고 말하고 있습니까? 아니면 침묵하고 있습니까? 물론 내가 말해도 들어주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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