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주인이 더디 오려니 생각하고,

주님.
주인이 더디 오려니 생각하는 이 종은
그래도 조금은 기다림을 준비하는 사람이지요?

주인이 돌아 오실 것을 까맣게 잊고 아주 생각지도 않고 사는 안나를 보며
‘옳다, 이 게으른 종들 덕분에 안나는 살았구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조금씩이라도 준비해 보자. 한 걸음씩 한 걸음씩이라도 그렇게 해보자’하며
오늘도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그러셨나요?
죄가 복되다구요.
죄인 하나로 인해 여러 사람이 ‘자신을 다시 돌아 보라’ 촉구하시기에 말입니다.

주님.
오늘은 안나가 감기로 인해 말을 할 수가 없었잖아요.
어제도 그제도 소리내어 말을 할 수가 없어 피접을 하며 침묵지켰는데
그래도 소용이 없었나봅니다.

목에서 소리가 나오는지 어떤지 이른 아침에 일어나 연습을 해보았지만
목에서는 이상한 쉰 소리가 나와 ‘어쩌죠? 주님’하고 당신께 여쭈었더니
‘가거라’하시기에 그리하였습니다.

새벽 미사 후 신부님께서
“안나씨가 말을 못해서 오늘 교리는 힘들겠네!”하시기에
“예, 오늘은 ‘기도’에 대해 말씀 드려야 하는데
기도는 말이 아니라 사랑이래요.”하였더니
신부님께서는 안나의 이상한 목소리를 알아 들으시고 껄껄 웃으시며
“맞아요. 사랑만 하면돼요.”하셨습니다

주님.
당신이 그러셨지요. 말을 하지 못해 어쩌느냐고 염려하는 안나에게
‘기도는 말을 하는게 아니라 사랑이잖아. 너가 몸으로 보여주렴. 기도가 무엇인지.’
‘아유, 싫어요. 성령께서 하시도록 당신이 말씀드려 주셔요.
안나는 말씀대로 몸만 갈께요.’떼를 썼습니다.

한 주 만에 만난 사랑스런 자매들은 인사 첫 마디가
“어디 아프세요?” 하시기에 손으로 목이 아프다 표현하자
의자를 가져 오고, 더운 물을 가져 오고, 빵을 가져 오고, 초코렛을 가져 오더니
“오늘은 교리 하시지 말고 방긋 방긋 웃기만 하세요.” 하기에
안나는 주는 물도 마시고 빵도 먹으며 방긋방긋 웃었습니다.

이들의 사랑에 웃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데레사와 안나 외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젊은 처녀들이지만 자매들은 마치 안나 보호자나 되는 듯
“덩치나 좀 커야 우리 마음이 아프지 않지. 아이고, 어쩌나. 아유, 안쓰러워”하며
안나를 어떻게 해 주어야 할지 모두 안절부절이었습니다.

안나가 감기이니 에어컨을 틀 수 없자 더위를 타는 두 자매는 땀을 뻘뻘 흘렸습니다.
서로를 쳐다보다가 우리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누가 “선풍기를 가져 오면 될걸.”하자 또 그냥 웃었습니다.
주님!
사랑이었습니다.
그들도 안나도 사랑이었습니다.

안나가 성령의 인도로 말했습니다.
“이것이 진정한 기도입니다. 우리 주님이 죽기 까지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사랑이 기도입니다.”

주님!
안나가 오늘 신부님께 고백을 하며 “안나는 도둑이에요. 아버지의 영광을 가렸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주님의 자비를 청합니다.” 고백하였 듯
당신이 더디 오려니 생각하고
안나가 더는
배은망덕한 행위를 하는 일이 없기를 염원합니다.

주여!
이 자매들의 고운 마음을 당신이 갚아주소서.
안나 아픈 일이 자기가 속 썩인 탓이라며 눈물 흘리던 자매의 통회와,
안나에게 사랑을 가르치며 기도의 삶을 체현하신 이들의 아름다움으로
주여! 찬미 영광 받으소서.
당신 안에 안나를 맡겨드립니다.

211.194.124.5 루실라: 사랑이 있는 풍경 감사한 마음으로 미소지으며 읽었습니다. 빨리 나으시길 바랍니다^^ [08/2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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