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아무나 만나는대로 잔치에 청해 오너라 – 마태22장1-14 ┼
주님!
오늘은 당신과 저녁 강변 산책을 하여 참 행복합니다.
우산에 떨어지는 비 소리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저 마다 다른 음률을 내며
저녁 찬미가를 바치는 모습이 정겹기 그지없었습니다.
작은 흰 나비들은 날개를 접고 풀잎에 고요히 앉아 묵상하고 있었고,
잠자리, 부드러운 바람, 살포시 내리는 비를 받아 안아 주는 강물들
참, 당신과 산책한다고 고기들이 재롱을 부리며 폴짝 폴짝 뛰어 오르는 모습은
너무나 예뻤습니다.
당신을 기쁘게 하려고 녀석들은 “안녕!”하며 뛰어 올랐습니다.
우리도 “안녕” 해주었지요.
주님!
당신이 곁에 계신데도 안나는 내 친구가 있으면 얼마나 행복해할까 찾았습니다.
이 평화로운 모습을 정말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흐르는 강물과, 바람, 구름, 고기들, 나비들. 당신으로 감미로운 이 저녁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달이 부끄러워 숨었는지 하늘엔 보이지 않았으나 달을 향한 달맞이 꽃은 오늘도 피어있었습니다.
묵묵히 인내하며 기다림으로 성덕에 나아가고 있는 듯 했습니다.
보아도 또 보아도 보고 싶은
사랑하는 이를 향해 열려진 달맞이 꽃은 너무 그리운지 말을 아끼고 있는 듯 했습니다.
주님!
글라라 수녀님께 이 모습을 얘기 하고 싶습니다.
졸업논문 주제가 고통과 사랑이라 하였으니 십자가 요한신부님의 영성에 못지않은 달맞이 꽃의
고통을, 사랑으로 나아가는 침묵을 말입니다.
아파도 아프다 소리내지 않는 거룩함을,
그리워도 그립다 수선피우지 않는 묵묵함을,
그래요. 주님!
나무는 아파도 서서 앓는다고 하셨지요?
고맙습니다.
강변 잔치에 초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 기쁨을 내 친구와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좋은 저녁되셔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